죄와 벌을 읽으며
필사하며 책의 내용을 한번 더 되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필사할 책을 펼칩니다.
지금 읽는 책은 "죄와 벌"이에요.
책 속 주인공이, 허름하기 짝이 없는 술집에서 어느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하나밖에 없는 우리 딸 애가 처음으로 황색 감찰을 받고 나갔을 때,
그때 나도 밖으로 나갔답니다......
- 죄와 벌1 / p31 -
*주) 제정 러시아에서 매춘부에게 발급하던 일종의 신분증 겸 영업 허가증으로 노르스름한 색이었다.
맞아요. 그 남자는 자기 딸이 매춘부가 되는 걸 지켜만 보았어요.
딸이 동생들을 위해, 엄마를 위해 스스로를 힘든 삶으로 몰아넣는 걸 지켜만 봅니다.
게다가 술을 마시기 위해, 그런 딸에게 가서 오늘은 돈을 받아와 술을 마시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나란 놈은 원래 이 모양이란 말입니다!
... (중략)...
아니, 나라고 아무 감정도 없는 줄 아십니까?
... (중략)...
술을 마시는 건 고통을 두 배로 늘이고 싶기 때문이지요!
- 죄와 벌1, p33 -
면전에 있었다면 정말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모든 걸 포기한 채, 자기 연민만을 가진 부모.
결혼하기 전, 저는 모든 부모는 '부모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제가 좋은 부모는 못되지만 최소한의 부모 자격은 있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 스스로는 책임질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도 책임질 수 있는 사람.
아무리 힘들어도 내 아이에게만큼은 내 짐을 전가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부모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의 필사 페이지 한 컷>
술을 마시는 게 고통을 두 배로 늘이고 싶기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을 시간에, 스스로를 합리화할 시간에
어디든 가서 일을 하는 부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부모로서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는 내용이었습니다.
책을 덮고도 한동안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부모란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