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을 좋아하는 엄마생각
아침 출근길, 밥집과 술집으로 가득 찬 거리를 지나야 비로소 회사에 닿는다.
커피숍, 횟집, 돼지갈비, 곱창까지…
어제저녁도 퇴근 무렵 사람들로 가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사진을 한 장씩 넘기듯 가게를 하나씩 지나쳤다.
늘 걸어 다니는 그 길이었건만, 유독 그날은 곱창집 가게문 앞에 줄지어 서 있는 화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꽃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이런 걸 모르고 지나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보이지 않던 반가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곱창집이라는 간판보다 어느 작은 시골집 앞이라고 해야 어울릴법한 그 풍경을 보며 나도 모르게 엄마가 떠올랐다.
시골집에 살고 싶다는 엄마, 꽃을 좋아하고 화분을 가꾸며 지내는 엄마였다.
빨갛고 노란 꽃들과 이름 모를 식물들이 타운하우스처럼 옆으로 줄지어 있는 화분들을 안식처로 뿌리내리고 있었다.
쨍한 하늘 아래 햇살을 듬뿍 받으며 꽃도, 잎도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예쁘게 줄지어 있는 화분들을 보면 ‘와~ 예쁘다~’ 하고 외치며 웃음 지을 엄마의 얼굴이 꽃송이 위에 겹쳐진다.
몇 달 전, 함께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들어선 마을에 한 집을 보던 엄마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대문 자리를 무지개처럼 둘러진 철망 위로 장미덩굴이 흐드러지게 얽혀 있었다.
‘와~ 너무 예쁘다! 저렇게 꾸민 집에 살면 진짜 좋겠다’
삶의 곳곳에서 그런 풍경을 마주할 때마다, 행복해하던 엄마의 얼굴이 내 기억 속에 켜켜이 쌓여 있었다.
시골집에 살고 싶다던 엄마의 소망을 이루어드리지 못한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에서 꿈틀거린다.
갑작스레 내 출근길에 나타난 이 녀석들이 마음에 들어와, 지나치던 걸음을 돌려세운다.
잠시 멈추어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작은 가게, 작은 집 하나만 있어도 앞에 화분을 내놓고 살 수 있을 텐데.
볕이 잘 드는 조그만 땅 하나만 있어도 엄마의 평생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을 꾹꾹 눌러 담듯, 카메라 버튼을 몇 번이고 누른다.
엄마는 언제쯤 이렇게 햇살 가득한 집에서 살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작은 시골집 체험이라도 함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