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by 글쟁휘

요즘 무슨 일을 하든 100% 대비 현재까지 진행율에 집착하게 됐다. '지금까지 2%를 했으니, 49번만 더 하면 완료다.'처럼. 오죽하면 소설책을 읽으면서도 30페이지까지 읽었으니 270페이지만 더 읽으면 완독이라는 생각까지 하니 말이다. 사실 여기까진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근데 그 30페이지까지 읽고 더 읽어나가지 못 한 채 책을 덮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일순했다가 유튜브 쇼츠를 켜곤 한다. 집중력의 한계가 여실히 약해진 요즘이다.


왜 집중력이 약해졌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역설적으로 결과를 도출해 내는데 급급하여 필요한 과정에 집중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싶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짧게는 3년, 길게는 17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산다는 매미가 떠오른다. 그렇게 긴 시간의 결과로 우화 해서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성충으로의 삶을 위해 십여 년의 긴 과정을 인내해 내는 매미. 어쩌면 나는 매미보다 더 농밀하지 못한 삶을 살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가오지도 않은 결과 때문에 조급해하며 과정에 집중하지 못하는 요즘, 매미처럼 우직하게(표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매미의 유충처럼 우직하게 가 더 가깝겠다) 그리고 삶을 더 촘촘하게 살아가야지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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