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에서 마주한 뼈아픈 현실은 잠시 한쪽으로 밀어두고 본격적인 목표 탐방에 나서보자. 다만 앞서 여러 학습 목적을 언급했으니 학습 목표도 여럿일 거라 무의식적으로 생각은 빨리 바꾸길 바란다. 사실상 영어 학습의 목표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 하나의 목표를 대부분 외면하거나 간과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차근히 설명할 테니 진득하게 따라오길 바란다.
우선, 1화에서 소개한 영어 학습 목적을 다시 떠올려보자. 핵심은 영어를 어려움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사람과의 소통이든 매체를 즐기든 응급상황에 대처하든 말이다. 그렇다면 영어를 구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다는 것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 이 책을 읽게 될 모든 독자 혹은 이 순간에도 영어 학습에 매진하는 대다수의 학습자는 ‘성인’이기 때문에, 겹치는 공통 영역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사람마다 전부 다르면서 깊고 복잡할 것이다. 설마 어린아이처럼 단편적이고 단순한 영역만 표현하고 싶진 않을 테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다수의 학습자가 택하는 방법을 보면 이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했다며 여러 장면을 이어붙인 쇼츠 영상만 돌려보면서 무작정 외우려고 한다. 특정 단어, 특정 표현, 특정 문장이 가진 뜻과 사용되는 문맥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말하는 것에만 얽매여 읽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말하자면, ‘기본기’를 쌓는 연습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정리하겠다.
기본기야말로 모든 영어 학습의 유일한 목표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깨달아야 한다. 왜 기본기인지 궁금하다면 하루 종일 설명할 수도 있지만, 핵심을 느낄 수 있도록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다.
하나. 일상에서 마주친 원어민(혹은 영어 사용자)과 어떤 대화를 하게 될지 장담할 수 있는지?
두울. 본인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정해져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세엣. 영화나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려면 표현만 많이 외우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네엣. 영어의 말씨(accent)가 너무나 다른데(미국식, 영국식, 뉴질랜드식, 호주식, 각 나라의 지역별 차이, 그 외 인도,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영어까지) 말하는 연습만 하면 다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다섯. 스스로 무작정 외우는 그 독특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다고 어떻게 장담하는지?
과거 언젠가 상담을 진행하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와 뼈를 때리시네요. 그런데 듣고 보니 반박을 못하겠어요.’라고 답했던 학습자가 생각난다. 여러분은 어떠신지 궁금하다.
다시 강조하겠다. 어떤 이유로 어떤 목적으로 영어 학습을 시작하든, 현재 여러분의 영어 상태를 반영한 기본기 학습이야말로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영어 학습이자 학습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인간 문명에서 만들어진 모든 영역에서 다 통용되는 점이기도 하다. 실력과 유명세가 충분해 보이는 전문 가수도 여전히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프로에 데뷔해 매번 선발로 경기를 뛰는 운동선수도 늘 훈련을 한다. 언어라고 다를 바 있을까. 명심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 핵심은 기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