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다르게 가는 이야기>
나는 딸기를 좋아한다. 지금과 같은 겨울철이 다가오는 때, 시장이나 마트에 가보면 딸기의 가격이 몇 달 전보다 크게 올라 있다. 11월부터는 딸기의 공급량이 이전보다 적어, 시장 경제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딸기 같은 어떤 상품이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그 가격이 형성된다. 수요(D)가 공급(S)보다 많으면 가격(P)이 높아지기도 하고, 공급보다 적으면 가격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내용은 투자할 때 써먹기 쉬운 내용이니 꼭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빨라진 HBM4 수요…증설 나선다
SK 이어 삼성도 HBM4 공급…내년 AI 메모리 판 바뀐다
HBM·D램 업고 기지개 켜는 반도체...삼성·SK, 생산능력 확대 분주
요즘 심심찮게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빅테크들의 HBM(고성능 대역폭 메모리) 수요를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맞출 수 없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건 현재 정해진 생산능력(S)에 비해 수요(D)가 워낙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엔드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두 회사는 생산 능력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위해 증설을 한다고 한다. 이는 공급(S)을 높이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상품의 가격은 이때까지 유지했던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여준 가격 상승폭은 또다시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럼 반도체 회사들의 생산능력 확보는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아마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흔히 소부장)를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들에게 영향이 가지 않을까?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로 인한 반도체 생산자들의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면, 이제는 생산자들의 공장 증설을 위한 소부장 기업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간이 다음 플레이어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반도체의 시간에는 시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