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마다 즐겨 마시던 맥주를 올해는 기피했다. 결혼 후 불어난 몸이 건강의 경고음을 울렸다. 걷는 시간을 늘리고 술을 줄였지만, 체중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식단 관리 없는 다이어트는 공허했고, 나잇살의 무게만 또렷이 느껴졌다.
여름의 끝자락, 집 근처 편의점 앞에서 결국 발길을 멈췄다. 삿포로 맥주 두 캔이 할인 중이었다. 남편과 나란히 한 캔씩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과자 코너를 스쳐 지나가며 잠시 눈길이 머물렀지만, 사가면 다 먹을 게 뻔해 애써 외면했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감자볶음과 햄전, 애호박 전을 차려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기름에 지글거린 전의 냄새와 차갑게 식은 맥주가 서로를 불렀다. 맥주 한 모금에 여름의 열기가 녹아내렸다.
술 없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 하지만 맥주가 있어야 비로소 여름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