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일수록 천천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삼겹살이다.
삼겹살은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상추와 깻잎, 생마늘을 넣어 쌈으로 먹어도 좋고, 맨밥에 고추장만 찍어 먹어도 훌륭하다. 각종 찌개에 감칠맛을 더해도 좋고, 빨갛게 윤기 나는 고추장 불고기를 떠올리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그런데 며칠 전 삼겹살에게 크게 당했다.
오늘 먹고 두 번 다시 안 먹을 기세로 1kg을 먹어치운 것이다. 과식의 대가로 다음 날 아침 명치가 아프고 식은땀이 비처럼 쏟아지며 설사까지 했다. 급히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사서 먹었지만 속이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며칠이 걸렸다.
그때의 일을 돌아보며 깨달았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좋아할수록 천천히 다뤄야 한다는 것.
좋은 마음은 시야를 흐려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다. 평소 같으면 절대 하지 않을 1kg 과식이나, 상대 마음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감정을 전하는 행동, 점원의 상술에 넘어가 불필요한 지출을 하는 일도 결국 같은 이치다.
가벼운 실수라면 추억으로 남겠지만, 되돌릴 수 없는 후회를 부른다면 문제다.
좋은 것을 오래도록 좋은 것으로 남기려면 천천히 다가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삼겹살은 여전히 좋다. 다만 그날 이후 내 마음속 순위는 피자에게 살짝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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