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
음료를 마시고 난 컵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버리다가 손에 묻은 음료의 찜찜함은 공기 중에 툭툭 털어낸다. 그제야 손이 가볍고 마음이 상쾌하다. 역시 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짐작과는 달리 쓰레기는 결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당신이 방금 버린 쓰레기는 태평양에서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섬이 되었다가,1) 그 섬 아래 사는 해양 생물의 먹이가 되고 그렇게 아주 작은 입자의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철마다 먹는 회 한 점을 통해 우리에게 돌아온다. 게다가 해양 생물을 먹고 사는 건 인간뿐이 아니다. 바닷새의 90% 역시 내장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다.2) 한숨을 쉬다가 마음을 고쳐먹는다. 달리 방법이 없을까?
여기 우리가 낼 수 있는 두 개의 ‘거의 유일한’ 답이 있다. ⓵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 ⓶ 만들어냈다면 순환시키자. 이 글은 두 번째 답에 관한 이야기다.
갈 곳을 잃은 쓰레기
두 번째 답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버린 쓰레기3)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이 선행되어야 쓰레기 ‘순환’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아서 선별장으로 가는 재활용 쓰레기와는 달리,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는 일반 쓰레기는 불에 탄 뒤 재가 되어 땅에 묻히거나 바로 땅에 묻히는 끝을 맞는다. 쓰레기를 바로 묻는 ‘직매립’은 땅을 많이 필요로 하며 쓰레기가 사라질 때까지 길게는 수백 년간 매립지를 관리해야 한다.4) 그에 비하면 쓰레기를 태우고 난 뒤의 재를 매립하는 ‘소각’이 매립량이 적다는 이유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5) 소각은 공기 중에 유해 물질을 발생시킨다. 아무리 현대 소각장이 유해 물질을 중화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유해 물질을 완전히 차단하긴 불가능하다. 어찌 되었든 ‘매립은 땅에, 소각은 하늘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인 것이다.
우리의, 뭇 생명의 하나뿐인 땅이나 하늘을 쓰레기통으로 쓰지 않게끔 쓰레기가 ‘다시’ 활용되어 우리 삶으로 돌아오는 방식의 ‘배출’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쓰레기가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게 ‘분리 배출’을 하여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여야 한다. 이미 수도권에는 그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할 매립지가 부족한 실정이다.6) 이에 따라 정부는 매립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폐기물 처리를 소각과 재활용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올해 1월 1일부터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태워지거나 땅에 묻히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에 대해 말이 많지만,7) 우리 일상에 변화를 촉구하는 정책임은 분명하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양을 줄이고, 분리 배출하여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쓰레기의 비율을 늘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너무 쉽게 버려왔다. 이제 버리려던 쓰레기를 다시 보자. 그리고 ‘어렵게’ 버려보자. 쓰레기가 그대로 땅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돌아오지 않고, 자원이 되어 다시 돌아오는 꿈을 꿔보자.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일상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단지 ‘바른말’로만 남지 않게, 당장 우리의 생활공간인 학교와 학교에서 나, 너, 우리를 돌아보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꿔보자.
쓰레기 순환 법칙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에 종종 위와 같은 게시글이 올라온다. 학우들의 쓰레기 관련 생활 습관을 지적하는 글이다. 솔직히 말해, 사진과 같은 모습이 실제로 발견되는 빈도에 비하면 에브리타임에서 회자되거나 지적되는 관련 게시물의 수는 훨씬 적은 편이다. 음식물을 비우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 외에도 재질 구분 없이 무작정 일반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 잘못된 통에 버려진 쓰레기, 혹은 그 어떤 쓰레기통에도 들어가지 않은 채 그 위에 살포시 놓여 있는 쓰레기까지 포함하면 더더욱 그렇다.
쓰레기에 관한 우리의 맨얼굴을 열거하니 얼굴이 빨개진다. 그래도 숨지는 말자. 이제부터 바뀌면 되니까.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쓰레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쓰레기는 더러운 무언가, 쓸모없어진 무언가가 아닌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 그렇기에 깨끗하면 깨끗할수록 더 좋은 자원이 된다는 인식 말이다. 이러한 전환은 아주 중요한 분리배출 원칙 두 가지를 요구한다. 바로 ‘비운다’ 그리고 ‘헹군다’이다. 비우고 헹궈지지 않아 오염된 채 배출되는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하늘과 땅을 오염시킨다. 그러나 비우고 헹궈진 쓰레기는 재활용률을 높이고, 재활용 공정 중 세척에 드는 비용을 줄인다. 이게 다가 아니다. 쓰레기를 비우고 헹구어 배출하면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도 한다.8) 고로, 쓰레기를 버릴 때는 최소한 내용물을 비우고 헹궈서 깨끗하게 버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비우고 헹궜다면 다음 단계는 재질별로 분리하고 섞이지 않게 배출하는 것이다.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 네 단계를 흔히 ‘비헹분섞’이라고 부른다. 이제부터는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잠깐! 도망가지 마시라. 기본적인 것만 익혀도 분리수거함 앞에서 멈칫한 채 허비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장담한다. ‘비헹분섞’의 세 번째 단계 ‘분리한다’의 기본은 제품 포장재에 붙은 재활용 마크를 읽는 것이다. 재활용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이라면 ‘재활용 어려움’이라는 표시가 있어도 우선 분리 배출 하는 것이 원칙이다.9) 재활용 마크, 즉 분리 배출 표시는 소비자가 표시에 따라 분리배출하면, 생산자와 정부가 책임지고 재활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시가 있음에도 재활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부와 생산자가 책임 져야 하는 일이다. 소비자인 우리는 재활용 여부가 의심되어도 분리배출 표시가 있다면 분리배출 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물론 제품의 크기나 형태상 마크를 붙이기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에,10) 마크가 붙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배출한다. 마크를 통해 재질을 확인했으면 이제 마지막 단계,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쓰레기를 버리는 일만 남았다. 기준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자체별 기준을 확인해야 하지만 큰 틀에선 유사하다.11) 학교 소재지인 서울시 역시 자치구 별로 분리배출 기준이 달랐으나 2025년부터 그 기준을 통일했다. 그러니 이를 한 번 익혀두면 어디에서든 손쉽게 분리배출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서울시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학교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틀리기 쉬운 쓰레기들의 분리배출 ‘오답 노트’를 작성하며 익혀보자.
《덕성여대 분리배출 오답 노트》
정답: 생수 & 투명 플라스틱에 담긴 음료 페트병
틀린 이유: 겉면의 라벨지 제거를 생략하고 음료의 경우 헹구지 않고 배출하였다.
비고: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의 재생 원료로 제대로 분리 배출되면 의류, 신발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타 플라스틱과 혼합 배출 되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비헹분섞’ 원칙에 따른 뒤 압착하여12) 학교에 마련되어 있는 투명 페트병 전용 쓰레기통에 배출한다.
정답: 페트로 배출한 플라스틱 외의 플라스틱. 유색 음료 용기나 배달 음식 용기 등
틀린 이유: 잔여물 제거 및 부착된 상표 제거를 생략했다. 배달 음식 용기 등의 일반 쓰레기로 잘못 버려진다.
비고: 플라스틱 수저, 포크, 음식 용기 등 많은 배달 쓰레기가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 수저나 포크, 빨대 같이 너무 작아 빠르게 짚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선별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아 애초부터 종량제 봉투에 배출한다지만 학교 같은 큰 단위의 개별 사업장의 경우 별도의 플라스틱 배출함을 만들면 분리배출이 가능하다.13) 그러나 우리 학교에는 일반 플라스틱 배출함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에 따르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류가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건 큰 문제다.14) 학교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목소리 내는 일이 필요하다.
정답: 신문지, 이면지, 노트, 상자류 등
틀린 이유: 포스터, 송장 스티커나 테이프가 붙은 택배 상자, 스프링이 달린 노트 및 스테이플러 심이 박혀 있는 이면지가 종이류로 배출된다.
비고: 종이류는 스프링, 스테이플러 심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배출해야 한다. 또한, ‘코팅 여부’가 중요하다. 만져봤을 때 종이컵의 안쪽 면처럼 미끄럽거나 약간의 방수 기능이 있는 종이는 코팅된 것으로 판단하며 이 코팅이 양면인지 단면인지에 따라 종이류 재활용 가능 여부가 갈린다. 한쪽 면만 코팅된 경우 종이류 배출이 가능하지만 전단지나 포스터처럼 양면 코팅된 경우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정답: 두유 팩, 우유 팩, 쥬스 팩 등
틀린 이유: 종이류로 착각해 버려지는 경우와 재활용 불가능하다는 오해로 일반쓰레기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비고: 종이팩은 두루마리 휴지 및 미용티슈로 재활용될 수 있는 좋은 원료다. 하지만 재활용이 어렵다는 인식으로 인해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종이팩의 원료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잘 헹구어 겉면의 빨대 등과 분리하여 일반 종이류와 섞이지 않게 모아서 내놓는다면 훌륭한 자원이 될 소중한 쓰레기다. 학교에 종이팩 수거함이 없는 것이 아쉽다. 관련해서 학교에 목소리 내는 것과 더불어 집에서라도 종이팩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겠다.15)
정답: 식품 포장용 랩 및 고무장갑, 돗자리 등을 제외한 모든 비닐류
틀린 이유: 덕성여자대학교는 현재 비닐류 수거를 따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오답의 가장 큰 이유다.
비고: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 시행이 예고되면서 서울시는 대체로 일반쓰레기로 버려졌던 폐비닐을 적극적으로 분리배출하길 유도하고 있다. 원래 금지되었던 오염된 비닐, 크기가 작은 비닐, 스티커 붙은 택배 비닐, 양파망 등도 폐비닐 분리배출 기준에 포함하는 등 폐비닐의 분리배출 기준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학교에서 발생하는 폐비닐에 대한 아무 대책이 없다는 건 큰 문제다.
이 외에도 우리 학교에는 캔류와 유리병류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이 두 가지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비헹분섞’만 염두에 둔다면 누구든 분리배출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마련되어 있는 분리수거함에 따라 분리배출 하는 것을 넘어, 학교가 나서서 학생들이 꼼꼼하게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촘촘한 분리배출 체계를 마련하는 일 역시 필요하다. 몇 없는 플라스틱류 수거함이나 폐비닐 수거함을 늘리고, 분리배출된 쓰레기들이 제대로 수거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볼까? 분리배출 표시를 확인하고 지자체 기준에 따라 ‘비헹분섞’을 실천하는 것. 여기까지만 해도 우리가 선택한 유일한 답 중 하나인 ‘⓶ 만들어냈다면 순환시키자’를 지키기엔 충분하다. 그러나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진짜’ 정답은 ‘⓵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라는 것을. ‘잘 버리는 일’을 넘어 애초에 ‘버릴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⓶번에서 ⓵번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작지만 큰 실천들엔 무엇이 있을까. 아주 조금만 더 나아가보자. 그 길의 힌트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3R, 거절하기 (Refuse) 줄이기 (Reduce) 다시 사용하기 (Reuse)이다.
먼저 불필요한 것을 ‘거절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면, 근데 부피가 큰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불편하다면, 커피를 마시되 굳이 필요하지 않은 컵홀더나 커피를 포장해주는 비닐을 거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영근터에서 친구들과 피자와 스파게티를 시켜 먹고 싶다면, 음식은 시켜먹되 가지고 다니기에 부담이 적은 수저를 챙겨와 플라스틱 수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주문하기 전에 피자 고정핀을 빼달라고 요청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소비 자체를 ‘줄인다’. 유행에 휩쓸리는 소비나 편리함만을 기준으로 둔 소비를 지양하고 나만의 소비기준을 만들어가는 것 역시 유행 따라 소비할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만큼이나 색다른 기쁨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사용한다’. 만약 어제 커피를 사 마셔서 컵홀더를 받았다면, 어제 받은 컵홀더만은 버리지 않고 오늘 커피를 사 마실 때 ‘다시 사용해 보는 것’. 오늘 커피를 사 마셨다면 용기를 바로 버리지 않고 거기에 오늘 마실 물을 담아 마셔보는 것. 그렇게 다시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컵홀더 하나와 불필요한 수 개의 종이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작지만 강력한 행동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사소한 ‘거절’과 ‘줄이기’, ‘다시 사용하기’를 통해 차근차근 쌓이는 실천들이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순간의 성취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팁 하나! 비닐봉지 하나를 가방이나 옷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걸 추천한다. 비닐은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 부담되지도 않고, 예상치 못한 쇼핑에서 장바구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한 번만 해보시라. 생각보다 훨씬 유용할 테니.
쓰레기 ‘순환’ 시대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크게 변해야 할 것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기본값이 된 우리의 일상이다. 우리는 일회용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쉽게 쓰고 쉽게 버린다. 그러나 처음 일회용 종이컵이 나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컵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사용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황한 업계는 일회용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삼시 세끼를 배달 음식으로 해결한다. 요리를 해 먹는다 해도 온갖 쓰레기가 덤으로 오는 온라인 장보기를 통한다. 식당에서도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는 일이 다반사다. 결국 문제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일지 모른다.
이제와 솔직해지자면, 열심히 분리배출 해도 실제 재활용이 되는 건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의 절반 정도다.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정확한 통계도 찾을 수 없다. 지자체에 보다 명확한 분리배출 기준을 물어도 애매한 답변만이 돌아온다. 분명하게 책임지는 주체도,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답해 줄 주체도 없어 보인다. 쓰레기 처리에 관한 우리 사회 전체의 인식과 제도, 구조가 큰 틀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컷 쓰레기를 잘 버려야 한다 이야기해놓고 사실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얘기하니 회의감이 들 수 있겠다. 그러나 개인의 실천이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해도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회의도, 희망도 아닌, ‘더 많은 행동’이다.16) 사소하게 여겨져도 분명한 힘을 가진 행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니 익숙하게 여겼던 순환 마크를 다시 보자. 거름이 된 생명이 비옥한 땅을 만들어 다시 새 싹을 틔우는 것처럼, 지구는 끝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순환시킨다. 순환은 이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다.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라고 순환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이기에 더더욱 순환 법칙을 따라야 한다. 당신의 작은 실천이 우리는 채 인지하지도 못할 커다란 순환의 첫 걸음이다.
1)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 전 세계의 쓰레기가 해류를 따라 한곳에 모인다. 이 거대한 쓰레기 섬은 북태평양, 남태평양, 인도양, 북대서양, 남대서양에 하나씩 존재한다.
김상수·주소현. 「한반도의 7배, 태평양 쓰레기섬…“한국어 보이세요?”」, 『헤럴드경제』, 2024.11.18.
2) 해안을 날며 먹이사냥을 하는 바닷새는 반짝거리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는다.
김유진. 「바닷새 90% 배 안엔 ‘플라스틱 쓰레기’」, 『경향신문』, 2015.09.02
3)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쓰레기’는 생활폐기물 전반을 지칭한다. 생활폐기물은 종량제봉투로 버려지는 ‘일반쓰레기’와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분리배출 되는 폐기물, 음식물류 폐기물인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한다.
4) 매립된 쓰레기는 썩는 과정에서 가스와 물을 배출한다. 각각 매립가스(메탄가스)와 침출수로 불린다. 가스는 포집하여 태우고 침출수는 정화하여 방류하는 등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5)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어 매립에 비해 더더욱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6) 쓰레기 처리는 이동 거리가 짧을수록 좋다. 따라서 쓰레기가 발생한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 기본이다. 이는 일반 쓰레기는 물론 재활용 쓰레기에도 해당하는 원칙이다.
7)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소각장이나 재활용 시설 같은 인프라를 우선 구축해야 하지만, 당장의 대책이 없어 수도권 쓰레기를 충청남도 등의 지방으로 밀반입하려는 발생지처리원칙에 어긋나는 모습이 이미 수차례 적발되고 있다. 소각장과 같은 주민반대시설 건설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수도권에서 대책 없이 정책을 시행하여 발생한 문제다. 따라서 수도권 거주민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지방 거주민이 부담하고 있는 수도권 중심주의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재환. 「"수도권 생활폐기물 충남 유입... 쓰레기 발생지에서 처리해야"」, 『오마이뉴스』, 26.01.21.
8) 분리배출 된 물건은 재활용 선별장에 보내져 재질별로 분류된다. 이는 선별장 노동자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비우고 헹군다는 분리배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선별장 노동자들이 악취, 세균, 곰팡이에 노출된다.
9) 2026년부터 생산되는 제품에는 비닐류, 캔 등 기존의 재질 중심 표식이 아닌 ‘헹궈서’, ‘라벨 제거’ 따위의 배출 방법 중심의 표식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따라서 보다 직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배출 방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0) 분리배출 표시가 있다는 것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대상 품목이라는 뜻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대상이 아니기에 분리배출 표시가 없는 것이 있지만, 표시만 없을 뿐 그 제품들 역시 재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해당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은 비닐류는 표시가 없더라도 비닐류로 배출해야 한다.
11) 그럼에도 지자체별 기준을 확인하는 것은 더 정확한 분리배출을 위해 필요하다.
12) 압착하여 부피를 줄이면 한 번에 더 많이 처리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13) 일정 정도의 면적 이상의 단위는 분리수거를 지자체가 아닌, 사업장이 직접 계약을 맺은 민간 업체가 담당한다. 우리 학교 역시 학교와 직접 계약을 맺은 민간 업체가 수거를 담당하고 있다. 수거가 잘 되는지 학교 차원의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14) 비닐류를 포함한 플라스틱류가 일반 쓰레기로 버려질 경우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물론, 일반 쓰레기의 소각 효율을 낮춘다. 석유로 만들어진 플라스틱·비닐류는 발열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들이 타는 동안 다른 쓰레기가 덜 타기 때문이다.
15) 아파트 단지 내 종이팩 수거함에 배출하거나 근처 제로웨이스트샵, 한살림, 생협 등에 배치된 수거함, 혹은 종이팩을 모아 주민센터에 배출하는 방법이 있다. 주민센터에 따ᆞ라 휴지나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자.
16)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 아니라 더 많은 행동이다.”고 말한 바 있다.
참고문헌
김상수·주소현. 「한반도의 7배, 태평양 쓰레기섬…“한국어 보이세요?”」, 『헤럴드경제』, 2024.11.18,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000756?ref=naver(2026.01.26. 접속).
김유진. 「바닷새 90% 배 안엔 ‘플라스틱 쓰레기’」, 『경향신문』, 2015.09.02, https://www.khan.co.kr/article/201509020008455(2026.01.26. 접속).
서울특별시 기후환경본부 자원순환과. 재활용품 분리배출 길라잡이, 2024.06, https://news.seoul.go.kr/env/archives/558699,(2026.01.26. 접속).
서울특별시 기후환경본부 자원순환과. 헷갈리는 분리배출 기준, 서울시가 알려드립니다!,25.08.06, https://news.seoul.go.kr/env/archives/564022,(2026.01.26. 접속).
이재환. 「"수도권 생활폐기물 충남 유입... 쓰레기 발생지에서 처리해야"」, 『오마이뉴스』, 2026.01.21,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00560&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2026.01.26. 접속).
홍수열.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슬로비,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