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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Nov 06. 2019

[11호] 나루의 발견_공간 책바람





공간 책바람



공간 책바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공간 책바람’은 광진구립도서관 독서회에서 출발하여 철학 스터디를 함께 하고 있는 주부 독서 동아리 ‘책바람’에서 만든 공간이다. ‘책바람’의 속뜻은 ‘책발함’으로 책상 위의 철학, 발로 뛰는 철학, 함께하는 철학 총 세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모임은 2014년에 시작했다. 2019년 1월부터는 ‘책바람’의 회원 7명이 모여 협동조합 형태로 카페 ‘공간 책바람’을 운영하고 있다.     


철학이라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독서 모임의 다양한 장르 중 철학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독서 동아리에서 문화, 경제, 경영,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곤 하지만 결국은 고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종종 보곤 했다. 외국 문학을 접할 때 셰익스피어가 빠지지 않듯, 결국은 타 장르의 책을 읽다가도 논어, 사기, 그리스 철학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 책을 읽다 근본적인 물음에 접근하기도 하고,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 등 누구나 알지만 깊게는 알지 못하는 철학자들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공부할 엄두가 나지 않아 ‘우리 함께 잘! 공부해보자’라는 취지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공간 책바람’ 운영을 시작하신 후개인 혹은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지?

집집마다 다르다. 어떤 집은 내성적인 엄마가 주체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면서 ‘엄마가 이상해졌어!’라며 놀라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활동도 부족해서 ‘아예 집에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라는 반응을 보이는 집도 있었다. (웃음) 그래도 공통적인 부분은 모두가 서로를 응원해준다는 것이다. 집에서 가족만 바라보고 있는 엄마보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 엄마의 모습이 가족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 공간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공간 책바람에서는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어떤 분들이 주로 이용하는지 궁금하다.

도서관이나 자치구에서는 보편적인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대중적인 강의를 한다면 ‘공간 책바람’에서는 소수에게 집중하는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철학부터 미술사, 삼국지연의, 맥주 인문학 등 장르가 꽤 다양한 편이다. 참여자가 주제를 직접 제시하여 모임이 열리기도 하고, 강사의 추천으로 오픈 북클럽이 열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구의3동 동사무소와 함께하는 주민 맞춤 수업, 동네 배움터 사업인 ‘나루학습터’, 마을공동체 공간지원 사업, 광진정보도서관과 함께하는 ‘마을 사랑방’까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더불어, 말씀드린 모든 프로그램은 ‘공간 책바람’ 조합원들이 함께 모여 지속적인 회의와 열띤(!) 의견 조율을 통해 기획부터 실행까지 직접 하고 있다.     


함께라는 단어가 공간 책바람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이런 것이 협동조합의 힘이 아닐까 싶은데?

맞다. 우리는 협동조합을 어른이 갈 수 있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실패든 성공이든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과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채워주고, 서로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게 듣는 연습을 하게 되는 학교 같은 곳이다. 발전하는 내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며 놀라기도 하고. (웃음)     


서로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게 조율하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을 것 같은데의견 조율이 잘 되는 편인지?

가장 단적인(?) 예로 공간에 책상을 하나 사려 해도 누군가 한 명은 꼭 반대를 하곤 한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 찬성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반대 이유에 수긍하게 되더라. 이게 협동조합의 묘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웃음) 이 장소도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찾아냈는데, 일곱 명의 힘이 합쳐졌기에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는 절대 못했을 것이다.     


계속 반대를 하셨다면 지금 이 책상이 없었을 텐데있어서 여러모로 다행인 것 같다. ‘공간 책바람을  운영하며 기억나는 손님이나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일전에 ‘공간 책바람’을 방문했던 손님이 “어떻게 이렇게 용기를 내셨어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그 분도 독서모임을 하며 공간을 만들고자 했지만 실행해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공간 책바람’이 독서 모임이라는 형태에서 공간으로 나아가는 선례가 된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외에도 얼마 전 새로운 오픈 북클럽을 진행하며 참여자를 모집한 적이 있다. 어떤 분들이 모이게 될지 걱정이 많았는데, 하나 같이 다 좋은 분들이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재미있는 생각까지 들었다. (웃음)     


어느새 마지막 질문이다. ‘공간책바람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싶은지 궁금하다.

사실 아직은 공간 운영이 안정되지 않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양한 계층들이 올 수 있도록 여러 홍보 방법을 찾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누구나 언제든지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 목표이기에 일단 알리는 것이 중요하긴 한데, 우리에게 남겨진 큰 숙제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책 한권 읽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 또, 책을 좋아하지만 첫 장을 넘길 엄두를 못내는 분들이 많다. 도서관에서 모집하는 독서회의 경우 한 번 들어가면 정예 멤버로 쭉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도 있다. 공간 책바람에서 운영하는 오픈 북클럽은 책 한권이 정해지면 누구나 신청해서 모여 읽고, 읽기가 끝나면 흩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할까? 보다 많은 사람이 책에 대한 두려움 없이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고 그 계기가 ‘공간 책바람’이었으면 좋겠다.



‘공간 책바람’은 편안한 환경에서 책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카페이다. 양질의 인문학 강연 및 독서모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사회에 인문학적 관심이 심화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주소 :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56길 34 종합상가 404호
· 홈페이지 : https://blog.naver.com/spacebook7
· 문의 : 02-457-1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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