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공략프로젝트 #종달정프로젝트 #유지영 #이예지 #이종현
Q. 단체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종달정프로젝트는 안무가 유지영, 이종현, 이예지로 구성된 예술 교육 프로젝트 그룹이다. 2019년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예술로 놀이터 <수직에서 수평으로>를 시작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종달정의 의미는 이종현의 별명인 ‘종달’과 유지영에서 따온 ‘정’을 합쳐서 둘이서 시작해 ‘종달정’이라고 지었다. 이후 이예지 안무가가 참여하면서 ‘이’를 묵음 처리해 (이)종달정으로 생각해주시면 된다. (웃음)
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
9월부터 11월까지 광진구에서 시민예술대학 <무용수 되기 - 일상의 몸에서 춤추는 몸으로>를 진행할 예정이다. 종달정 안무가들의 아이덴티티와 안무 방법을 경험하고, 무용수가 되어 자신만의 1분 솔로를 만들어 발표하는 수업이다. 각기 다른 안무가의 작업 과정에서 다양한 접근을 이해해보며 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현재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 활동을 주로 하고 있지만, 시민예술대학을 기점으로 다양한 대상을 만나 교류하고자 노력 중이다.
Q. 묵음처리 된 프로젝트명이 아주 인상적이다. (웃음) 세 분이 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유지영 중학교부터 국악, 사물놀이, 한국무용을 하다가 무용이 가장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고1 때부터 한국무용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다리가 길어서 현대무용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A. 이예지 어머니께서 발레를 배우고 싶으셨는데 외할머니가 반대로 무용을 배우지 못하셨다. 딸을 낳으면 무조건 무용을 시켜야겠다고 하셔서 유치원 때부터 무용을 배웠고, 지금까지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A. 이종현 고등학생 때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던 시간을 많이 보냈다. 수능 이후 무엇을 배울까 하다가 무용을 처음 알고 신체를 움직이는 것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무용을 배워보자 해서 전공까지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지내오고 있다.
종달정프로젝트 이름으로
예술교육을 처음 했던 순간
Q. 다양한 계기를 통해 무용을 시작하셨는데 이렇게 한 팀이 되어 모인 걸 보니 사람은 모두 각자의 인연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A. 유지영 아무래도 예술교육 단체다 보니까 예술교육을 같이 기획하고 만들고 수업을 하고 마지막 결과자료집 만들었던 일련의 과정들이 다 기억에 남는다. 작년에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면서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준비하던 수업을 키트로 진행했는데, 셋 다 그렇게 손재주가 좋지 않은 편이라 키트를 만들면서 중노동 하듯이 고생했다. 결과물을 보고 이걸 보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웃음) 그런데 막상 보내고 나니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선생님이 열심히 준비해주셔서 감동했다는 후기를 받아서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A. 이예지 종달정프로젝트 이름으로 예술교육을 처음 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수업을 하고 세 명 모두 얼마나 기진맥진이었는지 지금도 그때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웃음) 준비도 많이 하고 계획, 모의 수업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현장 수업에서 한 번에 다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예술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A. 이종현 <수직에서 수평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한 아이가 자신이 다른 빵을 받았다는 이유로 떼를 쓰며 울었던 적이 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빵을 통일했는데, 이상하게도 개수가 맞지 않아서 매우 당황했었다. 아이들을 다루고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 아주 서툴렀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이들과 만나는 첫 발걸음이라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세 분이 무용과 동문이라고 들었다. 무용이 주는 매력은 무엇인지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다.
A. 유지영 무용이 주는 매력… 음… 싫다가도 좋은 것 같다. (웃음) 어떤 공연을 보면 무용 너무 별로인 것 같다가도 어떤 공연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서 무용만이 주는 그 감각을 포기할 수 없는 것 같다.
A. 이예지 무용은 무엇도 될 수 있는 상태인 거 같다. 감정이든 표현이든 소통이든 무엇 하나로 정의하지 않고 무엇도 될 수 있는 상태가 자유롭게 느껴진다.
A. 이종현 움직이는 기쁨, 숨 쉬는 기쁨과 몸에 대해 알아가는 앎의 즐거움이 가장 크다. 무용 덕분에 몸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몸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준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작업 내에서 생각의 교류도 있겠지만, 움직임이 주는 신체적 감각이나 내 몸을 인식하는 데 있어 춤추는 것이 흥미롭다.
예술가의 천재성 혹은 재능 같은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쌓은 것이 우연히 발현되는 것
Q. ‘무엇도 될 수 있는 상태’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것 자체가 예술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무용수로서 영감을 얻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A. 우리 세 명을 포함한 독서 모임을 벌써 3년째하고 있다. 책을 자주 읽고 공연도 많이 본다. 그리고 토론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작업이든 예술교육이든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다른 안무가의 작업 참여, 워크숍 경험, 공연 관람, 전시 등을 보며 누적되는 것들이 쌓여 어느 날 갑자기 무심코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결국, 예술가의 천재성 혹은 재능 같은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쌓은 것이 우연히 발현되는 것이라 본다.
광진구는 우리 개개인이랑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는 곳
Q. 종현님과는 2020년 광진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스퀘어프로젝트’ 청년예술가로도 참여하셔서 광진구와 인연이 깊은데, 종달정프로젝트가 생각하는 광진구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A. 광진구는 우리 개개인이랑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는 곳 같다. 이번 시민예술대학도 의도치 않게 광진구로 배정받아 시작하게 된 것도 신기하다. 그리고 지역이 우리 생각보다 엄청나게 컸다. 여러모로 좀 의외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있다. 광진구 내에서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거리예술창작센터에 가기 위해 광나루역에서 내리면 동네가 참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아차산과 어린이대공원이라는 자연이 주는 힘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껴진다. 좋아하는 비건 식당도 아차산역에 있고. (웃음)
우리는 광진구의 움직임이다
Q. 앞으로도 광진구에서 좋은 작업을 펼쳐보라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슬쩍 발을 얹어본다. (웃음) 그렇다면 주제를 바꿔서 ‘우리는 광진구의 ○○○이다!’를 채워주신다면
A. 우리는 광진구의 움직임이다! 광진구 지역과 주민들이 종달정프젝트를 계기로 움직임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하는 마음을 담아 이렇게 정의해 본다.
Q. 광진구 혹은 광진문화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유지영 광진구 그리고 광진문화재단이랑 아직은 잘 모르고 어색한 사이라 바라기엔 좀 민망스러운 것 같다…. 어…. 가능하다면 종달정을 계속 찾아주시길 바란다. 저희 일 잘한다. (웃음)
A. 이예지 우리나라는 아직 무용 예술교육이라는 장르 혹은 무용 자체에 대중성이 많이 부족하다. 사람들이 움직임이나 신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셨으면 좋겠다. 사실 꼭 무용이 아니어도 좋다. 시민들이 움직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광진구와 광진문화재단을 통해 무용 예술교육의 기회를 열 수 있다면 좋겠다. 예술가와 시민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믿는다.
A. 이종현 작년 광진문화재단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광진구만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루42 잡지도 발간하며 광진구에 숨어 있는 문화/예술 등을 찾아 싣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참여 당시 아티스트 존중, 지원, 소통 면에서 잘해주셔서 특별히 바랄 게 없었기에 지금처럼만 이어가 주셨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종달정프로젝트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A. 예술 교육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려고 한다. 작업을 안무, 공연에 국한하지 않기 위해 예술 교육에 발을 들였는데, 작업과 예술교육의 균형을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예술 교육의 정의와 시스템, 참여자/재단/예술가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질문과 연구가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느낀다. 요즘은 예술가가 작업과 교육 모두 잘해야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있다. 천천히 종달정의 방향성과 가치 등을 알아가는 중이다. 물론 어느 정체성이든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기에 늘 깨어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종달정의 방향성과
가치 등을 알아가는 중
아직 만나지 못한 대상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예술교육에서 소외된 계층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올해는 주부들과 만나고 있는데, 다음에는 노인들과 함께해보고 싶다. 다양한 대상과 폭넓게 만나고 싶은 욕심이다. 개인의 작업과 예술 교육 사이에서 잘 조율하여 어떤 하나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팀의 균형을 잘 유지해 나가고 싶다. (글 이슬기 사진 느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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