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진문화연구소 Aug 17. 2018

5회차,
내가 발견한 광진구의 변화

#광진문화연구소 #제5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어느새 작당모의 프로젝트도 5회차에 접어들었다. 폭염에 시달리다보니 시간이 빨리 흘러가길 바라고 있었나.. 눈 깜빡할 새에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다. 무더위를 식혀주듯, 제5회 작당모의가 진행되던 9일에는 소나기도 시원하게 내리고 있었다. 


제5회 작당모의 프로젝트 장소는 광진구 화양동에 위치한 'MK갤러리'였다. 세종대학교 미대 졸업생 김문근 작가님이 운영하는 갤러리다. 자연을 주제로 유화 그림을 그리신다고.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바다 그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MK갤러리에서는 전시도 이루어지고, 드로잉 및 유화 클래스도 함께 이루어진다고 한다.

비 때문에, 퇴근 시간 교통체증 때문일까, 6시 50분이 되어가는데도 아무도 입장하지 않았다. 이러다 참여자가 0명이 되는거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던 찰나, 7시가 되자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오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많이 못올까 걱정했었는데, 제5회에 또! 역대급 참가자 수를 갱신했다. (노쇼도 없었다고!) 게다가 어느새 소문이 퍼진걸까. 동대문구에서 참관도 왔고, 아는동네에서 취재도 왔다. 어깨 위에 부담을 들쳐매고 분주하게 제5회 작당모의 프로젝트 준비에 돌입했다.

*아는동네X서울문화재단 현장 취재글 보러가기
[현장리포트] 어쩌면 변화의 시작은 나로부터 - 제5회 작당모의 프로젝트(광진구)

갤러리의 특성상 의자나 테이블이 부족해 8월 작당모의는 좌식으로 진행되었다. 좌식으로 진행되는 김에 '바캉스'를 컨셉으로 준비해 바닥에 매트를 깔았다. 참여 인원 상 넓은 돗자리가 필요한데, 우리가 상상하는 예쁜 돗자리들은 너무 다 작아서.. 캠핑 매트로 준비하게 되었다. 매트를 사면서도 예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갤러리에 걸린 김문근 작가님의 그림 덕분에 정말 갤러리에 바캉스를 온 기분이었다. 예쁜(그림 앞) 매트! 환상적이었다.

오늘도 역시 자신을 나타내는 카테고리 스티커와 닉네임을 적을 라벨지가 준비되었다. 참여자가 매번 많아지는 만큼 점점 카테고리도 늘어나는 느낌이다. 역대급 참여자 수를 갱신했던 5회차 작당모의는 무려 4그룹으로 나뉘어져 진행됐다. 제비뽑기를 통해 군자/화양/자양/중곡 총 4개의 조로 참여자들이 나뉘어졌다. 분명 뽑기로 조를 나누었는데, 어쩜 저렇게 고르게 나누어졌는지 의문이다.^^

비와 교통체증 때문에 15분이 지난, 7시 15분쯤에야 약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 슬슬 작당모의를 시작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오늘은 특별히 처음 오신 분들이 50% 이상이었고, 혼자 오신 분들도 대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평소의 작당모의와 다르게 어색한 공기가 우리를 지배했다. 

서로가 어색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아이스브레이킹, 이름하여 "진.진.가"를 첫 순서로 진행했다. 나에 관한 이야기(한 문장)을 세 가지를 적는데 그 중 2가지는 진실, 1가지는 거짓이여야 하고 상대방은 거짓말 하나를 맞추는 게임이다. 간단하면서도 재밌는 그렇지만 서로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게임이자 자기소개인 셈이다.

우선, 진진가 게임이 처음이라 어려워할 참여자들을 위해 나부터 진진가를 선보였다. 

1. 저는 프랑스 여행하다가 자전거로 택시를 긁은 적이 있어요.
2. 저는 고등학교 때 평균 성적이 4등급이었어요.
3. 저는 어렸을 때 아이스하키 선수였어요.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작당모의에 와서 직접 물어보면 기꺼이 대답해드릴 예정이다^^). 나의 진진가 시범 이후, 참여자들이 거침없이 종이에 진진가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진진가를 적은 후에는 조별로 진실과 거짓을 서로 맞추며, 문장에 얽힌 일화를 말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아래 사진들이 작당모의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자신만의 진진가이다. (다 찍어오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진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제5회 작당모의 프로젝트 주제인 '광진구에서 발견한 변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우리가 살고있는 그리고 생활하고 있는 이 곳, 광진구에는 과연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 그 변화들은 좋은 변화일까? 놀라운 변화일까? 이해 할 수 있는 변화일까? 슬픈 변화일까?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한 번 쯤은 모두 느껴봤지만 변화에 대해 누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 같다. 큰 변화든, 작은 변화든 우리 일상에 새로움을 안겨주었거나 이미 우리도 모르게 우리 삶에 스며들어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의 일상을 돌이켜보며, 내가 맞이 했던 광진구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주제를 준비했다. 더불어 변화의 이유를 함께 생각해보고, 가능하다면 더 좋은 변화가 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까지 진행해보기로 했다.


MK갤러리에서 진행되는 만큼 우선 광진구의 변화에 대해 각자 Before / After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느낀 광진구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도구(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등)로 그림을 그리고 조별로 대화를 나눠보았다.

다들 '광진구'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일까, 변화에 대해 느끼는 점이 주로 비슷했다. 우선 무분별한 재개발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옛 동네, 옛 건물을 다 부시고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광진구의 모습을 포크레인으로 표현한 참가자도 있었고. '재개발'이라는 단어를 위트있게 하나의 아이콘으로 표현한 참가자도 있었다. 또 자연 경관이 가득했던 능동 사거리가 아파트와 고층 빌딩으로 변해버린 모습을 표현한 참가자도 있었고, 건물들이 매일 매일 날아가는 즉, 사라지는 모습을 귀엽게 그려준 참여자도 있었다.

그리고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서로 인사 나누고, 관계를 맺어가는 변화를 그려준 참가자도 있었다. 참가자분들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변화를 그려준 분이신 것 같다.

광진구 변화에 대한 그림 그리기 및 발표 시간을 갖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40분이 지나있었다. 퇴근 후 후다닥 달려오느라 지쳤을 참여자들을 위해 막간의 쉬는 시간 겸 '나루42' 소개 시간을 가졌다.

광진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한 손 책자인 '나루42'는 5회 작당모의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소개되었다. (역시 작당모의!!) '나루42'는 광진문화연구소의 '틈새공략 프로젝트'에서 만난 협의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월 간행물로서 네트워크 협의체들의 인터뷰,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및 창작자)들의 작품 소개 등 지역에 대한 콘텐츠가 담긴 책자이다. 작당모의에서 소개 후, 재단에서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ㅎㅎㅎ) 지역 내 동 주민센터, 구청, 네트워크 협의체 등 지역 곳곳에 배포될 예정이라고 한다. (배포처는 추후 브런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잠깐의 쉬는 시간이었던 '나루42'소개를 마치고 다시 작당모의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광진구의 변화에 대해 그림을 그린 후 조별로 이번엔 그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해서는 앞에 놓인 종이에 포스트잇으로 붙여 기록해보았다.

무분별한 재개발, 옛 건물과 골목길의 사라짐 같은 변화들이 대체 왜 일어나고 있을까? 조별로 기록한 변화의 이유를 함께 들여다보자. 건대나 세종대가 번화가라서, 손님이 몰려들어야 하니까, 부동산 가격의 상승 때문에 등 많은 이유들이 나왔다. 


유일한 긍정적 변화였던 관계에 대해서는 동네를 사랑하는 애향심이 큰 사람이 사람들이 좋아 인사를 하기 때문에 네트워킹이 활발해졌다는 이유가 나왔다. 마치 오늘, 광진구가 좋아서 그리고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작당모의에 모인 우리들과 같은 모습인 것 같았다.

내가 느낀 광진구 변화에 대한 그림, 그 그림에서 나타난 광진구 변화의 이유까지. 무려 한시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참가자들이 잘 따라와줬다. 이제 마지막 스텝, "더 좋은 변화로 나아갈 수 아이디어 3개 내기" 시간이 돌아왔다. 사실 아이디어 3개를 개별적으로 적은 후 조별로 토의하고 그 중 한 개씩 선정하여 아이디어 스케치까지 도출하는 시간을 갖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아이디어까지 내보는 것 조차 이미 긴 시간 작당모의에 집중한 참가자들에게 어려운 과정이었다. (나의 판만 미스이기도 했고)


그래서 개별적으로 A4 한 장에 아이디어를 하나씩 적어 한 쪽 벽에 붙이는 과정으로만 마무리 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디어를 내라는 나의 요청에 다들 어려워하는 표정이었지만, 막상 아이디어를 모아서 보니 재미있고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을 보고 괜시리 미안해졌다..끙..)

아이디어를 MK갤러리 벽에 예쁘게 붙이고(MK갤러리에서는 뭘해도 예쁜 작품이 되는 기분이다..) 각자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에 포스트잇으로 투표를 했다. 과연 어떤 아이디어가 나왔고, 어떤 아이디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을까? 

사심을 담은게 아닌데,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작당모의처럼 다양한 문화행사를 한다"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역시는 역시!!!) 그리고 귀여운 그림을 그려주신 "활용할 수 있는 틈새 공간, 놀고 있는 공간 찾기", "가게와 공방 리스트업", "작은 가게 및 공방 커뮤니티 늘리기" 아이디어가 2등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공방 사장님, 문화예술단체가 많아서인지 "문화 공간에 대한 월세 지원 늘리기"도 많은 표를 얻었다.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더 노력이 필요한 아이디어도, 실행이 어려운 아이디어도 있었으나. 오늘 나온 아이디어들이 광진구의 지역문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5회 작당모의에서 나온 키워드를 수집하여 다음 작당모의 때 주제로도 내보려고 한다. 작당모의 프로젝트도 슬슬 진짜 '작당모의'를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는 작당모의 프로젝트, 여러분도 어서 작당모의하러 오시길!


+) 작당모의 프로젝트 후, 선데이잼 공방 사장님의 드로잉 시간이 펼쳐지기도 했다.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8 작당모의 프로젝트란?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가벼운 모임입니다.


 *2018 광진문화연구소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 지역문화 네트워크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 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8월] 작당모의 프로젝트 안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