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진문화연구소 Aug 29. 2018

6회차, 나를 위한 커뮤니티가
광진구에 있다면

#광진문화연구소 #제6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그새 작당모의도 절반을 지나왔다. 6회차, 앞으로 8회를 남기고 있는 시점에서 문득 생각해보았다. ‘작당모의가 뭘까?’ 광진문화연구소에서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담담하는 PM의 입장에서 정의를 내려볼 필요성을 느꼈다.


작당모의사전적 의미가 뭘까?


우선,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보았다.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사전적 의미로는 ‘무리를 이뤄 어떤 일을 꾀하고 의논함’이라고 한다. 그동안 5번의 작당모의를 통해 우리는 서로 간(?)도 봤고, 얼굴도 익혔다. 꽤 친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볼 수도 있고 말이다. PM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계속 모이게 된다면 앞으로 함께 무엇인가를 해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 6회 작당모의는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의논 할 수 있는 주제로 기획해보았는데, 바로 '나를 위한 커뮤니티가 광진구에 있다면'이었다. '이 세상엔 나 혼자만이 주인공이고, 그런 내가 광진구에 있다면, 어떤 모임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가 부제라고 할 수 있겠다. 


나를 위한 커뮤니티가 광진구에 있다면?

어찌보면 살짝 도발적일 수도 있는 주제를 가지고, MK갤러리에서 제6회 작당모의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스티커 코너. 이번 6회부터는 사진이 찍히길 원치 않는 분들을 위해 사진금지 표시 스티커도 함께 준비했다. 많은 분들이 사진 거부 의사를 표현 할 줄 알고 잔뜩 준비했는데, 한분도 스티커를 붙이지 않았다는거..

사실 6회 작당모의는 네트워킹 파티를 소제목으로 평소 만나고 싶었던 혹은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분을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 코너가 함께 진행되는 회차였는데, 재단의 적극적인(이라고 쓰고 강압적이라고 읽는다) 추천으로 공유성북원탁회의(이하 공탁) 팀의 전 위원장을 모셔온 날이기도 했다. 

특별 손님도 함께 하는 날이라 전날까지 신청자가 급 상승해 다과도 역대급으로 준비하고, 준비물(포스트잇, 전지, 매직 등)도 최대한 챙겨왔는데 10분전이 되어도 5분전이 되어도 참가자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 '솔릭'때문이었다. 설마 태풍이 크게 오겠어?하는 마음에 6회 작당모의를 강행했는데, 태풍도 참가자도 모두 늦게 오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었다. 일단 시간 맞춰 오신 분들을 더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한 재단의 광진문화연구소 및 작당모의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한 설명 후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지난 회차에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진진가 아이스 브레이킹에 힘입어 오늘은 포스트잇 얼굴 그리기를 준비했다. 포스트잇과 네임펜을 들고 매트 위를 돌아 다니며 서로 인사 나누고, 이야기하며 얼굴을 그려주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아이컨택을 유지한 채 종이를 보지 않는 것! 


살짝 어려워할 참가자들을 위해 숙련된 조교(라고 쓰고 재단 담당자 겸 엑스맨이라고 읽는다)와 함께 시범을 선보였다.

처음엔 살짝 어색해했지만 (역시, 곧, 이내) 다들 포스트잇에 거침없이 상대방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피카소와 달리가 따로 없을정도... 서로 그림을 주고 받으며, 첫 만남의 어색함과 긴장감이 많이 풀린 것 같았다. 포스트잇 그리기 시간 후에는 가장 많은 작품을 받은 사람이 본인이 받은 초상화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스스로 엄지 손가락을 (진짜)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신나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마치고 모두 바닥에 편히 앉았다. 지난 회차까지는 아이스 브레이킹 후, 제비 뽑기를 통한 조별 활동을 진행했다면 6회에서는 함께 대화 나누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우선 오늘의 주제인 '나를 위한 커뮤니티가 광진구에 있다면'을 참가자들에게 먼저 소개했고, 어떤 커뮤니티를 원하는지 키워드들을 받았다. 

처음엔 어떤 키워드를 말할까 망설였지만 술(...)부터 독서, 여행, 그림, 맛집, 반려견, 금융, 재테크 등 다양하고 놀라운 키워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이 그날 참여자들이 말한 내가 원하는 커뮤니티에 대한 키워드이다. (김장이나 회사욕은 정말 놀라웠다..!)

위 처럼 많은 키워드들이 나왔고, 참가자들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커뮤니티 혹은 키워드에 손을 들어 투표하도록 했다. 그렇게 선정된 커뮤니티는 바로 빨래방 같이가기, 반려견, 금융/재테크, 한강가기였다.


1. 빨래방 같이가기
2. 반려견
3. 금융/재테크
4. 한강가기


4개의 키워드가 정해졌으니 이제 조별로 나눠지는 시간! 원하는 키워드에 가서 관심사가 같은 참가자들끼리 모여 대화 나누는 것인데, 원활한(?) 대화를 위해 각 그룹별로 워크시트를 나눠주었다.

워크시트는 키워드별로 모인 참가자들이 이야기를 쉽게 나누고, 공감대를 보다 잘 형성 할 수 있는 질문 위주로 구성했다.

해당 키워드를 왜 선택했나요?
커뮤니티를 통해 일상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요?


"저녁 공기를 마시며 걷는 한강을 좋아서 선택했어요"
"일상에 여유를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어요"
"동물과 깊은 교감을 나누어보고 싶었어요"
"옛날엔 빨래터에서 여인들이 빨래하며 서로 대화도 나누고 했는데,
우리도 빨래방에서 이불 빨래를 함께 하며 수다 떨면 재밌을 것 같아요"

같은 관심사, 원하는 키워드로 모여서 대화 나누다 보니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웃고 떠들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너무 편해보였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 나눠서일까? 워크시트에도 내용이 가득 차있었다.

왜 이 키워드를 선택했는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함께 대화를 나눈 후, 두번째 워크시트를 나눠주었다. 방금까지 신나게 이야기 나눴던 그 키워드로 진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진짜 모일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질문은 세가지 였다. 커뮤니티 이름/세줄소개/어떤 것을 해보고 싶은지. 간략하게 참가자들에게 워크시트를 설명해주었는데, 다들 너무나도 진지하게 종이를 채워나가는 모습이 진행자로서 참 뿌듯했다. (너무 집중하셔서 내가 심심할정도...흑.. 나만 커뮤니티 없어..)

위/아래 사진들이 각 커뮤니티에서 진짜 모이기 위해 적어간 워크시트다. 한강이 좋아 모인 커뮤니티인 '진짜모임'은 사전에 연락처 교환없이 9월 13일 목요일 6시 뚝섬유원지 2번 출구에서 만나 한강을 즐기기로 했다고 한다. 걷고, 음악 듣고, 배달 음식도 시키고, 다음 모임 날짜도 정하고, 연락처도 교환하고. '진짜모임' 팀이 진짜 모일지 나도 기대가 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한강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9/13 목요일 6시에 뚝섬유원지로 나가 보길!)

금융/재테크 모임의 대부 업체같은 세줄 소개도 너무 재미있고, 모여서 빨래하는 지역민이라는 뜻의 '모빨지' 팀 이야기도 너무 흥미로웠다. 혼자 빨래방에 가기 외로운 1인 가구들을 위해 함께 빨래방에 가는 모임인데, 5명이 모이든, 8명이 모이든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 혼자 빨래방을 지키고, 이긴 사람끼리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모빨지 팀에서는 옛날 아낙네들이 빨래터에 모여 서로 대화도 나누고, 관계를 맺었던 부분을 떠올리며 모임을 기획했다고 했다. 참가자 중 한 분은 이 모임이 잘 된다면 이동형 세탁소를 운영해 생업을..이어가고 싶다고도..(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기획된 네 개의 모임은 과연 진짜로 모이게 될까? 예측할 수 없지만, 꼭 모여서 또 다른 발견을 하며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길 바란다. 1시간 30분 가량의 작당모의 1부 프로그램이 끝나고 2부로 오늘의 특별 손님을 모시게 되었다. 

솔릭 그리고 야근 때문에 제 시간에 오지 못했던 분들이 한 분 두 분씩 2부의 시작과 함께 입장 하시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참가자들을 맞이하느라 공유성북원탁회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다. (제발, 다음부턴 다들 일찍 와주세요...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암튼 공유성북원탁회의를 통해서 왜 지역 예술가와, 재단, 기획자, 활동가들이 모여야 하는지 모여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성북에서는 모이게 됐는지, 모여서 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또 더 잘 모일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재단이든 기획자든 예술가든 여기 모인 모두가 '친구'라고 말하던 위원장님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마지막 즈음에는 참가자 중에 한 분이 10월 말에 군자동 골목에서 골목 파티를 하게 되었는데, 작당모의 팀이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함께 기획해서 해보고 싶다는 의견도 주셨다. (조만간 작당모의 프로젝트의 주제로 이 안건을 올려볼까 한다..)

동그랗게 모여서 공유성북원탁회의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질문을 주고 받다 보니 시계가 10시를 향하고 있었다. 작당모의를 하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를때가 많지만, 그래도 빼먹을 수 없는 마지막 순서. 오늘의 가장 좋았던 점과 앞으로 바라는 점, 앞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적는 것. 

다들 거침없이 적어주었다. 6회 작당모의를 통해 광진문화연구소의 작당모의 프로젝트가 조금 더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라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더 나눌지, 어떤 작당모의를 할지, 올해가 끝날 때 까지 지켜봐주길 바란다.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8 작당모의 프로젝트란?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가벼운 모임입니다.


 *2018 광진문화연구소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 지역문화 네트워크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 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5회차, 내가 발견한 광진구의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