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의 발견 7. 화양사진관
화양사진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화양사진관은 화양연화(花樣年華) 를 기록하는 흑백 필름 사진관이다. 어릴 적 일본에서 사진을 배우고 서울로 돌아와 더미스튜디오라는 패션, 광고 촬영 스튜디오를 운영하다 흑백 사진의 느낌이 좋아 스튜디오 공간 한 켠에서 작년 7월 7일 시작했다.
흑백 사진이 주는 어떤 느낌이 좋았는지 궁금하다.
아시다시피 필름 카메라는 수정이 불가하다. 그래서 실패하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일반 카메라 촬영보다 높다. 암실 작업이 주는 긴장감 또한 높고. 이러한 부담감, 긴장감이 흑백 사진만이 주는 매력인 것 같다.
맞다. 보정된 사진에 익숙한 사람들도 수정되지 않는 다는 매력 때문에 요즘 필름 사진관을 많이 찾는 것 같다. 광진구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한지 10년이 넘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광진구에서 시작하게 됐는지
11년 전, 서울의 어느 스튜디오에서 남편을 만났다. 함께 가로수길 지하에 패션 사진 스튜디오를 오픈했으나 월세도 비싸고 환경도 열악해 다른 곳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이 곳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사진 스튜디오지만 그 전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었다고 한다. 콜라텍이라던가.(웃음) 어쨌든 우연히 오게 되었는데 어느새 이 곳에 자리 잡은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현재 화양사진관에서 하는 활동은 무엇이 있는지,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는지
사진관의 기본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예약제로 흑백 필름 촬영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홍대 어슬렁 페스티벌, 상수동 제비다방, 종로 콜링 등의 외부 행사에 초대 받아 출장 스튜디오를 오픈하기도 했었다. 주로 ‘화양연화’와 어울리는 가족과 커플들이 많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분들 말이다. 오시는 분들을 가리지 않고, 더욱 많은 분들과 만나고 싶어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남편과 차근차근 활동들을 늘려나가고 있다.
사진 촬영 외에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공간이 가능하다면 사진, 카메라에 대한 정보나 체험 등 필름 사진에 대한 교육을 해보고 싶다. 또 출장 스튜디오 활동을 자주 갖고 싶다. ‘사진관’이라는 공간에 오면서도 많은 분들이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어색해 하시더라. 하지만, 출장 촬영을 나가보면 오히려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 편안하게 서곤 한다. 그래서 앞으로 여건이 갖춰진다면 자주 나가서 편안하게 촬영을 진행해보고 싶다.
자연스러운 야외 분위기 속에 녹아 들어 사람들이 더욱 편하게 찍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렇고. 앞으로 화양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사실 이 공간에서 끝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폴라로이드도 유통기간이 끝나가고, 필름도 점점 없어져 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지막 한 롤을 촬영 할 수 있을 때까지 어디선가 계속 촬영을 이어나가고 싶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 잊지 않고 우리 사진관을 찾아주는 고객들과 의리를 지키고 싶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진구에서 우리 모두가 이렇게 만난 것. 정말 엄청난 우연이고,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지역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작당모의 프로젝트도 내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광진구 화양동이라고 하면, 술집의 이미지가 강한데 자양동과 군자동을 시작으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 광진구에 있는 많은 분들의 마음이 모쪼록 잘 맞아, 앞으로도 함께 잘 걸어 나가고 싶다.
‘화양사진관’은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의 지금을 소중히 추억할 수 있도록 2017년 7월 광진구 화양동에서 시작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뜻하는 ‘화양’이라는 이름과 걸맞게 ‘화양사진관’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 스쳐 지나는 지금을 간직하고, 기억하기 위해 흑백 중형 필름으로만 촬영하고 있다.
∙ 주소 :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65-1 지층
∙ SNS : http://www.instagram.com/hyphoto2017
‘나루의 발견’은 광진구에서 활동 중인 창작자, 활동가, 예술가, 기획자, 소상공인, 문화 사업체를 소개하고,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인터뷰를 원하시거나 이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emma@naruart.or.kr로 문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