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진문화연구소 Nov 19. 2018

11회차, 동화 - 작당모의

#광진문화연구소 #제11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어느덧 11월이다. 2018년도 순식간에 두 달도 남지 않게 되었다. 무엇이 도대체 우리의 시간을 이토록 빠르게 이끄는 것일까? 빠르게 지나가버린 우리의 일상들, 즐거운 순간들, 몰입하고 성취를 느낀 경험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것들은 모두 영양분이 되어 나의 일부가 되었기는 했을까? (가을 타는 중..)


가을 낙엽이 천천히 하나 둘 떨어지듯, 이런저런 생각을 종이에 떨어뜨리다 보면 우리의 삶은 참으로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늑대를 만나기도, 마녀를 만나기도 하지만 이 또한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가 주인공인 동화가 있으면 어떨까?”


문득 떠오른 생각. 생각보다 즐거움이 가득할 것 같아 작당모의 프로젝트로 승화시켜보았다. 우리가 직접 주인공이 되진 않더라도, ‘우리’라는 요소가 잔뜩 들어간 동화를 함께 만들어보는 것이다.

오늘도 시간에 맞춰 모여든 사람들. 가을 빗 속을 뚫고 온 그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상상하며 이 자리에 왔을까? 역시 ‘사람’ 인듯 하다. 하나 둘 모이자 마자 벌써 시끄러워진 공간. 이제는 시작 전 15분 수다 타임을 가질 수 밖에 없을 지경이다. 

 ‘사적인 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다들 너무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어 껴들기 너무 어려웠다. 깊은 양해 끝에 드디어 진행을 할 수 있었고 아쉬움 가득한 사람들의 얼굴의 정면을 나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주인공인 동화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우리를 꺼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적인 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터에서, 학교에서의 ‘나’가 아닌,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곳에서의 ‘나’ 말이다. 각자 3가지 씩 꺼내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 각각의 이야기를 포스트잇에 작성해 모아 놓기로 했다.

역시 참가자들의 수다는 멈추기 어렵다. 이미 어느정도 친해 지기도 했고 2주에 한 번 만나는 것도 일상의 루틴이 되었다. 작당모의 프로젝트는 분명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잡았을 것이고 이미 대화와 관계에 푹 빠진 듯 보였다. 

이곳 ‘책방 열음’은 동화책이 굉장히 많다! 어렸을 적 많이 읽던 추억의 동화책도 많아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수다가 끝난 후, 조별로 이끌림이 느껴지는 동화책 두 권을 가져와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추억 속으로 잠기기도 하고 동화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 다시 읽은 동화들. 동화를 읽으며 우린 어떤 걸 발견했을까? 동화의 느낀 점과 새롭게 발견한 점 등을 도출해보기로 하였다. 포스트잇에 적어 종이에 모아 붙였다.

그렇게 ‘우리’에 관한 종이 한 장, ‘동화’에 관한 종이 한 장이 조별로 완성 되었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공간에 모여있지만 우리는 모두 다른 내용의 종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들을 적절히 조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조합하며 우리만의 동화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스케치북에 글과 그림을 넣어서~!

아기돼지삼형제를 리메이크한 동화부터 귀여운 설명벌레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동화들이 나왔고 조별로 만들었던 동화를 발표하며,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렇게 우리는 세 권의 동화를 순식간에 만들게 되었다. 퀄리티는 뭐, 전문 작가들 만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저 우리는 또 하나의 놀이를 한 것이다. 2주에 한 번 만나는 이제는 슬슬 정겨운 동네 친구들과 함께 말이다. 우리가 모여서 굳이 거창한 대화와 일을 할 필요가 있긴 할까? 어쩌면,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건 큰 의미 없고 가볍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도 될 법한 대화들과 묻혀져있던 상상력과 창의력을 오랜만에 꺼내들 수 있는 여러 놀이들과 게임들이 아닐까?



참고로 이날은 나루42 4호도 발간된 날이었다. 책방열음 사장님 덕분에 책장에 예쁘게 나열될 수 있었는데,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나루42 4호는 광진구 곳곳에서 실물을 볼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읽어볼 수 있다.


[PDF 보러가기] https://issuu.com/naruart/docs/______4_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8 작당모의 프로젝트란?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가벼운 모임입니다.


 *2018 광진문화연구소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 지역문화 네트워크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 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0회차, 광진구 TM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