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시네마테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KU시네마테크>는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는 예술 영화 전용 극장으로 다양한 영화를 지역과 학교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자 시작했다. 외부 영화 제작사에서 공간을 임차해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강의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유일한 영화관이기도 하다.
건국대학교에서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서울 내에 영화과가 있는 대학이 몇 개 없는 것도 현실이고, 대학교 내에 위치하고 있는 예술영화 극장들은 교수님들의 교육 방법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았다. 영화에 대한 교육, 소비 방법에 대한 것을 고민하던 중, <KU시네마테크>와 철학이 가장 잘 맞는 건국대학교로 오게 되었다.
<KU시네마테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이 궁금하다.
<KU시네마테크>에서는 영화 상영을 기반으로 문화 저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예술 영화 전용관이기 때문에 다양하고 넓은 예술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정신과 교수님과 함께 ‘시네마 테라피’와 같은 기획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광진/성동구의 작은 단체나 협동조합이 주최하는 소수자 인권 및 노동 문제 관련 영화 상영회(영화제)를 위한 지원 활동(장소, 행정, 기술 등)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학교에 위치해 있다 보니 건국대학교 영상영화과 학생들의 졸업영화제나 학기마다 제작하는 영화 발표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영화마다 특색이 담긴 도장을 제작하여 찍어 주는 마일리지 쿠폰이나 영화의 한 장면을 담은 티켓도 발행하고 있다. 영화 감상과 더불어 기념으로 남길 수 있는 다양한 굿즈를 통해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뷰 전, 여러 굿즈를 살펴봤는데, 정말 너무 귀엽고 예쁘다. 위치나 굿즈, 가격 등 여러 이점 때문에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올 것 같다. 주로 어떤 층의 관람객들이 오는지 궁금하다.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 관객 비율을 살펴보면 의외로 광진구에 거주하는 가족 또는 중년층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그 다음으로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 학생 할인이 가능하고 멀티플렉스 극장보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가 있어 그런 것 같다.
가족, 중년층, 대학생. 여러 관객층이 존재하는 것 같다. 관객층이 다양한 만큼 영화 선택도 힘들 것 같은데, <KU 시네마테크>에서는 상영되는 영화는 어떻게 선정하는지
우선 앞서 말했던 여러 관객층을 분석하여 이들에 맞는 영화를 매번 선정하고 있다. 예술 영화 전용관은 연간 219일 동안 예술 영화를 틀어야 하는데, <KU시네마테크>에서도 이 목적에 맞춰 다양한 예술 영화를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대신 다양한 종류의 영화를 상영하기보다는 영화 한 작품마다 기간을 길게 잡고 상영한다.
다양한 영화를 많이 상영한다는 것은 바꿔 말해 천만 관객이 몰리는 영화에 상영관이 집중되는 멀티플렉스의 문제에 대항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KU시네마테크>에서는 영화 상영 기간을 길게 한 달 정도 갖는다. 상영 기간이 길게 되면 뒷심을 얻어 흥행하는 영화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KU 시네마테크>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지점인 것 같다.
<KU 시네마테크>에서 더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KU 시네마테크>에서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내부에서만 의논하여 기획해왔는데, 앞으로는 외부 관객들의 의견을 통해 기획전을 진행해보고 싶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 기획하고, 홍보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만들고 싶다. 더불어 상영작의 다양화를 통해 좋은 예술 영화들을 많이 상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나 문화, 예술 관계자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를 통해 광진문화재단에서도 많이 찾아뵙고 싶다. 인터뷰 막바지에 다다랐다. 광진구, 더 나아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지 궁금하다.
예술 영화관 운영이 쉽진 않지만 미래에도 공간을 유지하며 이 자리에 오래 버티고 있었으면 한다. 일본의 한 예술 영화관의 경우 극장의 철학에 맞는 영화 상영을 통해 30년간 운영될 수 있었고, 역사가 오래되니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KU 시네마테크>도 극장 철학에 맞는 것들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 지역 특색에 맞는, 그리고 지역 니즈에 맞는 영화를 오래 상영하는 것이 <KU 시네마테크>의 미래 모습이다. 가장 어려운 점이지만, 가장 보람된 일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상도 좋고, 문화생활에 기여한다는 점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예술 영화관 대부분이 규모를 축소하거나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 및 식음료 판매가 불가능하고, 학교 안에 위치해 있다 보니 티켓 판매 수익에만 의존해 운영해야하기 때문이다. 수익 구조를 바꾸고 싶지만 쉽게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예술 영화관의 현재이다.
예술 영화 전용 극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극장의 규모가 작고, 상영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직접 와보면 굉장히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다. 멀티플렉스와는 다른 소규모 예술영화전용관만이 가지고 있는 맛이 있으니 많이 찾아 주시길 바란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며, <KU시네마테크>에게도 관객 한 명, 한 명이 큰 힘이 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관객 한 명이 보는 티켓 가격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이것이 모여 극장 그리고 영화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힘이 되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1년 시작한 KU시네마테크는 건국대학교 내부에 위치한 예술영화전용관입니다. KU시네마테크는 때론 쉽게 소비되는 영화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지키며 지역 공동체와 문화예술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영화 상영을 넘어 문화예술에 대해 담론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주소 :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B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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