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제13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이제는 확실히 추워진 날씨. 롱패딩을 꺼내고 목도리를 두를 시즌이 왔다. 12월이다. 진짜 겨울이 온 것이다. 작당모의 프로젝트의 정규 프로그램은 모두 마무리 되었지만, 올해의 마지막 달에는 특별편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바로 ‘진진가 페스티벌’과 20일 송년파티(가제)까지. 이것들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정말로 끝이라는게 조금 슬프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 먹고 전보다 더 치열하게 회의하고 기획한 것 같다. 부디 즐거운 시간이 되길!
오늘 작당모의 프로젝트가 열리는 공간은 구의동에 있는 닻프레스이다. 닻프레스는 사진가와 디자이너 그리고 북아티스트가 모여 일하는 곳이라고 한다. 예술로 삶을 풍요롭게 하고 함께 나누는 통로가 되고자 모인 창작 공동체로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좋은 책을 만들고, 전시를 기획하거나 참여하신다고.
광진문화연구소 그리고 작당모의 소개 후, 오늘은 특별히 닻프레스 주성연 대표님께서 공간 투어를 시켜주셨다. 수작업으로 책이 만들어지는 공간부터, 암실, 활자, 출판된 책들. 참가자 모두 감탄하면서 둘러봤던 것 같다.
진진가 페스티벌 < 거짓말 대잔치 >
우리는 살면서 거짓말을 얼마나 했을까? 아마도 민망할 정도로 많았을 것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기 겁날 정도다. 나는 어렸을때 꽤나 반항적인 아이였다. 공부와 정말 맞지 않은 사람(정말이다)이었기 때문이다. 안 맞는 걸 계속 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모님의 강요가 심해 힘겨웠고, 그 때 부터 잔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숙제 안 했어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퉁명스럽게 해답지를 몰래 보고, 이번 시험엔 공부 열심히 했다고 하는 등.. 걸려서 혼난 적이 더 많을 듯 하다. 하지만 거짓말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걸 깨달은 순간 거짓말을 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처럼 거짓말은 우리에게 조금은 부정적인 존재다. 당장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진실되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고 상대방을 속인다. 그러다 걸렸을 땐 꽤나 큰 지탄을 받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죄다 부정적이다. 하지만 좋은 면도 있다. 선의의 거짓말을 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또는 걸려서 지탄을 받게 되면서 삶에 관한 배움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거짓말은 나빠!’라는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반대로 모두가 거짓말쟁이가 되면 어떨까? 오늘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하는 두 시간 동안은 모두 퉁명스런 거짓말쟁이가 되어보는 것이다. 여태동안 사람들 사귀느라, 회사생활하느라 ‘착한 사람’의 탈을 쓰던 우리의 사회적 얼굴을 잠시 벗어 던지고 어린이처럼 장난끼 가득한 거짓말쟁이로 변신하는 것이다.
내 생애 최고의 거짓말은?
"내 생애 최고의 거짓말은?"이라는 질문으로 오늘 작당모의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생각보다 새로오신 분들이 많아 서먹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대화가 이끌어질지 우려도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워밍업 질문이 되었다. 처음 입장할 때 정한 포스트잇 색깔로 나누어진 조에서 낯선 사람들과 거짓말에 대한 수다라니. 참 오묘하겠다 싶었다.
진짜, 진짜, 가짜
나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중 하나는 거짓말이고
이것을 찾아내는 것이 게임의 내용
어느 정도 무르익은 분위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진진가 페스티벌’이다. 그러니까 진진가 게임이 오늘의 메인이다. 나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중 하나는 거짓말이고 이것을 찾아내는 것이 게임의 내용이다. 게임에 대해 설명해주고, 각자 자신만의 진진가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테이블 별로 돌아가며 맞추도록 안내했다. 그랬더니 40분이 쌩. 최고의 몰입과 웃음소리였다ㅎㅎ
팀 진진가 대결
사실 여기까진 몸풀기였다. 오늘의 메인 of 메인. ‘팀 진진가’가 남아있다. 테이블 별로 나온 개별적 진진가 문항들을 모아 우리 팀의 진진가를 만드는 것이다. 총 다섯 가지 문항을 모아 약간의 각색을 한다. 그리고나서 팀 진지가를 모두 벽에 붙인 후, 다른 팀의 진진가를 가장 많이 맞춘 팀에게 상품을 주는 게임!
그래서, 각색을 할 때 중요 포인트는 바로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다. 얼마나 정교하게 그리고 터무니없는 거짓말과 진실을 적어내야 유리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훌륭한(??) 문항들이 탄생했다.
‘팀 진진가’를 완성하고 벽에 붙여 다른 팀들과 공유를 했다. 사람들은 다른 팀의 진진가 문항을 보고 빵 터지기 일쑤였다. 자유롭게 둘러보며 팀 마다 다른 팀의 진진가에 대한 답안지를 작성하고 팀 별 발표를 통해 정답을 맞췄다.
1등의 점수는 무려 80점!!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그들은 아주 대단한 눈썰미를 지닌 것이다. 그렇게 오늘의 작당모의 프로젝트 ‘진진가 페스티벌’이 마무리 되었다. 오늘 두시간 동안 한껏 거짓말쟁이가 된 사람들. 공식적인 시간이 끝나고 나니 다들 어색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이후에도 수다는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나 싶다.
초장에 부정적인 느낌이 가득하다고 이야기했던 ‘거짓말’은 우리의 마음을 사르르 녹였고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착한 것이 좋은 거야.’라는 말도 어쩌면 하나의 고정관념이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드는 하루였다. 물론 상황에 따라 무게감이 확 다르겠지만 ㅎㅎ 무엇이든 안 좋은 점이 많은 것이라도 좋은 점이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나도 오늘을 통해 이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수많은 색안경들을 내려놓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정말 즐겁기도 하면서 배움도 있었던 오늘이다.
그리고 13회 작당모의에서는 나루42 5호가 발행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느낌이 가득한 나루42 5호는 여기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가벼운 모임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 지역문화 네트워크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 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