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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Jun 20. 2019

3회차, 내 손 안에 광진구

#광진문화연구소 #제3회 #작당모의프로젝트 #지역문화

제3회 작당모의 '내 손 안에 광진구'


2019년 6월 13일,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커다란 노란색 문이 특징인 카페, 플라이팬커피에서 제3회 작당모의가 진행되었다. 오늘의 주제는작당모의러가 만드는 작당모의 제2탄! 많은 작당모의러들이 함께 하고 싶은 의견이었던 '드로잉'과 '만들기'가 합쳐진 프로그램으로 내가 찍은 광진구의 사진을 가지고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기반으로 그림을 그려 키링을 만드는 활동을 함께했다. 단, 4회차까지 참석해야 나만의 광진구 키링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거~ (훗.. 담당자의 빅 픽처) .. 모쪼록 더 많은 분들이 작당모의를 찾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앙큼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해보았다.

프로그램 기본 세팅을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작당모의러들을 기다렸으나.. 7시가 넘어도 한 분, 한 분, 그리고 아무도 없었..(아 이게 아니지) 또 한 분. 아무래도 카페가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다 보니 초행길인 분들이 많아 찾아오시는데 꽤나 애를먹어 원래 시작 시간보다 약 30분쯤 지나서 프로그램을 시작 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작 전, 플라이팬커피 사장님의 공간 소개가 있었다. 사장님은 광진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광진구민으로, 자연스럽게 자양동에 자리를 잡으셨다고 한다. 플라이팬커피의 '플라이팬'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플라이팬이 맞다고 말씀하시며 플라이팬으로 커피콩 로스팅을 진행했던 시절의 추억을 따서 가게 이름을 지으셨다고 한다. 또한 언젠가 이 공간은 동사무소였고, 마트였고 지금의 카페가 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주셨는데, 그 시절을 기억하는 몇몇이 있어 공감하고 놀라워하며 이 또한 우리 동네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생각에 새로운 마음으로 한 번 더 구석구석 살펴보게 되었다.

드로잉 프로그램에 앞서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이름하야 '다섯 손가락으로 말해요'. 게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섯 손가락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름과 사는 동네, 요즘 최대의 관심사, 별명, 집이 무너지기 전 가지고 나올 세가지를 이야기 나누며 서로에게 폭풍질문이 쏟아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몰아 내가 가져 온 광진구 사진을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모두가 돌아가며 사진을 나눠보고 설명하였는데 동네의 틈새, 매일 지나다니던 길목에서 마주친 고양이, 광진구의 카페, 지난 겨울에 골목에서 만난 산타 인형, 친구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뚝섬유원지 등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어린이대공원의 같은 장소 사진을 가져오신 두 분이 계셨는데, "역시 우리는 광진구민!" 하시고는 즐거워하며 장소 추천과 더불어 같은 장소에 대한 다른 추억을 공유해 주셨다. 자연스럽게 우리 모두가 함께 이 동네를 살아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이었다.

자유로운 드로잉을 위해 손풀기 3종 세트 '반대 손으로 그리기', '눈 감고 그리기', '1분 관찰 후 그리기' 활동을 진행했다. 그림을 잘 그려야한다는 괜한 부담감을 없애며 재미있는 그림을 바꿔보고 무엇일까 추측하는 감상평을 나누기도 했다.

드디어 '나의 광진구 그리기' 시간을 가졌다. 앞서 서로 이야기 나누었던 사진들을 관찰하며 하나 둘 그림으로 옮겨지는 것을 바라보니 새삼 드로잉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며 함께 나누고 싶은 글귀가 떠올랐다.


“우리가 처음 여기에 왔을 때, 내 눈에는 산울타리가 그저 뒤죽박죽으로 뒤섞인 것으로만 보였습니다. 
그 후에 나는 콘서티나처럼 펼쳐지는 작은 일본산 스케치북에 그 울타리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J-P가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멈춰”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풀들을 그렸습니다.
그 스케치북을 한시간 반만에 다 채웠습니다. 그 후에 울타리를 보다 분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으로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그 풀을 보기 시작했던 겁니다. 만약 그 풀을 사진으로만 찍는다면, 
당신은 드로잉 할때 만큼 풀을 유심히 보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겁니다.“ - <다시 그림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에가는 길, 항상 지나던 퇴근길을 오목조목 관찰하며 걸으니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모쪼록 오늘의 작당모의가 익숙했던 우리 동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래본다.


다음 6월 27일(목), 4회차에서는 이번 드로잉 활동을 바탕으로 슈링클스 종이를 활용한 키링을 만들 예정이다. 6월의 작당모의 주제 그대로 내 손 안에 광진구를 담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이번 작당모의에 참석이 어려웠던 분들도 슬퍼하지 마시고! 다음 작당모의에서 꼬옥 만나뵙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 그리고 제일 중요한 참석(찡긋-)을 부탁드린다. 




<6월 작당모의 프로젝트 안내>

일 시 : 6월 27일(목) / 저녁 7시 30분

장 소 : 플라이팬커피(서울 광진구 능동로 3길 14)

[작당모의 프로젝트 신청하기] https://forms.gle/axBE4VK8aBog3SnVA

당장의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변화를 위한 사업으로,
네트워크 협의체분들의
적극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9 작당모의 프로젝트란?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공방, 소상공인, 문화/예술 사업체, 창작자, 기획가, 활동가, 광진구 및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활동(+사업)과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지역문화 수다 살롱입니다.


 *2019 광진문화연구소란?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광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9 지역문화 진흥사업 - N개의 서울’의 일환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여럿이 정기적으로 모여 네트워크가 되고, 이 네트워크가 함께 광진구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조금씩 발걸음을 내딛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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