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 유화가 더 그려보고 싶어진다
사람의 간사함은 편함에 익숙해지면, 그 익숙해짐에 더 빠져만 들게 되나보다
아이패드로로 그림을 그려보는 횟수가 늘어만 간다
기기보다는 손과 붓
아무것도 안그리고, 못그린다해도 종이앞에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이건만
현실속의 나는 진료실의 책상위에서 또 다시 아이패드를 연다
오늘 아침 출근길
참 이쁜 소녀
나이로 보면 이젠 숙녀라 해야겠지만
송소희
어릴 때 TV에서 본 기억이 강했던지 소녀로만 느껴진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부짐을 느끼게 해주고
편함을 준다
출근후 유튜브를 통해 몇가지의 민요들을 연속으로 들으며
조용한 진료실에서 오전을 이젠 조바심없이 그냥 쉰다
다음 주부터 들어오는 카드 명세서는 다음 주에 걱정하면 되지 뭐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는 받치어 무엇하나
속상한 일도 하도 많아
놀기도 하면서 살아 보세
.......
뜬 세상 구름같고
백년도 꿈이어니
이 가운데 사는 우리 풀 끝에 이슬일세
니나도 늴리리야 늴리리야 얼싸좋아
얼씨구 좋다
벌나비는 이리저리 펄펄 꽃을 찾아서 날아든다'
걱정과 염려로 뭔가를 풀어갈 수 있으면 머리띠 겹겹이 동여매련다
머리속, 가슴속으로 풀어가야할 일들이라면 입은 닫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내일 걱정, 염려는 내일하고
오늘은 내가 뭘 하고 싶었었는지를 생각해 보련다
해야할 것들
해야만 할 것들을 하며 지내온 시간이 많아서일까?
내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쉽게 떠 오르지를 않는다
진료실 한 복판에 이젤을 펼치고
빵떡모자쓰고, 입에 파이프하나 떡하니 물고 캔버스앞에 서서
파렛트위의 유화물감을 나이프에 묻혀 그냥 쓱쓱 폼잡아볼까?
단, 그림은 절대적으로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자리잡아 놓는걸 잊어선 안된다
왜?
빈 종이일테니
사진을 보면서 그림을 흉내 내 본다
언젠가는 마음속의 것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마음안에 있는 것을 그려보고 싶다
언젠가는 사진으로 옮겨담아 책상위에 앉아 홀로 그림의 흉내를 내 보기보다
자연위에서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마음으로 그려보고 싶다
눈에 보이는 것을 담기 보다 맘으로 보이는 것을
설마 못그렸다고 누군가 잡아 가지는 않겠지?
잡아가면 잡혀가서 그리지 뭐, 내 맘인데 어쩌겠나
근데, 정말 떠 오르지가 않는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게 뭘까?
분명 예전에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어지건만 시간이란 놈이 다 갉아먹어버렸나보다
해야할 것들은 그건 내일일이니 오늘은 잊자해도 머리속에서 머물면서도
하고 싶은 것들은 분명 있었건만, 떠오르지를 않는다
나에게도 분명 꿈도
현실속에선 필요없어도 가지고 싶었던 것도
가고 싶었던 곳도 있었었는데
어떤 것들이었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이면 들어가는 반복됨속에
어제가 오늘이고, 아마도 또 내일이겠지만
진료실이 한가해 일이 없음에도 더 피곤하다
아!
하고 싶은게 막 하나 떠올랐다
따스한 여인의 가슴속에 얼굴을 묻고 아기처럼 자고 싶다
몸도 맘도 다 따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