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르는 사이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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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오늘 아침에도 어제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TV

달라진게 있다면 그 숫자

아내가 오디오를 틀 수 있게 해달라 한다

오디오를 틀으니 안테나가 어디로 갔는지 주파수가 맞지를 않고,

CD를 가져오려니 아침이 늦어질 듯

다른 해도 이 계절이 이랬었던가?

아직은 춥다

오늘은 강아지들에 아침 인사를 나가니 바람도 거칠기만 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웬지 아침이 아닌 퇴근길위에 서 있는 기분

작년 겨울을 못 넘긴 꽃과 나무들, 화분내의 봄꽃들을 갈아줘야할텐데

작은 텃밭에 셀러드용 채소들도 이젠 준비를 해야할 때가 됐는데

4년의 겨울을 버터온 동백이 피다 주춤 꽃봉우리가 터지다 멈춰있다

겨울이 덜 추워 봄이 일찍 오리라 생각한게 틀렸나보다

다른 계절보다 밝았으면 하는 마음에

지난 주 집 주변으로 심은 개나리들

출근하며 매일 쓰다듬다보니 오늘은 파란 싹이 올라와준다

그 작은 파란색이 주는 기쁨

어제와 다른 그 모습이 주는 의미를 아마도 나 아닌 넌 모를걸?

말이 아닌 맘이 내게 전해주는 의미이니

철이 들며 가장 많이 들은 단어들

'과도기'

'혼동기'

'변혁기'

'시대변화'

'세대갈등'

한강의 기적이라 칭하던 '발전'

또, 다른 뭐가 있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결국 그 의미들은 변화의 지속을 말하는 다른 단어들인 듯

그 속에 항상 묻어 들러 붙어 있는 단어는 부패와 권위주의이기도

어쩌면 난

커피한 잔이 다 식어 사는 동안 기다리기만 해왔던 건 아닌지

마치 카이로스처럼 지나가 버린 것 조차 보지 못한 채

'만일 네가 당신은 그림을 그릴 수 없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면.

그 땐 그림을 그려 보아라.

그러면 그 소리는 곧 잠잠해 질 것이다'

그림을 올리다보니 고마운 분에게서

빈센트 반 고흐의 화보집을 선물받았다

그 안에 적힌 몇자의 문구들

내 모르는 사이 만약 지나간 인생이라면

아무리 카이로스의 민머리라해도

잡으러 손을 뻗쳐 보련만

온 것인지, 지나간 것인지 알지를 못해

커피잔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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