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젊지 못한 젊음과 익지 못하는 노욕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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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젊지 못한 젊음과 익지 못하는 노욕



오쩌면 이룰 수 없는 맘속 바램의 꿈일 듯 하다

이름모를 산속의 어느 계곡에서 맑게 흘러 내려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다 바다로 흘러가는 물
위로 오를 수록 그 물들을 맑기만 하고,
흐르는 양은 적어도 바위를 부딪치며 야물차고 빠르게 흘러 내려간다

우리의 삶도 그러했으면
머뭄은 아주 먼 저 뒤에 깊은 강과 바다에 이르러 머물다
화가 나면 커다란 파도의 물결로 세상에 가르침을 줄 수 있게
나이가 들어갈 수 있으면

나이가 들면 노땅이나 꼰대가 아닌 바다가 되어
이미 떠난 맑던 시냇가와 강가의 추억은 내려놓을 수 있을까?

어림은 대학이란 눈앞의 벽을 넘으려 갈 수록 어린 나이에 밀림을 당해야하고
젊음은 취업과, 집을 구하고, 결혼을 하여 자식을 키우기에 그 모습들이 이미
바다에 가 있는 나나 그리 달라 보이질 않는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나이듬이 아닌 익어감이 되려면
노욕을 가지지 않고
혹여, 내게 있는 것을 내려놓을 만큼 익지 못해 어렵다 해도
흘러 이미 와 버린 내 있는 이 바다처럼 그 깊이만큼만 품을 수 있다면

흐르고 흐르면서
서로의 자리를 이어 이어 바꿔가는 거
어른은 아이들을 돌보다
더 흘러가면서 른이 되고
또 자연스레 흘러가며 나이라는 것도 한 살 한 살 늘어가며
바다를 향한 마음이 두려움보다 자신에 대한 대견함을 가지고
그 안으로 묻어들어 갈수 있으면

어차피 바다로 가게 될 것을 마치 산골속 물, 냇가와 강물을 흐르는 물들은
바다와는 무관한 듯 흘러가는건 아닌지

바다의 물은 아직 강가의 물처럼 흐를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음을 잊지 못함은 안니지

꽃이 진 벛나무들은 아직 푸른 잎들이 나질 못한채
떨어진 흰꽃 자리엔 붉게 남은 몸채들만 남았다
나무 아래 모여 사진을 찍고 그 아름다음에 취해 바라보던 하얗던 나무들은
이젠 마치 흉물인 양
떨어진 흰 꽃잎은 쓰레기처럼 바닥에 이리저리 구르고
흰 꽃을 잃은 콫봉우리는 붉게 남아 쳐다보는 이 없이 거리에 놓여있다

붉음도 아름답건만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우린 물처럼 윗 세대는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상아탑이란 단어를 만들며 어린 세대에 기회를 조금 더 주려 했고
아랫세대는 그렇게 자라나며 부모가 만들어 넣어 놓은 꿈이 아닌 내 꿈을 이루어가며
윗 세대의 조언을 구하고 그 자리를 다시 또 이어 이어 그렇게
흘러왔었는데

어느 사이 나이 들어도 놓지 않으려는
노욕에 젊음은 자리를 잃어만 가는걸까?
젊음은 차지한 자리에서 이미 지나간 물에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학시절 ATM기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시던 어르신
시간이란 흐름은 어김없이흘러
식당가 음식을 주문하라는 모니터앞에 서서 보니 그게 결국 내가 되는구나
물은 그 흐르는 속도가 더 빨라질텐데
어지럼증에 결국 주져앉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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