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사진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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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사람얼굴은 더 아주 많이 엉터리다

하지만, 그려보고 싶다


그 동안의 내 삶이 지나온 시간속 돌아보니

잘 할 수 있는 것들 만을 하려 해온 시간들이었던 듯

잘 하지 못하는 것은 발버둥치며 쫒아가려했었고,

숨기려해 왔었다


이젠 그냥 못하는 것도 나고

아픈 것도 나고

실수하는 것도 나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 말하고 싶다


주변의 변화들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가고

내 몸은 젊음에서 이젠 한 참을 벗어나 주인에게

여러곳의 이상에 대해 경고음을 울려댄다


하긴 수십년을 진료실안에서 지냈으니,

모니터가 있는 왼쪽으로 허리의 척추가, 골반이 틀어졌다고

어깨와 손목, 엄지손가락관절의 통증으로 들린

정형외과 후배가 경고를 준다


믿고 의지하고 함께 했음에도 상처를 주고,

사기로 지금도 값아가야하는 힘듬을 남긴채 홀연히 사라졌으면

성공해서 더 멋진 차를 타고 뽑내러 왔으면 됐을 걸


아이나 가족들 때문에 죽을 수도 없어서

벼룩도 낯짝이 있다지만 찾아왔다는 옛 동료가 맘 속에

감당하기 어려운 큰 돌덩이와도 같은 슬픔을 던진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변해간다

빗바랜 사진


오래된 여인숙을 들어서면 그 특유의 냄새와 함께

언제적일지 감응하기 어려운 벽지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


여인숙

마지막으로 머문것도 참 오래전이건만

어제처럼 기억, 아니 기억이 아닌 느낌과 그럴거다하는 고정 관념일 수도


대학 2학년

부산으로 사진 출사들을 떠났을 때

여러 친구들과 한 여인숙 방에서 몰려 잠자리를 했었다

그게 1984년, 40년 가까이 되가나보다


아쉽게도 그 때의 사진들은 한 장도 남아 있지를 못하다

다만, 일기장 속에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여인숙에서의 술 한잔들에 웃던 그 밤의 일기장안에

화학과 여학생중 하나가 날 쫒아 사진서클에 들어왔다고 고백을 받았다고 쓰여져 있다

그러고 보니 누군지 기억이 난다

카메라도 없이 사진서클에 들어왔던 후배


낡은 사진들을 모아두지 않았음이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괜스레 궁상스러움을 부릴 듯하여 다행스럽기도 하다


'인생을 가장 멋있게 사는 방법은

가능한 많은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호 그는 그림만이 아닌 생각도 많았나보다

남긴 글들도 그림만큼이나 많은 것을 보면


가능한 많은 것에 대한 사랑

내가 할 수 있는 폭은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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