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어가는 시간
책 한권이 배달되어져 왔다
한 동안 잊고 지냈던 한 후배가
안부의 편지와 함께 책 한권을 보내왔다
난 후배라 부르고
그는 교수님이라 부른다
이른 나이에 교수가 되어
본과 4학년교실안의 학생들과는 기껏해야 열살아래의 터울이기에
난 그 들을 그냥 후배, 조금 더 멋부리면 후학이라 부른다
대학을 그만 둔지도 근 20년
아직도 따라주고, 의견을 묻고
자리를 만들어 주어 고마운이들
아마도 살아온 이유를 찾게 해주는 듯하다
누군가는 통장속 동그라미나
명함속의 직위를 보려하겠지만
내겐 더 소중한 인연이 여기에 있다
"너는 언제 어른이 되었을까
너는 지금 어른이고, 아이가 아니다
아이가 아니지만, 너도 처음엔 한 명의 아이였다
아이였을 때의 일을, 너는 잘 기억하고 있다.
.................
아이였던 네가,
도데체 언제 어른이 되었는지
너는 아무리 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너는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된 게 아니었다
문득, 정신이 들어 보니,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다.
'되었다'가 아니라 '되어 있었다'
............."
3년전 의사로서의 30주년이라고
자리를 마련해 주었을 때
모인 후배들에게 오사다 히로시의 시 한 권을 선물해 주었었던
기억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기억이 맞다면 그 때
오사다 히로시의 '고양이 나무'를 몇권 구매해
마련해준 모임자리에 가서 나눠줬었다
오사다 히로시의 글은 그냥 툭툭던진다
이유, 설명 필요없이 일상적으로 던져진다
진료실에서 하나 하나를 따지고 해석과 분석에 지친
후배들에게 다른 세상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던 듯 싶다
때로는 따지지 말고
그냥 듣자고
그것도 우리가 해야할 일중 하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