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생각만 했지요
당신께만 할 이야기가 많았지요
당신만 기다리다 말았지요
초록색 몸 차림을 하고 단장을 하고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당신 생각만 했지요
어느 날 당신이 내 그늘 아래 쉬었을 때
그 때 내 마지막 그 말을 당신에게 주는 걸 그랬어요
헤어진다는 것은 영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헤어진다는 것은 아주 잊어저린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 ‘
조병화 시인의 시 낙엽
백석이라는 시인이 있었다
오래된 그의 시들은 이 시대, 아니 내 대학 그 절에도 낭만적이었건만
월북 시인으로서 그의 시는 유치하게도 금서가 됐었던 시절
우린 선배들이 필사한 그의 시들을 외우고는 했었다
아쉽게도 그의 시중 낙엽도 있었던 듯한데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어제 아내와 함께한 여주드라이브겸 나들이
고구마를 샀다
한 번 들렸던 곳이었건만, 할머님이 알아보고 반겨주며
늙은 호박하나를 주고
덤으로 작은 고구마를 주니 아내가 에이 좀 큰걸 주지…
큰 건 팔아야해… ^^
고구마집뒤로 커다랗게 하늘로 뻗은 은행나무 한 그루
급하게 지나가려는 온 가을과
온만큼 또 급하게 가려는 듯한 계절탓일까?
물들기 전 낙엽으로 떨어져 버린 노래지다 만 잎들
조병화 시에서 말하는
여름내내 나무는 잎들에게 말하려 말하려 수줍게 감추기만 했던
그 말들을 하기도 전에
잎은 그의 곁을 떠나 길위를 뒹구나보다
우리의 삶도 그러할 듯
나무와 낙엽의 헤어짐은 영원한 것이다
내년 다시 나무의 가지를 차지할 잎들은 오늘의 그 잎이 아니니
귀한 술 한병
아끼고 아끼다 제사상의 한 컨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 인생이듯
하려 하려
할거야 할거야
하고 싶어 하고 싶어
하다 결국 인생이란 시간도 어쩌면 물들어 고와지기 전 낙엽이 되어버릴지도
이과적 분석으로 단풍은 너무 멋대가리가 없다
단풍진 나무는 가까이보기 보다
먼 곳에서 산을 이룬 색색의 옷을 보는 것을 즐기 듯
인생도 너무 가까이 들여다 보지 않으련다
하고픈 것은 오늘 하고
하고픈 말은 지금 하면서
낙엽이 되어 곁을 떠나기 전에
내 인생에 내게 말을 걸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