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길, 걸어갈 길위엔?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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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스스로 만든 도구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배가 고프면 마음껏 나무 열매를 따먹던 인간이

농부가 되었고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던 인간이

집을 구하려 노동을 하게 되었다

흙위에 살면서 우리는 하늘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마음이 맑지 않을 때는 접해서는 안되는 몇몇의 책과 저자가 있다

대표적인게 데이비드 소로

위의 문장은 그의 책 고독의 즐거움에 들어있는 문장이다

지나치게, 지독한 자연주의자였던 소로

따라하려해도 따라할 수 없는 그의 삶

추종하려해도 마음만이 더 허전해질 뿐인 그의 이야기들


침대옆 스탠드의 스위치가 자꾸만 흔들리며 그 자리를 옮겨다녀

스텐드 다이에 묶어버렸다

그의 자유를 뻈고 나니 내가 편하게 끄고 낄 수 있게 되었지만

줄위에 묶인 그의 자유마져도 구속해 버렸다


다른 날처럼 침대위에 눕듯이 앉아 책을 읽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보다

어떤 꿈인지 기억은 나지 않건만 아마도 좋지 않은 꿈이었던 듯

놀라며 깨보니 분명 침대위에서 책을 보며 잠이 들었을텐데

침대 반대편의 한 모서리에 팔을 괴고 바닥에 무릎을 끓고

잠이 들어 있는 나를 보았다

자던 순간 내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잠이 깬게 10시반

다시 잠은 내게 찾아와 주지를 않아 결국은 수면제 몇알의 도움하에

잠을 청하며 책을 봤지만

마지막으로 시계를 본 것이 새벽 4시반이니 그 이후에 잠이 든 듯


‘우리가 예정된 마음을 투사할 때, 우리는 자신이 볼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분명히 볼 기회를 준다.’ 칼 융의 말이다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 우린 그걸 보고도 보지 못한 척

분명 보았건만

내 보고도, 보지 않은 것처럼 한 것들이 머리와 가슴속에서는 지워지지 못하나보다

다른 사람이 볼 기회를 주기보다 보아주었으면 싶은 것도 있을 듯


아무리 적응을 하려해도 치과는 어렵다

오전을 치과의자에서 보내며 내 뼈를 갉는 소리와 냄새

신경을 건드리는 갑작스런 통증

간단하지가 않다고 몇 주 더 치료를 해야한다 한다

손봐야할 곳들이 갈수록 늘어나나 보다 몸이든 맘이든 내게 속한 이곳 저곳들이


삶이란 길

아마도 그 길은 주변이 황량한 벌판

눈이 내리면 밝아지고

해가 지면 어두워지는 그 길을 걷고 또 걸어가는 것이 답인가?


십대, 이십대에 꾸었던 꿈

그 꿈을 육십이 넘어 다시 꿀 수 있을까?

우선 어깨위에 오랫동안 얹혀져온 짐부터 내려놔야겠다

내 할 수도 없던 것을 하려했던 것들도 내려놔야겠다


노력보다

그냥 하고 픈 것들을 하려한다

산을 오른다해서 꼭 정상까지 갈 필요는 없는거 아닐까?

중간에 멈춰서서 산위를 바라만 보다

좋구나 하고 그 자리에 앉아 있다해서 잘 못된건 아니겠지


나이 탓일까?

자식에 대한 아쉬움

누군가는 나와 같지는 않아도 유사한 성향과 길을 가주었다면

아마도, 조금은 내 가슴속이 덜 허전하고

기울어져가는 내 몸을 기댈 수 있었을지도

옛 아주 먼저 이 생을 살아왔었던 이들이

문자를 만들며 사람을 人(인)로 표기한 것에

도 그 이유가 그런게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치과의 마취가 풀리며 다시 치통과 두통이 올라온다

진통제 몇알을 먹고 좀 쉬고 싶다


진료시간

쉴 팔자도 못되건만 왜 이리 조용할까? ㅜㅜ

그래도, 진료실에서 무릎을 마주했던 몇 분의 한 해 마무리에 대한

메시지와 전화로 위안을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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