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에서 커피를 마시며 든 생각
남편은 내게 뭐 어디 재밌는 게 있냐고 했다. 난 할머니들 모습을 보았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나 보다. 그래서 나는 “고냥 나도 잘 늙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내 대답이 웃겼는지 나에게 “웃겨”라고 했지만 진심이었다. 뭐 서른 초반에 늙음을 이야기하는 게 조금 웃기긴 하지 -
아무튼 계속 생각을 이어 나가자면 - 누군가 늙음이 저주라고 했던가?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애를 누리면서 늙어가는 것, 이 또한 영광스러운 일이지- 살아있기에 가능한 일 아닌가? 또 할머니들께서 저리 나이 들어도 멋지게 사시는 것 보면 나도 그렇게 나이 들어도 잘 살아갈 수 있겠단 용기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얼마 전 방영된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가수 이효리가 가수 엄정화에게 언니가 그렇게 늙어가주고 끊임없이 도전해 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것만 같았다.
할머니들을 보면서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저렇게 멋지게 늙어야지- 그렇게 늙을 수 있어 !!이런 생각을 했다. 물론 - 나보다는 우리 엄마가 먼저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이렇게 멋진 노후를 보내는 할머니로 늙어갔으면 좋겠다. 또한 나도 할머니가 되어도 본연의 나를 잃지 않으며 늙어가기를 바라본 오늘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