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쓰 Dec 15. 2023

오늘의 순간

실버타운에서 커피를 마시며 든 생각

오늘 얼떨결에 실버타운에 있는 카페에 가서 브런치를 먹게 되었다. 그런데 할머니 분들이 다 너무 멋쟁이시고 무슨 행사를 하시는지 분주하게 움직이셨다. 크리스마스 선물 주고받으시는 듯 했다. 할머니들 얼굴에는 모두 여유와 미소가 흘러넘치셔서 - 그 모습이 아름다워커피를 마시면서 할머니들만 계속 쳐다봤다.


남편은 내게 뭐 어디 재밌는 게 있냐고 했다. 난 할머니들 모습을 보았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나 보다. 그래서 나는 “고냥 나도 잘 늙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내 대답이 웃겼는지  나에게 “웃겨”라고 했지만 진심이었다.  뭐 서른 초반에 늙음을 이야기하는 게 조금 웃기긴 하지 -


아무튼 계속 생각을 이어 나가자면 - 누군가 늙음이 저주라고 했던가?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애를 누리면서 늙어가는 것, 이 또한 영광스러운 일이지- 살아있기에 가능한 일 아닌가? 또 할머니들께서 저리 나이 들어도 멋지게 사시는 것 보면 나도 그렇게 나이 들어도 잘 살아갈 수 있겠단 용기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얼마 전 방영된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가수 이효리가 가수 엄정화에게 언니가 그렇게 늙어가주고 끊임없이 도전해 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것만 같았다.


할머니들을 보면서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저렇게 멋지게 늙어야지- 그렇게 늙을 수 있어 !!이런 생각을 했다. 물론 - 나보다는 우리 엄마가 먼저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이렇게 멋진 노후를 보내는 할머니로 늙어갔으면 좋겠다. 또한 나도 할머니가 되어도 본연의 나를 잃지 않으며 늙어가기를 바라본 오늘의 순간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숨겨진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