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것만 먹고 있다
아오 귀찮아
아무 일도 아닌 일들이
귀찮아질 때가 있다.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거나
갈아입은 옷을 정리하거나
더러워진 몸을 씻어내거나
밥을 차려먹고 설거지를 하는 것 까지도
귀찮아질 때가 있다.
마음을 먹고 하면
5분도 안 걸릴 일들인데
뭐가 귀찮다는 건지.
사실 귀찮다기보단 버거운 일이려나.
아무 일도 아닌 일들이
버거워질 때도 있다.
마음을 먹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먹기 어려운 오돌뼈도 잘 먹고
하루에 세끼는 기본, 네 끼도 먹어대는 나인데
마음을 먹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마음은 어떻게 먹는 걸까
밥을 더 먹어보면 알게 되려나
욕을 더 먹어보면 알게 되려나
얼마나 더 먹어야 알 수 있을까.
자꾸만 밥을 먹다 보면
혹시나 마음도 같이 먹어지려나
오늘도 부지런히 수저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