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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리얼리스트 Feb 24. 2024

엄마

엄마와 나, 각자도생이다

사람들은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을 흘린다.

나 역시 수시로 울컥한다.

나에게 엄마란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내리사랑을 주는 존재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내게 이리 은총을 주시나요?" 했던 (정확하지 않다) 송봉모 신부님의 글귀처럼 나는 엄마에게서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컸다. 지금도 엄마를 생각하면 다시 힘이 날 정도다.


물론 울 엄마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어쩌면 이기적일 때도 많고 그런 점이 그저 미련하게 자식들을 위해

끊임없는 헌신만 하는 전형적인 엄마와는 달라 울 엄마가 특별하기도 하다.

예전에 '마요네즈'라는 소설이 있었다. 어느 잡지에 싣느라고 직접 작가님을 만나 인터뷰 기사까지 썼는데 지금 돌아보면 울 엄마가 당시 '마요네즈' 속의 엄마 같기도 하다.


엄마를 생각하면 힘이 나는 동시에 연민이 인다. 이제 엄마는 80 노인이 되었지만 엄마가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시기를 빈다.

언젠가부터 엄마가 "너무 욕심부리지 마라."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투지는 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늘 야무지고 옹골차지는 못해서 매사 용두사미 격인 면이 있다.

그래도 쓰러질 수만은 없지 않은가?

요즘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면서 그동안 살아온 나의 시간을 돌아보고 있다.

누구에게나 후회도 만족도 여러 가지 감정이 있겠지만 역시나 연민이 앞선다. 스스로에게도. 스스로에 대한 연민을 멈추자 하면서 객관적이고 싶지만 고군분투 살아온 나의 지난 세월이 약하고 못나 보이기도 하는 것은 정답은 없지만 그리 치열하지는 못했던 때문이다. 치열하기는커녕 찌질했다.


엄마는 그저 백조 같다. 엄마도 힘든 시절이 많았을 텐데 겉으로는 늘 유유자적이시다. 나 스스로가 오리처럼 버둥대지만 일견 유유자작한 백조인가 했는데 나는 딱 봐도 백조가 아니다.

다람쥐가 되자. 다람쥐는 깜찍하다. 철은 좀 늦게 들었지만 부지런한 다람쥐가 되자.

도토리를 모으자.


지금 와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내게 부족한 경제관념. 있으면 있는 대로 쓰고 없으면 쪼들린다. 계획적인 구매와 소비를 하자. 소득을 올려야 하는데 아무리 궁리해도 당장 답은 없다. 뭐든 스타트가 늦는 편.


엄마는 그저 건강하게 계셔주면 된다. 괜한 엄마걱정에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더불어 유유자적했지만 이제 그럴 시간이 없다. 다시 시작이다. 각자도생이다. 엄마, 단디하고 계세요.

*사진은 9년 전, 부산 농심가 호텔 로비에서 엄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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