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의 하루 숨 part2 28 |
‘쿠*’ !
뭐 여러 가지 이야기에 혼란스럽고, 해법이라는 것이 있을까 할 정도록 복잡하고,
그렇다고 한 방에 날려버리는 것이 딱히 대안이라 보이지 않고
참 어렵다.
우리 가족도 이곳에서 주간이든, 야간이든 알바를 한 경험이 있다.
갑자기 실직한 가운데 딱히 대안이 없는 우리에겐
하루하루 입금되는 것으로 버티던 때가 있었다.
복잡한 일도 아니고, 조금의 센스만 있으면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는 일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런 경제적 상황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현장에 가면 그날 자신이 맡아야 하는 곳이 배치되는데 이것이 ‘복불복’이다.
누구는 한 여름 선풍기 앞으로 배정을 받는가 하면,
누구는 노동강도가 높은 곳으로 배정받기도 한다. 일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어느 업무에 할당되느냐를 정말 하늘의 뜻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듯했다.
여하튼 나의 칠흑 같은 삶의 어느 순간에 이곳은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경계였다.
이마저도 없다면 더 어려웠을 것이다.
‘사건’들이 터져 나왔다.
일해 보았던 플래시 백 세척장에서 발생한 누군가의 죽음은 매우 큰 충격이었다.
‘사건’과 ‘사고’는 연이어졌고, 이런 이슈에 매체든 정치권이든 달려들었다.
‘사건’은 지금까지 감추어졌던 ‘구조’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리라.
그럼에도 ‘구조’에 대한 관심보다는 ‘사건’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아 보인다.
하기야 ‘이슈’를 통해 살아남는 매체와 정치는 이슈를 소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사건에 몰두하게 한다.
‘구조’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사건에서 구조와 본질로 움직이면, 이슈의 특성이 사라지고,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며, 나아가 그 구조와 본질 안에 나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발견하게 되니 굳이 여기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결국, 사건을 통해 이슈를 소비하는 사람들과
구조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고민하는 사람들로 구분되고 만다.
어찌 되었든 간에 ‘사건’이 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구조’의 변화가 절실해 보이는데,
‘구조’에 대한 대안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사건’에 대하여 돈으로 입막음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돈으로 나의 입을 막아 주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방향성은 ‘사건’에 대한 대안은 아니다.
‘재발’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그 ‘구조’ 안에는 어쩌면 나도 들어 있을 수 있고, 나 자신도 이 ‘사건’에 대한 원인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바꾸어 나가겠다는 다짐과 용기가 아니면 안 될 것이다.
‘탈*’하여 어디론가에 다시 정착하고
그 어딘가를 다시 제2의 혹은 제3의 ‘쿠*’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사건’이 일어났다.
이것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그와 연결된 모두의 사고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경고’다.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처럼 또다시 겉면만 핥다가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고민만 느는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