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글에 비속어도 써보고, (이래 놓고 방금 욕이라고 썼다가 비속어라로 바꿨다. 역시 선비 근성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논리나 문법이나 띄어쓰기가 다소 안 맞더라도 느낌 가는 대로 쭉쭉 써보는 거다. 의식의 흐름대로.
갑자기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이렇게 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을 한창 쓰기 시작했다가 제대로 끝내지도 않고 지워버린 글이 엄청 많다. 그때 기준에서 충분한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하나의 글을 완성하려고 하면 아주 간단한 글도 엄청난 시간을 들여 작성했다.
도대체 나는 왜 그런 것일까? 완벽주의자라서? 꼼꼼해서? 아니다. 나는 틀리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로 인해 누군가에게 안 좋게 비칠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내 페이스북 게시물 따위 몇이나 본다고! 고심하고 몇 시간 때론 몇 날에 걸쳐 써봤자 열명이나 채 읽을까 말까인데!
물론 완성도 있게 글을 잘 쓰려 노력하는 것 자체는 좋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다 보면 글을 점점 안 쓰게 된다는 점이다. 한 번 글을 쓰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니까 부담스럽고 귀찮은 거다. 특히 나처럼 평소에 글을 잘 쓰지 않는 사람은 더 그렇다. 글 쓰는 능력 자체가 낮으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어떠한 생각이 드는 순간 최대한 글을 가볍게 많이 써보련다. 이 글이 어떻게 보일지 어떤 지적을 받을지 스스로 겁먹고나 자기 검열하지 않고. 지금도 이 글을 최대한 생각나는 대로 쓰고 있다. 평소에는 이 정도 분량의 글을 쓰려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한 10분 흘렀나? 엄청나게 빨리 쓴 것 같다.
혹시나 글쓰기가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저처럼 일단 되는대로 막 써 보시길 추천합니다. 글쓰기가 비즈니스라면, 글을 가볍게 쓰는 건 린스타트업과 다를 바 없습니다. 생각나는 순간 바로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