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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상담사 Jul 20. 2021

격리 방학 일지

-2021년 7월 20일 잡스러운 글

2021년 7월 8일 상담센터 건물 확진자 발생

2021년 7월 9일 코로나 검사 후 음성 판정  

2021년 7월 17일 단골 식당집 확진자 발생 

2021년 7월 19일 연구 건물 확진자 발생 


조금씩 내 생활반경으로 침범해 오는 확진자의 발생 덕분에 정말.. 정말 집에만 있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방학하면 그동안 못본 사람들도 만나고 하려고 했는데 4단계 거리두기 이후는 모든 약속을 다 취소한 채 혼자만의 생활을 시작중이다. 


1주일은 소진에 시달렸는데, 그간 밀린 피로감을 다른 외부 자극 없이 온전히 느껴야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루에 20시간 넘게 누워있다보니 그간의 피로도 풀리고 뭔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할 일은 그간 또 열심히 쌓여 있었기 때문에, 멸치 안주에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기분 좋게 시작하려했으나... 내 주사 중 하나인 밀린 집안일 하기가 발동되어버려 일은 손도 못대고 빨래, 이불빨래, 청소, 설거지, 분리수거 버리기, 가구 배치 등등을 하다보니 아침이 와버렸다. 


오늘 하루 

아침에 콩국수를 해먹고

랩미팅 준비를 하고

투고한 논문의 수정사항을 확인하고 재제출하니까 오후 3시. 

미팅 끝나니 5시 

저녁은 추어탕을 끓여 먹고 

30시간 만에 잠에 들었다가 깨니 9시 30분. 

라떼 한잔 타서 마시고 이제 다시 작업 시작 예정이다. 아마 오늘도 밤에 자진 못할 것 같은데;; 내일은 꼭 밤에 자서 아침에 일어났으면 좋겠다.


오늘의 감사

집안일을 할 때마다 느끼는데 내가 사는 이 공간이 참 좋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1년에 꼭 한 번, 심하면 두번씩 이사를 다녔기 때문에 내가 가진 것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 밖에 없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미 이사하면서 버려졌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걸로 가득 찬 이 공간이 참 감사하다. 


오늘의 음악 

10cm - Sleepless in Seoul 

샘김 - It's you 

콜드 - Love again cover 

TXT- Anti Romantic 

정승환 - 봄날 cover 


 => 글쓸 때 듣는 음악은 너무 시끄럽거나 빠르거나 고음이 있으면 좀 주의가 분산된다. 그래서 요새 듣는 음악은 보통 내 글 쓰는 속도와 비슷한 미드템포에 편안한 남자보컬 노래들이다. NELL-오분 뒤에 봐 같은 노래도 좋아하긴 하는데 가사가 너무 내 얘기라 과몰입되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노래는 일할 땐 안듣는다. 


오분 뒤에 봐
우리 함께 자주 가던 거기서 만나
정말 이러다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너무 후회할 것만 같아


허허..말이 너무 길어졌다. 


좋은 날이었다. 내일 밤에 편안하게 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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