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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상담사 Jan 12. 2024

박사 졸업을 앞두고

학위논문 최종본을 완성하고 나니 정말 박사졸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스물 다섯의 나는 어느덧 서른 중반을 향해 가고, 가진게 없던 대졸 도비는 마찬가지로 가진 것 없는 박사 도비가 되어있었다. 


늘 과제와 논문이 함께 해서 외롭지도 심심하지도 않았던 삶이었다. 연말이던 크리스마스던 언제나 해야할 것이 있었고 써야할 글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부터는 꼭 해야할 것이 없었다. 


놀랍도록 외롭고 놀랍도록 심심했다. 


마치 내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만 같았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찾아봐도 늘 보던 사람들이나 뭘 볼 줄 알지, 뭐가 있는지 뒤적거리다가 결국 한 편의 동영상도 틀지 못했다. 


많은 박사 졸업자들이 졸업 후 우울감을 경험하곤 한다. 마치 산후우울증처럼 논문을 '출산'하고 겪는 허망함과 상실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에겐 오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해방감 뿐인 즐거운 졸업일 줄 알았는데 나도 벌써 이런 외로움을 느끼는 걸 보면 우울감도 곧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푹 쉬고, 축하할 일은 거하게 축하하며 한 시대를 종결하고, 이제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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