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신자 Apr 24. 2024

밥 먹듯이 백성을 먹으면서

시편

죄악을 행하는 자는 다 무지한 자냐? 그들이 밥 먹듯이 내 백성을 먹으면서, 나 주를 부르지 않는구나.
(그러나)하나님이 의인의 편이시니, 행악자가 크게 두려워한다.
《시편 14편 4~5절》


우리는 착취가 당연해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마시는 커피, 제가 신는 신발, 제가 누리는 싼 값의 용품들에는 착취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착취의 그림자에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제3세계 어린아이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더 범위를 넓히면 동식물과 자연환경까지도 착취의 그림자가 가리고 있습니다.

가 착취의 그림자를 무시하고 아무 생각 없이 편리한 소비를 한다는 것은,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이 한탄하시는 '밥 먹듯이 내 백성을 먹는' 악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정치가도, 인권운동가나 환경운동가도 아니기에 이 착취의 그림자를 어떻게 공론화하여 사회•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더 솔직하게는 지금 누리는 싼 값의 소비를 그만두기가 어렵습니다. 매달 제3세계를 위해 후원금을 내지만 이 비용은 죄책감을 외면하는 비용이지 제가 소비한 행악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비용입니다.


저는 너무도 두렵습니다. '하나님은 의인의 편(의역하자면 하나님을 찾는 사람의 편)'이기에 하나님이 반드시 이 행악의 고리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때에 당연하게도 저는 이 모든 편익을 누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편익을 넘어 그때까지 누려온 모든 것에 대한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너무도 두렵습니다.


하나님께 저의 죄에 대한 해결을 간구하며,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악을 거부하는 길을 고민합니다. 간구와 고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도 없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