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나님, 온종일 불러도 대답하지 않으시고, 밤새도록 부르짖어도 모르는 체하십니다.
《시편 22편 2절》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엄청 화가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업무적으로 아주 간단한 요청을 했는데, 같은 요청을 몇 번이고 반복했음에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 화를 지혜롭게 다스려서 별일은 없었지만 퇴근길에서 나는 이런 사소한 일로 왜 이렇게 감정이 상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제가 도달한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내 존재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 뜻을 위해 살아가는 신실하신 분들, 그래서 기도의 응답을 매번 누리시는 분들을 부러워하는 평범한 저로서는 대답하지 않는 하나님이 많이 익숙합니다. 간절히 원했던 것을 새벽에 한 시간씩 몇 달을 그렇게 기도해 보았고, 주야로 하나님을 찾으며 제가 지금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들을 구해보았지만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살아온 연수 대부분 하나님은 저의 바람 앞에 침묵하셨고 저의 기도를 들어주신 적은 정말로 드물고 사소했습니다.
익숙하다고 해서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침묵하시는 하나님께 원망도 드리고 악도 써보고 고함도 질렀습니다. 심지어 이런 기도도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저에게 이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인 제 간절함을 들었다면 이렇게 놔두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만 말해 주십시오. 하나님이 저를 버리셨다면 버렸다고만 말씀해 주십시오.'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제가 느낀 감정은 존재가 부정당하는 고통이었습니다. 이제 믿을 존재는 하나님밖에 없는데, 아주 신실하게 침묵하시는 하나님에게 저는 정말로 저의 영혼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대답하지 않으시고 모르는 체하시는 하나님처럼 느껴지는 그 절망의 때에도,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오늘 시편 기자의 고백은 저에게 이렇게 다가옵니다.
'온종일 불러도 대답하지 않으시고, 밤새도록 부르짖어도 모르는 체하시는 하나님! 저는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원망하겠습니다!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기 때문에 나는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습니다!'
침묵하시는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입니다. 내 간절한 기도에 대답하지 않는 하나님은 내 하나님입니다. 내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 되시고, 나의 구원자 되시며, 나의 피난처가 되십니다. 이 사실을 잊지 않고 실망과 낙담 사이에서도 믿음으로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