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슬슬 경력 관리를?
마케터로 활동한 지 3년이 되어가고 있다. 불현듯 그동안의 경력을 한 곳에 정리하고 싶어졌다. 무언가를 바라고 만들려는 건 아니었다. 그동안 주어진 업무에 앞만 보고 달리다가 이번 기회에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현재 나의 위치를 파악해보는 순간이 될 것 같았다. 만들고 나니 정말로 그랬다. 좋았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PPT일 것이다. 슬라이드 별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경력 등을 정리하면 보기도 좋고 인쇄해 면접 자리에서 어필하기도 편한 방법이다. 그런데 나는 경력 포트폴리오 겸 <퍼스널 브랜딩 페이지>를 구축하고 싶어서 Notion이라는 솔루션을 활용했다. 이미 회사 소통 툴로 사용하고 있어서 사용하기 어렵지 않았고, SNS처럼 고유한 페이지 링크가 생긴다는 점, 무료라는 점, 특히나 별로 꾸미지 않아도 예쁘다는 점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앞서서 이미 만들어진 사례가 있는지 검색했다. 물론 세상엔 능력자는 많았고,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분들이 많구나 새삼 놀랐다. 위축되지 말자, 나도 이제 경험을 만들어갈 거니깐!! (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참고하기 좋았던 곳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몇 년 전 게시물이지만 지금 봐도 잘 만들었다.
▶ 이력서/경력 관리 포트폴리오의 정석인 것 같다. Notion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핵심 기능을 알려주어 처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분들은 따라 하기 좋을 것 같다. 마지막에 공유 링크까지 만드는 법도 알려준다. 기승전결 완벽!
▶ 마케터 포트폴리오를 검색하다가 발견했다. 마케터 직무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면모까지 페이지에 잘 드러났다. 다양한 활동을 즐기기 좋아하는 타입이라면, 이 분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Notion의 기능을 가장 똑똑하게 활용하는 분인 것 같다. 보유 스킬부터 경력까지 가시성 있게 정리했고, 특히 우피라는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분석까지 가능하다는 게 신기했다. 내 포트폴리오를 보는 이가 누구일까, 타겟부터 정립하고 구축하는 것부터 시작해 내용이 탄탄했다.
# 제목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이다. 제목 한 줄에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었다. 고객을/브랜드를/콘텐츠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즉 생산자가 되고 싶었다.
# 소개
일에 대한 가치관을 표현하고 싶었다. 마케터는 협업하는 순간이 많기 때문에, 함께 일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 더불어 내가 생각하는 직무 정의를 보여줌으로써 전문성을 드러내려고 했다.
# 나의 일터
경력 사항과 그곳에서 배웠던 점을 한 줄로 적었다. 아직 한 곳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이직하게 된다면, 이 부분은 자연스레 채워질 것 같다.
# 나의 일/일/일
나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3가지로 경험을 정리했다.
커리어를 위한 일(=업무 경력 사항)
즐거움을 위한 일(=취미)
시야를 넓히기 위한 일(=Input 만들기)
# 보유 스킬
내가 가진 기술을 자신 있는 순대로 나열했다. 가독성 있게 4가지 파트로 구별했다. 적고 보니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아무래도 스타트업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제너럴하게 업무를 커버하다보니, 이렇게 다양한 스킬을 가진 인재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것 또한 도움을 받았던 <면접왕 이형> 님의 영상이 있다. 무작정 나열하지만 말고, 과거의 경험을 재해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아래 항목을 위주로 기술한다면 경력 기술서 & 경력자 포트폴리오는 90% 완성된다. (역시나 이론은 쉽지만 실전은 어려웠다. 특히 핵심 성과를 숫자로 기입하는 게 만만치 않았다)
업무명
- 기간 : 21/12/01 ~ 22/12/20
- 핵심 성과 (결과 중심) : 기존 대비 효율 20% 증가
- 핵심 성과 (과정 중심) :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행한 과정
- 역할 :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내가 담당한 역할
- 획득 역량 :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얻은 역량
1) 성과 관리는 그때그때, 결과물도 그때그때 정리하자! 나는 3년 치의 업무를 되돌아보느라 유실된 자료도 있었고, 특히 성과를 다시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미리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자.
2) 커리어 패스를 생각하고, 액션 플랜을 꾸려나가자! 지금 내 직무에서 다음엔 어떤 직무로 확장해나가면 좋을지, 그를 위해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세세하게 적어보면 좋겠다. (참고 : 오타니의 만다라트 기법)
3) 주마다 혹은 월마다 회고하는 습관을 가지자! 지난주엔 내가 무엇을 이뤘고, 어떤 피드백을 받았는지, 아쉬웠던 점을 다음 주엔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발전하는 자세를 가지려면 회고가 꼭 필요하다.
지난 3년 간을 돌아보며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만들어봤다. 흩어져있는 경험들이 한 데 모아져, 과거의 아쉬움을 파악하고 미래의 커리어 계획을 세우는 데 분명 도움이 되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출발했지만, CRM 마케팅 업무 범위로 확장해나가고 싶다고 다시 한번 생각이 들었다. CRM 마케팅은 아직 기본 중의 기본만 맛 본 상태여서, 앞으로는 좀 더 딥하게 업무를 경험해보고 싶다. 위에 적은 것처럼 커리어를 확장하기 위한 액션 플랜 아주 상세하게 고민해봐야겠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거나,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환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