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해있어요

by 감성현

난 여전히 취해있어요

비틀대는 걸음

풀린 다리만큼 시선도 비틀거리죠

차디찬 바닥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요

굳어가는 표정과 시간 속 난 취해있어요


어른의 다리들과 아이들의 시선이 보여요

멀리 돌아 흘러가는 빗물처럼 날 피하죠

차라리 고마운 거죠

세상과 멀어지는 내 모습은

날 더 피해 줘요 날 더 밀어줘요


그런 나와 그런 날들이 흐르고

찾아온 건지 지나치던 순간인지

마주한 건 그대네요

차디찬 바닥에 차가운 바람이 불던 날

굳어가는 표정으로 우는 건가요


다가오지 말아요 도망치게 말아요

그냥 그대로 날 밀어내요

그렇게 그냥 날 외면해줘요

난 여전히 취해있으니까요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이대로 그대로 머물고만 싶어요

멎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마지막이길 원하죠


울지 말아요

날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요

일어나고 싶지 않아요

일으키지 말아요

날 그냥 내버려 둬요


난 여전히 취해있어요

영원히 깨지 않길 바라죠

내 남은 모두 꺼져가요

그대도 그만 꺼져요


그러지 마요

울지 마요

날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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