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빈자리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by 감성현

2022년 4월 18일 저녁 7시 57분.

엄마는 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오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난 한 달은,

감정이 요동치는 한 달이었다.


꿈에 자주 나온 엄마가 너무 현실 같아서,

돌아가셨다는 것도 있고 반나절을 지내다가,

아.... 하고 뒤늦게 깨닫고 멍하니 서있는 순간이 많아졌다.


꽤 젊었을 때 독립해서,

일 년에 몇 번 찾아뵙던 엄마라,

전화도 자주 하지 않았던 엄마라,


내 생활에서

엄마의 빈자리를 크게 느낄 수 없지만,


늘 같은 자리에 있어서,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엄마의 품이,

이제는 없어졌다는 걸을 인지하는 순간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20191204

교모세포종.

뇌종양 중에 가장 악질.

수술로 도려낼 수 있는 부위면 수술을 진행하지만,

뇌라서,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엄마가 교종세포증에 걸린 건,

교통사고처럼 조심하지 않아서 다친 게 아니다.

뭘 어떻게 주의를 하고 살면, 그 병에 걸리지 않는단 말인가.


자꾸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자꾸 신경질이 나.”,

“손목이 아파.” 라고 했던 말들을,

어쩌면 교모세포종 때문이었을지도 모르는데,

그 말들은 전부 다 놓쳤다는 사실이다.

단 한 번도,

"왜 아프지?"

라고 묻지 않았다.


솔직히.

귀찮아했던 것 같다.

솔직히.

나이 들면 다 아프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X발....

그때 물어봤다면,

그때 병원에 가봤다면.

조금은 더 오랫동안 엄마랑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엄마를 살릴 수 없다고 한다.

치료하면 낫는다 같은 일은 없다고 한다.

단지 수명이 아주 조금 더 늘어나거나,

조금은 더 일상에 가깝게 생활을 할 수 있게 할 뿐이라고 한다.

엄마가 죽는다.


그냥, 엄마가.

그 뻔하디 뻔한 인사말처럼.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너 엄마랑 친하지도 않았잖아.”

우울해하는 내 표정을 읽은 형은,

그런 내가 안타까웠는지,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한 말이지만, (표정에서 알 수 있다)

그 말을 듣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도 그렇게 생각할까?

갑자기 왜 엄마를 걱정하냐고.

평소엔

찾아오지도 않고,

안부 전화도 잘 안 하고,

그냥 니 삶 살기에만 중요하더니....

갑자기 왜 엄마를 생각하냐고 말이다.

어쩌면,

엄마가 엄마를 걱정하는 날 낯설어할지도 모른다.


난,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온 걸까.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제대로 살아온 게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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