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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숙자 Jan 30. 2017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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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2003)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다. 특히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란 영화를 보면 '아 세상에는 이런 사랑도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 영화를 볼 때 매번 느끼는 거지만, 영화 자체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조제와 츠네오의 러브스토리를 그들의 일상을 통해 소소하지만 따스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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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신 불구 장애인으로 세상과 소통을 단절하고 골방에 틀어박혀 살기만 하던 조제에게 츠네오는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주고 그녀의 다리가 되어준다. 참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순간을 담은 장면이었는데, 여느 사람에게 사소한 일상조차 조제에게는 '충격적이고, 새로운 것'이라는 느낌을 준 잇신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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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걸을 수 없는 그녀에게 다리가 되어주고 세상을 향한 통로가 되어주는 것이 츠네오가 조제를 사랑한 방식이었고, 제목에서처럼 동물원의 '호랑이'와 수족관의 '물고기' 또한 조제가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되었음을 상징한다고 짐작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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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와키 치즈루가 맡은 배역인 조제가 보여준 다양한 모습은 마지막 이별 장면을 위한 재료로 손색이 없었다.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호기심 가득한 영락없는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또 어떨 때는 무뚝뚝하고 시크한, 그리고 계란말이 잘하는 참한 여자. 마지막에 떠날 준비를 하는 츠네오의 뒷모습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장면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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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별할 때에도 담담하게 서로를 놓아줄 수 있었다. 마치 이미 결말을 안 채로 읽는 소설처럼 말이다. 하지만 결말을 안다고 해도 버리지 못하고 집 안 어딘가에 소중하게 간직한 소설처럼, 먼 훗날 돌이켜보면, 그 둘은 아마 서로에게 아련하고도 그리운 '첫사랑'같은 존재로 남아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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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평생 진짜 호랑이를 볼 수 없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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