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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숙자 Feb 01. 2017

카나코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해. '갈증'

https://www.instagram.com/sukja07/


갈증 (The World of Kanako, 2014)


이 영화 세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갈증의 온도만큼이나. 


  일반적으로 갈증이라는 단어는 목이 마른 상태를 표현하지만, 어떤 것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표현할 때 은유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표면상으로는 은퇴한 형사가 실종된 딸을 추적하는 내용이나, 저마다 품고 있는 갈증을 '해결'이 아닌 '해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키카주(야쿠쇼 코지)가 딸을 찾는 목적 역시 자신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란 것을 알 수 있다. 연이은 겁탈. 그리고, 계속적으로 타인에게 퍼붓는 욕들. 모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에게 있어서 갈증이란, 과거 자신의 아내 키리코(구로사와 아스카)의 불륜으로 인한 가정에 대한 트라우마다. 실제로 중간에 TV에서 방영된 행복한 가정을 묘사하는 광고를 반복하여 그의 시선에 비춰준다. 




  실종된 딸인 카나코(코마츠 나나)의 갈증을 표현하는 방법은 참신했다. 어린 나이에도 성매매, 마약, 살인방조죄 등 경중이 높은 범죄만 저지르고 다녔지만,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는 콘셉트로 포장된 그녀는 관객에게 다소 신비로워 보일 뿐이다. 몽롱하고 기묘한 그녀의 행동들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화 속 '하얀 토끼'를 쫓아가 버리고 만다. '갈증'의 영문 제목이 'The world of Kanako'인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카나코의 세계 안에서 발버둥 치고,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욱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게 되는... ㅤ 



  '곡성'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쿠니무라 준, '비몽'과 '심야식당'으로 익숙한 오다기리 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츠마부키 사토시 등 반가운 얼굴들이 다수 포진되어있는 것도 볼거리다. 다만, 이러한 조연들의 가미에도 불구하고,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그리고 카나코의 세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이 관객이 보기에 절대 정당화될 수 없는 '도덕적 잣대'에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엘리스'라는 동화의 몽환적인 요소로 영화를 포장해야 되는데, 선정, 자극, 요란함을 모두 담기에는 포장지가 부족했다는 소리다. 


  주인공인 아키카주는 마지막까지 망망한 설원에서 딸인 카나코의 시체를 파헤쳐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갈증이 그녀를 찾음으로써 해소될지 안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영화를 본 우리는 아직도 목마르다는 점.

아빠는 실종중, 엄마는 연애중, 외톨이인 나는 낙하중.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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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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