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스타그램, 토스… 처음엔 다 ‘이랬습니다’
전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
전 세계 20억 명이 사용하는 SNS, 인스타그램
세계 2위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
글로벌 1위 OTT 넷플릭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사용자 수, 전 세계적 브랜드 인지도, 매출, 영향력까지…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인류가 만든 브랜드들 중 손에 꼽힐 만한, 말 그대로 ‘성공한 브랜드’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브랜드들, 처음부터 이렇게 멋졌을까요?
로고도 세련되고, 철학도 분명하고, 콘셉트도 탄탄한 지금의 모습이 처음부터 갖춰져 있었을까요?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온 ‘성공 신화’가 아니라 그 브랜드들이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브랜딩의 관점에서,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그리고 초기에는 얼마나 엉성했는지를 과거 앨범을 한 장씩 넘기듯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최근에 어렸을 적 사진이 담긴 ‘추억 앨범’을 꺼내 본 적 있으신가요?
명절에 꺼내보는 그 앨범 속에는 귀엽지만 어딘가 어설픈, 심지어 ‘흑역사’라고 부를 만한 모습들도 함께 담겨 있곤 합니다.
브랜드에게도 그런 ‘어린 시절’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글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 검색의 90%를 점유하는 거대한 기업이지만, 구글의 시작은 1996년, 스탠퍼드 대학교의 두 대학원생이 만든 작은 실험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이름은 ‘BackRub’. 많은 분들이 이 이름조차 생소하실 겁니다. 구글의 전신인 'BackRub'이 ‘Google’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달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1998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구글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로고는 컬러풀한 워드아트 느낌에 무료 그래픽 툴로 만든 듯한 어설픈 타이포에 그림자 효과까지 가득했고, 디자인 정체성이나 미학적 통일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UI는 지나치게 단순해 허전할 정도였고, 광고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어설픈 구글에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그 단순한 첫 화면 너머에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접근하고 유용하게 만들자’는 뚜렷한 방향성과 철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구글은 겉보기에는 미숙했지만 브랜드의 본질과 문제 해결 의지는 처음부터 명확했던 브랜드였습니다.
구글의 ‘어린 시절’은 마치 엄마가 사다 준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아이처럼 촌스러웠지만 진정성이 있었고, 그 방향성이 시대와 강하게 공명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은 ‘Burbn(버번)’이라는 전혀 다른 이름의 서비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Burbn은 처음에는 위치 기반 체크인 기능, 사진 공유, 포인트 적립 등 당시 유행하던 여러 기능을 한데 섞은 복잡한 서비스였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브랜딩도 사용자들에게 명확히 각인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창업자들은 유저들이 ‘사진 공유’ 기능에 가장 큰 흥미를 보인다는 사실을 빠르게 파악했고, 그 하나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인스타그램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었고, 당시 인스타그램이 선택한 브랜딩 모티프는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였습니다.
빠르게 찍고, 바로 확인하고, 주변에 보여주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폴라로이드는 사진을 찍고, 공유하고, 반응을 주고받는 감각과 매우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초기의 인스타그램은 그러한 감성을 기반으로 카메라 아이콘, 필터 효과, 심플한 UI 등을 설계하며 ‘폴라로이드의 감성’을 브랜드 자산으로 쌓아갔고 이 전략은 정확히 적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꾸준히 사용자 환경과 디자인, 브랜딩 요소들을 점진적으로 업데이트하며 브랜드를 리뉴얼해 왔습니다.
그리고 2022년, 인스타그램은 메타(META)의 크리에이티브 팀 주도로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합니다.
당시의 리브랜딩 핵심 목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맞춤형 서체 개발 – 다양한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일관된 정체성 전달
더 밝고 깊은 그라데이션 – 생동감 있는 감정과 에너지 표현
모듈형 디자인 시스템 구축 – 다양한 플랫폼에서 응집력 유지
이는 단순히 ‘앱 아이콘 교체’가 아니라, 브랜드의 언어 자체를 새롭게 설계한 작업이였습니다.
정리하자면, 인스타그램은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에 적절한 콘셉트를 입힌 뒤, 브랜드 언어를 재정립하며 더욱 큰 플랫폼으로 도약했습니다. 이러한 진화 과정을 통해 세계 최대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맥도날드도 그랬고, 넷플릭스도 그랬고, 페이스북도, 네이버도, 토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브랜드는 끊임없이 진화합니다. 그리고 그 진화는 대부분 ‘계단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비유하자면, 피츄가 피카츄가 되고, 피카츄가 라이츄가 되는 것처럼 단계별로 변화를 거듭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는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시장과 사용자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피드백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꾸준히 조정되어 갑니다.
이러한 ‘점진적 변화의 시간’ 동안 브랜드는 사용자 경험을 다듬고, 시각 아이덴티티를 실험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정제합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 컬러가 주황색이었다면 더 밝은 주황으로 바꿔 보거나, 채도를 높이는 등 작은 조율이 계속 반복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쌓여 더 큰 변곡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변곡점에서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메시지를 재정의하며 때로는 로고나 이름까지 바꾸게 되는 순간, 바로 ‘계단식 진화’의 시점입니다. 우리는 이를 ‘리브랜딩’ 또는 ‘브랜드 리뉴얼’이라 부릅니다.
포켓몬과의 차이가 있다면, 피츄의 진화는 라이츄에서 멈추지만 브랜드의 진화는 끝이 없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살아 있는 한, 진화는 계속됩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완성형으로 탄생하는 브랜드란 없습니다.
우리가 멋지다고 느끼는 브랜드들도 모두 긴 여정과 복잡한 성장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시작은 작고 어설퍼도 괜찮습니다. 브랜드도 사람처럼 자랍니다. 유년기의 어색함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초기부터 완벽한 것을 만들려 애쓰다 멈춰 서는 것보다 하면서 찾아가는 것이 진짜 브랜딩입니다.
결국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건 ‘실행’입니다. 지금은 멋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행의 반복이, 결국 여러분을 멋진 브랜드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브랜드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디그에이의 브랜딩관점으로 분석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
영상으로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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