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검은색을 사진에 담는 방법

빛을 가리면 드러나는 색깔, 검은색. 태양을 바라본 사람의 등 뒤로 그림자가 지듯, 필름에 빛이 닿지 않으면 검은색이 발한다. 즉, 아무것도 닿지 않아 나타나는, 無의 색이 검은색인 것이다. 그렇다 해서 아무 의미가 없는 색은 아니다. '여백의 미'라는 말이 있듯, 검은색은 비어 있음으로써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시골 밤을 희미하게 수놓는 반딧불이처럼, 야근하고 지친 나를 달래주는 도시의 야경처럼. 비어있는 검은색은 조연으로서, 그 어떤 색보다 주연을 빛나게 하는 색이 될 것이다.


20250903_032204 (21).jpg 일본은 낮은 건물이 많아, 밤하늘 배경의 사진을 담기 편하다.


20251003_062224 (19).jpg 여행과 마을 축제가 우연히 겹쳤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손꼽히는 여행으로 기억됐다.




미술 시간에 다들 팔레트를 사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팔레트에 짜놓은 다양한 물감을 한 데 섞으면, 검은색이 된다. 이 검은색은 빛에서의 검은색과는 다르다. 비어있는 색이 아닌 색깔로 가득 찬 검은색이 된다. 주연이 될 수 있는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그 모든 색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이런 검은색은 배경이 아닌, 주인공이 된다.


20240612_074821 (1).jpg 노을 하늘에 노출을 맞추고 찍은 사진. 검은 실루엣의 사람이 주인공인 사진이다.


20240723_064757 (26).jpg 윤슬이 너무 밝아 사람들이 검은색 실루엣이 됐다. CG로 사람만 지운 것 같은 사진이다.


작가의 이전글100개의 필름, 100번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