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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주 Aug 10. 2021

[김은주의 핫트랙]

LUVAN (러반) [intoluvan]

LUVAN 싱글 [Intoluvan] 커버



시간의 중력에 끌려가는 삶은 결국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의미한 자기 복제가 찍어낸 조악한 일상은 삐뚤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걷고 있는 그 길 위에 넘어져 있는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아티스트 LUVAN이 있다. 당신의 허다한 절망을 덮어줄 무한대의 멜로디를 가득 예고한 채. 


LUVAN은 신예 싱어송라이터로서 대중 앞에 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프로듀서, 작곡가, 작사가 등 LUVAN을 설명해줄 명함은 이미 여러 개다. 뮤지크 소울차일드, 디안젤로, 맥스웰, 에릭베넷 등 네오 소울의 대표 주자들에게 마음을 빼앗긴 청춘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데뷔 싱글 'INTOLUVAN'만큼 LUVAN을 또렷하게 설명해줄 다른 수식어를 찾기 어렵다. 오직 음악이야말로 LUVAN을 가장 사실적으로 정확히 드러낼 수 있는 증거물이다. 


'INTOLUVAN'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누구나 꿈꿔왔지만 아직 정복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한 발짝 들어간 착각을 준다. 음악의 베일에 가려진 LUVAN의 그림자를 본 느낌이랄까. 'INTOLUVAN'은 단순함의 미학을 들려준다.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만으로도 신비로운 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데뷔 싱글로 손색없다는 그의 자신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트랙이 나의 데뷔곡이란 확신', '이제 난 내 음악을 듣지'라는 노래 속 가사처럼 말이다. 


네오 소울을 기반으로 알앤비, 앰비언트 뮤직,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의 느낌을 동시에 주는 것도 특징이다. 퓨쳐알앤비(Future R&B)에 가깝지만 한 장르로 분류하기에 고민이 따르는 풍성함이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독특한 멜로디를 추구하려는 LUVAN의 고집스러움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또한 노래 중간에 들어간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변주는 지루할 틈이 없게 멜로디를 이어낸다. LUVAN만의 재치이다. 앞으로 들려줄 음악도 절대 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다짐처럼. 


LUVAN의 독특한 음악 세계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워싱턴대학교 셰인트 루이스에 재학 중인 창작 아티스트 윤 홍(Yoon Hong)도 그에게 힘을 보탰다. 화려한 색감으로 신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의 미술 세계가 LUVAN의 참신한 음악과 맞닿았다고 느꼈기 때문. 둘 다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아티스트다.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윤 홍이 디자인한 앨범 재킷에는 LUVAN의 실제 눈이 삽입됐다. 


LUVAN과 윤 홍이 콜라보한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토끼와 달팽이가 만나 전혀 다른 존재로 뒤바뀌는 모습을 그렸다. 다른 영역에 존재하던 자아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새로운 존재를 발견하듯 LUVAN으로 피어날 무한한 음악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세계 3대 스튜디오 중 하나인 메트로폴리스의 대표 엔지니어이자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인 스튜어트 혹스(Stuart Hawkes)이 직접 'INTOLUVAN'을 마스터링에 참여해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시켰다. 


LOVE와 AND를 합한 LUVAN. 이 세상 진리 중 가장 강력한 사랑, 그 안에서 LUVAN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AND 뒤에 올 LUVAN의 음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INTOLUVAN'으로 지루한 일상 속에서 작은 흥미를 발견했다면 곧 출시될 두 번째 싱글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내년 초 정규 앨범을 통해 LUVAN이라는 퍼즐이 완성된다. 


글.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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