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 업체가 만든 셰어하우스, 어떻게 생겼을까?
9월 말. 인생의 최대 빅이벤트를 한달도 채 남기지 않고 나는 갑자기, 뉴욕 출장을 가게 됐다.
'세계인의 집' 기획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기획 회의를 하던 중 솔깃한 정보를 들었다. 코워킹 스페이스 위워크가 본점이 있는 월스트리트에서 셰어하우스(코리빙) 서비스인 '위리브(WeLive)'를 새로 시작했는데, 단기 숙박도 받고 있다는 것.
바로 예약을 시도했고, 총 4박 예약에 성공했다.
내가 예약한 곳은 원베드룸 유닛. (무려 남자인!) 동행 연구원과 함께 숙박해야 하는 터라 방은 하나지만 침대는 두 개인 곳으로 잡았다.
내가 예약한 9월 중순 시점에는 1박당 196달러였는데, 가격이 무지하게 올랐다. 연말 Holiday Season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릴 계획이 있는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정신없이 떠난 뉴욕 출장길. JFK공항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걸려 위리브 월스트리트에 도착.
체크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여느 호텔처럼. 선입금(그렇다. 여기는 예약 시 선입금-deposit을 받는다) 때 썼던 카드와 여권을 주면 뚝딱, 카드키를 만들어준다.
위워크와 위리브가 같은 건물에 있지만, 위리브 카드키로는 위워크 건물에 들어갈 수 없다. 또 배정된 층이 아닌 다른 층 탐방도 갈 수 없다. 우리의 원베드룸 유닛이 위치한 층은 18층. 옆집에는 장기 거주자(로 추정되는) 분들이 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위리브 장기거주자들은 대략 10여명. 이 중 절반이 애완동물, 그러니까 강아지를 데리고 살고 있다.
뉴욕 특파원 선배 말을 빌리자면
"뉴요커는 외롭다" 고 한다. 내 눈에도 그래 보인다.
래브라도 같은 아주 큰 견종도 이곳에 산다. 우리나라 아파트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애완동물 관련한 에티켓 안내문을 한 장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에티켓을 넘나드는 반려견이나 반려견주인도 보지 못했다.
4박을 하며 방에서 개짖는 소리를 못 들었으니 방음이 무척 잘 되어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위리브 원베드룸 1801호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입구는 이렇다. 매끈 새것의 느낌이 물씬 난다. 입구를 지나 있는 거실의 소파베드. 소파를 잡아 내리면 침대가 되는 '머피 베드'다. 오른쪽 사진은 방에 있는 침대. 두 침대 모두 퀸사이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엌의 보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이다. 필요한 식기와 조리도구들이 모두 구비되어 입주 시 새로 살 필요가 없어보인다.
보다시피 뉴욕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스타일(이라고 들었다)로 꾸며져있다. 집 안의 스위치 등도 최소한의 자리만 차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어느 스위치가 뭘 작동시키는건지 몰라 꽤나 애를 먹었다.
우리나라의 셰어하우스는 주로 1인 가구가 여럿 모여살도록 돼있다. 위워크가 만든 위리브는 다인 가구 역시 거주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한국의 셰어하우스도 이런 형태로 진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