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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가상휴먼을 통한 브랜드마케팅: 신세계 프로젝트

by 유훈식 교수

버추얼 인플루언서 브랜드 마케팅의 부상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즉 가상 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사람이 아닌 AI 기반의 가상 모델들이 SNS 스타로 활동하고, 광고 모델부터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 심지어 방송 프로그램 출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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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은 실제 연예인에 비해 사생활 스캔들의 위험이 없고 24시간 활동이 가능하며, 기업 입장에선 브랜드에 “첨단”, “젊은” 이미지를 부여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생성형 AI 등 기술 발전으로 제작 비용이 크게 낮아진 것이 기업들의 러브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신세계그룹도 “리테일(소매)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라는 전략 기치 아래 독자적인 버추얼 인플루언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신세계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 개요

신세계그룹은 2022년부터 자체 가상 인간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습니다. 그 첫 결과물이 영원한 20살이라는 뜻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와이티(YT)”였습니다. 와이티는 신세계그룹과 AI 그래픽 전문 기업 펄스나인(Pulse9)의 협업으로 탄생한 Z세대 콘셉트의 가상 인간입니다. 자유분방하고 유행에 민감한 성격에 보드·서핑·골프 등 스포츠를 즐기고, 환경 보호에도 관심이 많은 캐릭터로 설정되어 2022년 3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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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초반에 신세계그룹 소속임을 숨긴 채 SNS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티는 삼성전자, 매일유업, 파리바게뜨 등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었고 팔로워 2만 명을 빠르게 모았습니다. 기업들도 계약 체결 후에야 그녀가 신세계가 만든 가상 인간임을 알게 될 정도로, 와이티는 자연스럽게 MZ세대와 소통하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신세계는 와이티를 통해 리테일테인먼트(Retail+Entertainment) 전략의 가능성을 시험했고,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주는 새로운 콘텐츠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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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티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세계그룹은 2025년 초에 더욱 대규모의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를 선보이게 됩니다. 바로 신세계그룹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랜더스 쇼핑페스타’를 위해 기획된 18명의 버추얼 아이돌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계열사별 특징을 반영한 AI 모델 18명을 한꺼번에 공개하여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랜더스 쇼핑페스타에 신선한 재미를 더하고자 18명의 외계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는데, 이들은 단순 이벤트 모델을 넘어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아이돌 캐릭터로 기획되었습니다.


신세계 버추얼 아이돌의 설정과 특징

신세계표 버추얼 아이돌 18인은 각기 캐릭터와 콘셉트, 세계관을 부여받았습니다. 각 캐릭터는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대표하면서 그 브랜드만의 매력 포인트를 의인화하고 있습니다. 겉모습은 모두 현실의 아이돌처럼 세련되고 매력적인 MZ세대 외모를 지녔지만, 설정상으로는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스토리텔링을 강화했습니다. 아래 몇 가지 주요 캐릭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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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 ‘신백호’: “보법이 다른 우주 최강 귀족”이라는 수식어처럼, 품격과 카리스마를 지닌 외계 귀족 캐릭터입니다. 백화점의 럭셔리한 정체성을 반영하여 우아하고 기품 있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름 ‘신백호’는 신세계백화점의 앞글자를 딴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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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 ‘아트(Art)’: 알뜰살뜰 우주 최강 월급 지킴이라는 콘셉트로, 가계에 보탬이 되는 실속파 캐릭터입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가성비 이미지를 반영하여,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고 가족적인 친근함을 주는 든든한 친구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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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 ‘지에이’: 신세계가 인수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우주 최강 쇼핑 큐레이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습니다. 풍부한 상품 지식을 가진 쇼핑 도우미 같은 이미지로, 고객에게 첨단 큐레이션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G마켓의 강점을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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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트레이더스 – ‘TR’: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장을 볼 때 같이 가면 좋은 근육질 친구”인 TR을 탄생시켰습니다. 대용량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 특성을 살려, 힘이 세고 체격이 건장한 캐릭터로 디자인되었습니다. TR은 함께 쇼핑 가서 짐을 들어줄 것 같은 든든한 쇼핑 파트너로 그려집니다.


이 외에도 신세계 그룹의 여러 사업부를 모델로 한 다양한 외계인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각 캐릭터의 이름과 설정에는 해당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녹아 있으며, 아이돌 그룹의 멤버처럼 개성 넘치는 외모와 성격을 부여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18명의 캐릭터 중 상당수가 잘생긴 남성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캠페인 스토리상 여성 주인공을 설레게 할 “미소년 아이돌” 컨셉을 취한 것으로, 주 소비층인 2030 여성들에게 어필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물론 일부 캐릭터는 세련된 여성의 모습이거나, 독특한 개성을 지닌 중성적인 이미지도 있어 다양한 고객층의 호감을 얻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마케팅 채널과 활용 전략

신세계그룹은 이 버추얼 아이돌들을 다양한 마케팅 채널에서 입체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행사 홍보 포스터에 캐릭터 이미지를 넣는 수준을 넘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전개한 것이 특징입니다.


SNS 콘텐츠 및 바이럴:

랜더스 쇼핑페스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여 18인 외계인 멤버들의 프로필 소개와 티저 이미지를 연속 공개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좋아하는 것, 성격, 유행어 등을 담은 짤이나 소개글을 올려 팬덤 형성을 유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웹 예능이나 아이돌 콘텐츠를 소비하듯 자연스럽게 브랜드 메시지를 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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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 및 UGC: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투표 이벤트와 SNS 공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랜더스 쇼핑페스타 공식 홈페이지에서 마음에 드는 외계인에게 투표할 수 있게 하였고, 투표에 참여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각 계열사별 경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했습니다. 투표는 행사 기간 내내 진행되어 누가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지 실시간 순위 경쟁이 이뤄졌고, 이를 지켜보는 재미도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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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라이브 및 커머스:

신세계는 이미 앞서 와이티를 SSG닷컴의 라이브 쇼호스트로 투입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랜더스 쇼핑페스타 기간 중에도 일부 캐릭터들은 SSG닷컴의 라이브방송이나 온라인 광고 영상에 등장해 상품을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G마켓 캐릭터 ‘지에이’는 행사 특가 상품을 큐레이션해주는 쇼핑 큐레이터 영상을 SNS 라이브로 진행했고, 이마트 캐릭터 ‘아트’는 행사 기간 절약 꿀팁을 알려주는 쇼트 클립에 등장했습니다 (가상 캐릭터를 실제 쇼핑호스트처럼 활용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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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신세계 버추얼 아이돌들은 멀티채널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에 서서,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을 이끌어냈습니다. 단순히 예쁘장한 가상 모델을 광고에 내세운 것이 아니라, 캐릭터 세계관을 설계하고 이를 콘텐츠화하여 소비자가 즐길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메시지의 자연스러운 전달과 호감도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입니다.


소비자 반응 및 참여도

신세계의 이색적인 시도에 대한 초기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18명 버추얼 아이돌이 공개되자마자 신세계그룹 공식 유튜브와 SNS 계정의 트래픽이 급증했고, 2030 세대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확 달라진 쇼핑 축제”라는 평가와 함께 참신한 시도라는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각 캐릭터별로 개인 팬들이 생겨날 정도로 관심이 높았는데, 댓글에는 “〇〇(캐릭터 이름)에게 투표했다”, “△△ 캐릭터 너무 설렌다” 등의 참여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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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이벤트에도 많은 소비자가 참여하여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신세계 측 발표에 따르면 행사가 중반에 접어든 시점까지 수만 건 이상의 투표가 집계되었고, 최종적으로 집계된 소비자 투표수가 상당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벤트 경품 물량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등에서 해시태그 #랜더스쇼핑페스타를 단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며 입소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밈(meme)이나 패러디 콘텐츠도 등장하여, 18인 가상아이돌은 짧은 기간에 온라인 밈 문화의 일부로 녹아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반응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예쁘긴 한데 약간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 너무 사실 같아서 오히려 불편한 느낌)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결국 가짜인 것을 알면 흥미가 식지 않을까”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이는 가상 인간 마케팅의 딜레마로 종종 지적되는 부분인데, 신세계도 이를 인지하여 캐릭터의 스토리와 상호작용에 집중함으로써 단순히 얼굴만 내세우는 것을 피했습니다. 실제로 18명 캐릭터 모두 개성과 서사가 뚜렷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AI 치고 생각보다 정이 간다”, “진짜 아이돌처럼 응원하게 된다”는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신세계 브랜드 정체성과의 연계

신세계그룹의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는 브랜드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전략적 행보입니다. 우선 신세계란 이름 자체가 ‘새로운 세계’를 뜻하는데, 우주에서 온 가상 아이돌이라는 콘셉트는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창의적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새로운 세계에서 온 존재들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준다는 이야기로, 신세계그룹이 추구하는 혁신성과 즐거움을 상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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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열사의 캐릭터가 서로 교류하고 한 스토리 안에 묶이면서, “신세계=재미있는 브랜드”라는 공통 이미지를 심어준 것입니다. 이처럼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브랜드 정체성을 가상 휴먼들을 매개로 표현함으로써, 신세계그룹은 자신들의 슬로건인 “신세계가 열리다”를 실제 마케팅 콘텐츠로 구현해낸 것입니다. 그룹 크리에이티브랩 담당자의 말처럼 “리테일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새로운 실험”으로서, 신세계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드러낸 캠페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 브랜드 마케팅과 디자인 기술 역량의 중요성

신세계 버추얼 아이돌 사례는 AI 시대에 디자인 기술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제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제품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창조하는 데 있어 AI 기반의 디자인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결론적으로, 신세계그룹의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는 AI 시대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연 사례입니다. 브랜드 마케터에게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이제 디자인 기술 역량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의 핵심 자산이라는 것입니다. AI를 활용한 가상휴먼과 콘텐츠 제작 능력이 곧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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