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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불안 김햄찌’로 살펴보는 AI 유튜버의 시대

by 유훈식 교수

AI 기술 발달과 가상 유튜버의 등장

최근 생성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이미지・영상・음성 등 미디어를 사람처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제 실제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AI 캐릭터가 마치 현실 인물인 것처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실제로 2025년의 유튜브 숏폼(Shorts) 시장은 이미 각종 양산형 AI 영상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공 사례가 있으니, 바로 귀여운 햄스터 직장인 캐릭터 유튜버 ‘정서불안 김햄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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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버추얼 유튜버(Vtuber)나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있었지만, 과거에는 사람 목소리와 움직임을 합성하거나 모션캡처로 캐릭터를 움직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생성형 AI는 캐릭터의 생김새부터 표정, 목소리, 심지어 움직임과 대사까지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놀랍게도 카메라 앞에 실제 사람이 없고, 목소리도 연기도 전부 가짜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인간보다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AI 유튜버가 등장한 것이다. ‘정서불안 김햄찌’의 폭발적 인기는 AI로 만든 콘텐츠가 얼마나 공감과 재미를 줄 수 있는지 보여주며, AI 유튜버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정서불안 김햄찌’는 누구?

AI 햄스터 캐릭터 '정서불안 김햄찌'는 현대 직장인의 감정 기복을 대변하는 모습이다. ‘정서불안 김햄찌’는 말 그대로 정서적으로 불안한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는 직장인 햄스터 캐릭터다. 겉보기엔 통통하고 귀여운 햄스터지만, 속마음은 매일 감정기복에 시달리는 평범한 회사원 설정이다. 이 독특한 캐릭터는 직장인이 일상에서 겪는 온갖 스트레스와 웃픈 상황을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김햄찌 영상에서는 “출근하자마자 상사의 애매한 지시 받고 살인 충동 느끼기”, “로또 당첨 시뮬레이션 돌리며 퇴사 상상하기”, “퇴근 2시간 전 정시 퇴근 가능성 계산하며 저녁 메뉴 고르기” 같은 장면들이 등장한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이런 생각들을 꼬집어 보여주니 웃음이 빵 터지면서도 씁쓸한 공감이 밀려온다. 귀엽게 생긴 햄스터가 무심하고 담담한 어조로 욕설 섞인 하소연을 내뱉을 때, 그 반전 매력에 웃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영상 댓글에는 “이거 내 얘기 아니냐”, “햄찌가 내 속마음 대변해준다” 같은 반응이 쏟아지며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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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정서불안 김햄찌’ 채널에는 실제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얼굴 출연이나 카메라 촬영은커녕 목소리 연기조차 모두 AI로 생성된 것이다. 김햄찌 캐릭터의 표정 변화나 몸짓은 이미지 생성 AI와 영상 합성 기술로 만들어졌고, 내레이션 음성도 사람이 녹음한 것이 아니라 AI 음성 합성으로 구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정말 내 이야기 같다”며 열광한다.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AI가 우리 대신 감정을 말해주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정서불안 김햄찌’는 이러한 공감형 AI 콘텐츠의 가능성을 최초로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와 인기 비결

‘정서불안 김햄찌’ 채널이 거둔 성과는 놀랍다. 채널 개설 한 달 만에 구독자 수가 20만~30만 명을 돌파했고, 영상 하나당 평균 조회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심지어 하루에 구독자 2만 명씩 증가하는 날도 있을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초단기간에 폭발적인 성과를 낸 데에는 몇 가지 성공 요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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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고 귀여운 비주얼

차가운 AI 캐릭터에 대한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햄스터 같은 귀엽고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덕분에 처음 보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영상을 보게 되고 시선을 끌 수 있었다. 실제 AI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표정이나 움직임도 자연스러워 “한 땀 한 땀 사람이 만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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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밀착 공감 스토리

K-직장인의 진짜 속마음을 담은 대사와 상황 설정이 핵심이다. 하기 싫은 일을 미루고, 출근하자마자 퇴사를 꿈꾸고, 상사의 말에 속으로 욕하는 등 누구나 직장에서 느끼는 감정을 콕 집어낸다. 이런 현실적인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영상 속 햄찌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며 “내 얘기 같다”는 깊은 공감을 느낀다. 공감과 함께 대리 해방감까지 주는 블랙 코미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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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매력의 캐릭터성과 말투

김햄찌 캐릭터는 “정서불안”이라는 이름답게 감정 기복 심한 설정이지만, 말투만큼은 거칠고 솔직해서 통쾌함을 준다. 귀여운 햄스터가 인간처럼 한숨 쉬고 툴툴대며 “진짜 X같은 하루였다”고 외칠 때, 귀엽고 순해 보이는 겉모습과 대비되어 웃음을 자아낸다. 이렇게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캐릭터의 반전 매력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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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포맷과 편집의 묘미

김햄찌 채널 영상들은 대부분 길이가 20~30초 내외로 매우 짧고 임팩트 있다. 유튜브 숏츠 특유의 빠른 템포 편집과 반복적인 구도를 활용하여, 처음 보는 사람도 몇 초 만에 웃음을 터뜨리고 끝까지 보게 만든다. 짧은 영상에 공감, 유머, 반전, 귀여움을 농축해 놓으니 한 번만 보고 말기가 어렵고, 자동 반복 재생으로 여러 번 시청하게 된다는 평이 많다. 또한 같은 콘텐츠를 세로형 숏폼과 가로형 롱폼 버전으로 재구성해 올리는 멀티 포맷 전략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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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채널이 성장하면서 구독자들이 굿즈(goods)를 요구하거나, 첫 광고가 붙자 “우리 햄찌 드디어 광고 받았다”며 함께 기뻐해주는 등 팬덤 형성도 활발하다. 실제로 채널 개설 한 달여 만에 유니버설 픽쳐스로부터 영화 PPL 광고 제안을 받아 영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는데, 댓글에는 “햄찌 첫 광고 축하해”, “유니버설 진짜 잘 골랐다” 같은 열띤 반응이 이어졌다. 이처럼 캐릭터를 브랜드화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능력 역시 성공 요인의 한 부분이다. 결국 AI 기술, 공감 스토리텔링, 매력적인 캐릭터성, 짧고 센스있는 편집이 어우러져 ‘정서불안 김햄찌’ 신드롬을 만들어낸 것이다.


AI 유튜버가 바꾸는 콘텐츠 시장

‘정서불안 김햄찌’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앞으로 유튜브와 콘텐츠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AI로 만든 캐릭터들이 얼마나 빠르게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또 광고 수익까지 창출하는지 증명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는 전통적인 인간 유튜버들뿐 아니라, AI로 제작된 가상 유튜버들이 대거 등장해 콘텐츠 경쟁을 펼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숏폼 콘텐츠의 대세화와 맞물려, AI가 양산하는 짧은 영상들이 플랫폼을 채우고 있다. 한 사람이 여러 캐릭터를 만들거나, 반대로 하나의 AI 캐릭터가 여러 채널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이다.

화면 캡처 2025-07-05 235101.png 버추얼 유튜버 루이(RUI)

물론 모든 인간 크리에이터가 AI로 대체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적이고 공식화된 콘텐츠나 캐릭터 중심의 오락 콘텐츠 영역에서는 AI 캐릭터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귀여운 동물 캐릭터나 버추얼 아이돌, 혹은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이미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처럼, 유튜브에서도 김햄찌와 비슷한 버추얼 크리에이터가 속속 늘어날 전망이다. AI 캐릭터는 감정 변화나 외모의 제약 없이 콘셉트에 따라 무한한 변신이 가능하고, 24시간 쉬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할 수도 있다. 콘텐츠 제작비도 사람을 쓸 때보다 비교적 적게 들 수 있어 기업들 역시 가상 캐릭터를 활용한 채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김햄찌 이후에도 여러 기업이나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AI 캐릭터 채널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는 단기간에 조회수와 구독자를 끌어모으며 새로운 성공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유튜브를 켰을 때 AI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상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광경이 낯설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콘텐츠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이나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AI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대가 바뀌면 전략도 바뀌어야 하는 법이다.


새 시대를 준비하는 1인 창작자의 자세

AI 유튜버의 등장은 개인 창작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AI를 활용해 나만의 캐릭터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과거에는 얼굴 공개나 연기력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그런 부담 없이도 콘텐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술 역량과 기획 역량을 겸비한 1인 창업가형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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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미지 생성 AI, 영상 합성 및 편집 도구, AI 보이스(TTS) 등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생성형 AI 기술을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 김햄찌 사례에서도 보았듯, 적절한 도구를 활용하면 일반인은 만들기 어려운 영상들도 척척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럿(Carat) AI와 같은 툴을 사용하면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귀여운 햄스터 캐릭터 이미지를 만들고, 여기에 움직임과 목소리를 입혀 영상까지 뚝딱 제작할 수 있다. AI 기술은 이제 콘텐츠 제작의 창의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브랜딩과 마케팅 감각이 필수다.

김햄찌는 단순한 캐릭터 영상이 아니라 ‘정서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브랜드화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자신이 만드는 AI 캐릭터에도 뚜렷한 컨셉과 스토리를 부여하여 브랜드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캐릭터의 이름, 성격, 말투부터 세계관 설정까지 치밀하게 기획해서 일관된 페르소나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의 타깃층(예: MZ세대 직장인)을 명확히 정하고,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주제와 코드를 연구해야 한다. 초기에는 숏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빠르게 대중의 관심을 끌고, 이후 롱폼이나 굿즈, 협업 등을 통해 IP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것도 한 사람 미디어로서 성장하는 좋은 방법이다.


끊임없는 학습과 적응이 요구된다.

AI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시청자 취향도 수시로 바뀐다. 한때 유행했던 스타일도 금방 식상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꾸준히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대해 공부하고, 내 콘텐츠에 적용해보는 민첩한 실험 정신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김햄찌 채널 운영자는 짧은 숏폼으로 시작해 반응을 본 후, 조금 더 긴 버전도 실험하고, 댓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며 콘텐츠를 발전시켰을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와 소통에 기반한 개선을 해나가는 것이 1인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기 위한 열쇠다.


우리는 AI 1인 창업가의 시대를 맞이한다.

이제 유튜버의 개념은 사람에서 캐릭터와 AI로 확장되고 있다. ‘정서불안 김햄찌’의 사례는 우리에게 두 가지 시사점을 준다. 하나는, 공감과 스토리의 힘은 매체와 형태를 불문하고 통한다는 것이다. 비록 화면 속 주인공이 사람이 아닌 햄스터 AI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우리의 현실 이야기와 감정은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가 닿았다. 다른 하나는, 기술의 democratization(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콘텐츠 제작의 장벽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이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해졌다.


‘정서불안 김햄찌’는 AI 유튜버 시대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대비해야 할 변화를 상징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러니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두려워하기보다는, 미리 배워두고 활용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AI로 만들어진 작은 햄스터 한 마리가 전해준 웃음과 위로처럼, 앞으로도 기술과 인간의 창의성이 만나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주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고 도전한다면, 누구나 1인 크리에이터 겸 창업가로서 성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 변화에 뛰어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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