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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위한 바이브코딩: IVEC 프로세스

by 유훈식 교수

최근 AI 코딩 보조 도구의 발전으로 디자이너도 자연어만으로 UI를 개발하는 시대가 열렸다.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 불리는 접근법으로, 만들고 싶은 것을 사람의 언어로 설명하면 AI가 대부분의 코드를 생성해준다. 코딩 경험이 적은 사람도 아이디어만 명확하다면 AI에게 설명하는 것만으로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AI와 대화하며 코딩하려 하면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체계가 바로 IVEC 프로세스다. IVEC는 Ideate → Verbalize → Execute → Clarify의 약자로, 디자이너가 AI 코딩을 활용할 때 구조적으로 사고하고 반복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네 단계 가이드이다. 이제 각 단계가 무엇이며 디자이너가 어떤 일을 하면 되는지 차례로 살펴보자.


IVEC 프로세스란 무엇인가?

Ideate – "무엇을 만들지?": UI를 필요한 기능 단위로 분해하고 구상하는 단계

Verbalize – "어떻게 요청할지?": 설계한 내용을 AI에게 줄 자연어 프롬프트로 작성하는 단계

Execute – "잘 작동하는가?": AI가 생성한 코드를 실행하고 결과를 보며 개선하는 단계

Clarify – "깔끔하게 정리됐는가?": 완성된 코드를 리팩토링하고 정리하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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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Ideate – UI를 컴포넌트 단위로 구상하기

먼저 어떤 UI를 만들지 구조적으로 생각하는 단계다. 원하는 화면이나 기능을 어떤 구성 요소(컴포넌트)들로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한다. 디자이너가 시안을 구상할 때 화면을 여러 섹션으로 나누듯, 개발을 위해서도 UI를 기능 단위로 분해하여 각각의 역할을 간략히 정의한다. 예를 들어 쇼핑 앱 페이지라면 "검색 필터 박스", "상품 카드 리스트", "상세 모달 창"으로 주요 요소를 나눌 수 있다. 화면이 복잡한 경우 핵심이 되는 한 부분부터 먼저 구현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전부 만들려 하기보다 작은 단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완성해나가는 편이 빠르고 확실하다. 이렇게 우선순위를 정하면 다음 단계에서 AI에게 무엇을 요청할지 분명해진다.


2단계. Verbalize – 자연어 프롬프트로 요청하기

Ideate 단계에서 구상한 내용을 바탕으로, AI에게 줄 요청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작성하는 단계다. 즉, 앞서 정리한 구성 요소와 기능을 이제 자연어로 자세히 풀어서 AI에게 "요청서"를 만드는 것이다. 이때 원하는 결과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목적과 기술 스택, UI 구성 요소, 동작 방식을 빠짐없이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로그인 폼을 만든다면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가 될 수 있다.

React와 Tailwind CSS로 로그인 폼 컴포넌트를 만들어줘. 이메일과 비밀번호 입력 필드, 로그인 버튼이 있고 버튼은 오른쪽 정렬로 해줘.

이 프롬프트에는 어떤 기술로 무엇을 만들고, 어떤 요소들이 있고, 배치는 어떻게 하는지까지 담겨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넣을수록 AI는 우리의 의도에 맞는 코드를 생성해준다. 필요한 경우 요구사항을 여러 문장으로 나눠 단계별로 요청해도 된다. 또한 시각적 스타일(예: "모서리를 둥글게")이나 사용자 상호작용(예: "버튼 클릭 시 ...")까지 함께 묘사하면 더욱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Verbalize 단계의 핵심은 하고 싶은 말을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작성한 프롬프트를 가지고 다음 단계에서 실제 코드를 받아보게 된다.


3단계. Execute – 코드 실행하고 개선하기

이제 AI가 생성한 코드를 실제 실행해보며 결과물을 확인하는 단계다. 프롬프트에 맞춰 생성된 코드가 있다면, 그것을 바로 실행해 UI가 의도대로 나오는지 살펴본다. 중요한 것은 화면에 나온 결과를 보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평가하는 일이다. 만약 기능이 기대와 다르거나 디자인이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AI에게 자연어로 수정 요청을 한다. 예를 들어 버튼 색상이 잘못되었으면 "버튼 색상을 초록색으로 바꿔줘"라고 하거나, 입력 필드 정렬이 어긋났으면 "입력창을 중앙 정렬해줘"처럼 원하는 변경점을 말하면 된다. 그러면 AI는 해당 부분의 코드를 수정해줄 것이다. 이렇게 코드를 실행 → 문제 발견 → 수정 요청의 루프를 통해 점점 결과물을 다듬어나간다. Execute 단계에서는 "지금 코드가 제대로 작동하는가?", 그리고 "사용자 입장에서 더 개선할 점은 없는가?"를 계속 자문하며 빠르게 반복 작업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즉각적인 피드백 루프 덕분에 평소라면 오래 걸릴 수정도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다. 작은 수정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AI와 대화하듯 요청하면서 원하는 완성도에 가까워질 때까지 여러 번 실행과 수정을 거치면 된다.


4단계. Clarify – 코드 정리 및 리팩토링하기

마지막 단계에서는 완성된 코드를 깔끔하게 정돈하고 구조화한다. 기능별로 컴포넌트를 파일로 분리하고, 변수 이름이나 클래스 이름 등도 일관성 있게 다듬는 작업이다. AI가 생성한 코드의 스타일이 제각각일 수 있는데, 한 개발자는 "AI가 만든 코드는 스타일과 이름이 일관되지 않아 코드베이스가 혼란스러워진다"며 정리가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이러한 정리 과정을 거치면 코드가 이해하기 쉬워지고, 나중에 수정하거나 확장하기도 수월해진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중복된 코드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반복되는 스타일이나 로직은 함수나 공통 모듈로 리팩토링하여 재사용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 곳에서 쓰인 비슷한 CSS 클래스 조합이 있다면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식이다. 최종적으로는 코드가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상태를 넘어, 읽기 좋고 유지보수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 Clarify 단계의 목표다. "깔끔하게 정리됐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예스(Yes)라고 답할 수 있을 때까지 개선하면 된다.


AI 코딩 도구에는 ChatGPT처럼 대화형으로 코드를 생성해주는 것부터, GitHub Copilot처럼 코드 에디터에 통합되어 자동으로 코드를 완성해주는 도구, Cursor처럼 AI가 내장된 전용 IDE까지 다양하다. 어떤 도구를 쓰든 중요한 것은 AI를 협업 파트너로 여기고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자세다. 사람이 방향을 제시하면 AI가 실행을 돕는 페어 프로그래밍 개념으로 생각해보자. AI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저 없이 추가 지시를 내리고,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디자이너의 눈으로 평가하며 다듬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AI코딩을 위한 디자이너의 마인드셋

마지막으로, 디자이너가 AI 코딩에 임할 때 유념하면 좋은 마음가짐과 팁을 정리해보자. 우선은 완벽한 완성보다는 실행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완벽한 코드를 욕심내기보다는 일단 돌아가는 결과물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 디자인 시안도 일단 만들어보고 개선하듯, 코드도 실행 가능한 버전을 빠르게 만든 뒤 차차 다듬는 편이 효율적이다. 그리고 작게 나눠서 실험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구현 과제를 작은 단위로 나누고 자주 실행하며 테스트한다. AI에게 너무 한꺼번에 많은 걸 요구하기보다는 한 단계씩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진행하면 오류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잘 안 되는 부분은 AI에게 이유를 물어보거나 설명을 듣는 등 배우는 기회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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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관성을 가지고 정리 습관을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코드 스타일과 구조에도 디자인처럼 일관성 있는 패턴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변수 이름이나 파일 구조를 통일성 있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수시로 청소하는 습관을 들으면 결과물이 훨씬 깔끔해진다. 이렇게 정돈된 코드는 협업 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주도성과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AI가 코드를 도와주긴 하지만 최종 결정은 디자이너 자신에게 달려 있다. 궁금한 점은 AI에게 적극 질문하며,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꾸준히 이끌어가야 한다. 디자인 역량을 기반으로 개발 영역에 도전하는 경험을 통해 점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작은 성취들이 쌓이면 "비개발자여도 나만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AI 코딩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자

예전에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실제 앱으로 구현하는 일이 전적으로 개발자의 몫이었지만 이제는 풍부한 AI 코딩 도구를 통해 디자이너도 직접 그 영역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IVEC 프로세스는 그런 도전을 할 때 길을 잡아주는 하나의 안내서가 되어준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접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것부터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 AI의 도움으로 첫 버튼 하나, 폼 하나를 찍어내 본 경험이 쌓이면 점차 더 복잡한 것도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디자이너의 섬세한 감각과 창의력에 AI의 힘이 더해진 지금, 프로토타이핑과 UI 개발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여러분도 IVEC 프로세스를 활용해 자유롭게 실험해보고, 자신의 손으로 인터랙티브한 결과물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될 배움과 성취감은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한층 확장시켜 줄 것이다. 이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망설이지 말고 AI와 함께 코딩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바이브코딩/AI코딩으로 커서 AI 활용법을 배우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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