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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FigJam을 통한 소통이 더 중요해진 이유

by 유훈식 교수
AI가 가져오고 있는
협업 격차(Collaboration Gap)

최근 AI의 경이로운 디자인 작업물 생성 속도는 인간 팀의 의사결정 및 소통 속도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AI가 쏟아내는 수많은 시안을 팀원들이 신속하게 검토하고, 토론하며,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전체 프로젝트의 속도를 좌우하게 된 것이다. 이메일이나 정적인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기반한 전통적이고 비동기적인 피드백 방식은 이러한 정보의 양과 속도를 감당할 수 없다. 즉, AI가 창출한 '생산성의 혁신'이 역설적으로 '협업의 비효율'을 드러내는 '협업 격차(Collaboration Gap)'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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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Stitch, Readdy ai와 같은 텍스트 기반의 UI 디자인을 도와주는 AI 도구의 보편화는 UI 디자인의 허들을 낮추는 작업을 촉진했다. 이제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 등 비디자이너 직군도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시각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디자인 초기 단계에 다양한 부서의 의견이 시각적 형태로 유입됨을 의미하며, 이처럼 분산된 아이디어들을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논의하고 발전시킬 통합된 공간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 전문 디자인 툴은 비디자이너에게 심리적 장벽이 높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개방적인 협업 환경이 절실해졌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등장한 도구가 바로 FigJam이다.


FigJam:
아이디어와 사람을
연결하는 디지털 화이트보드

FigJam은 단순히 Figma의 부가 기능이 아니라, AI가 가속화한 현대 디자인 환경의 협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설계된 솔루션이다. FigJam의 본질은 '팀을 위한 온라인 화이트보드'라는 정의에 집약되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전문적인 디자인 지식이 전혀 필요 없다는 점으로, 이는 FigJam을 '가볍고 포용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핵심 철학이다. FigJam의 강력함은 의도된 '단순함'에서 비롯된다. Figma Design의 복잡하고 정교한 기능들을 과감하게 덜어냄으로써, 디자이너가 아닌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리서처 등 모든 팀원이 아무런 부담 없이 보드에 들어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도록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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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IT 기업과 스타트업에서 FigJam은 이미 기본적인 소통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브레인스토밍, 복잡한 시스템을 도식화하는 다이어그램 및 마인드맵 제작,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 세션, 사용자 리서치 결과 정리, 그리고 각종 회의록 작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업 활동의 중심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원격 근무와 분산된 팀이 보편화된 환경에서, FigJam 보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팀의 생각을 한곳에 모으고 공유하는 영구적인 컨텍스트를 제공한다.


FigJam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은 Figma 생태계 내에서의 완벽한 연속성이다. FigJam의 자유로운 화이트보드 위에서 탄생한 추상적인 아이디어나 저수준(low-fidelity)의 와이어프레임은 클릭 몇 번으로 Figma Design 파일로 옮겨져 고수준(high-fidelity)의 정교한 디자인과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아이디어의 발아부터 구체적인 제품 설계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유연한 워크플로우를 구축하여 팀의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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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Jam의 기능들은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정보 주위에서 인간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설계되었다. 각기 다른 색상으로 표시되는 실시간 커서, 생각이나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스탬프와 이모티콘, 보드 위에서 바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서 채팅과 음성 대화 기능은 물리적인 워크숍의 사회적 역동성을 디지털 환경에 구현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원격 협업에서 발생하기 쉬운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고, 팀원 간의 유대감과 신뢰를 형성하여 보다 깊이 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즉, FigJam 보드는 팀이 함께 만들고 소통하는 '사회적 대상(Social Object)'으로서 기능하며, 기술적 효율성을 넘어 인간적인 협업의 질을 높인다.

협업을 가속하는
FigJam의 핵심 기능들

FigJam의 기능은 두 개의 층위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협업 방식을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강력하게 구현하는 시각적 사고의 기본 도구들이며, 두 번째는 화이트보드를 수동적인 캔버스에서 능동적인 지능형 파트너로 변모시키는 혁신적인 AI 기능들이다. 이 두 기능 층이 결합하여 현대 디자인 팀의 협업 속도와 질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시각적 사고를 위한 기본 도구들

FigJam의 무한한 캔버스는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구조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스티커 메모(포스트잇), 도형,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커넥터는 모든 사고 과정의 기본 재료가 된다. 팀원들은 스티커 메모를 활용해 각자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쏟아내는 브레인라이팅 세션을 진행하고, 도형과 커넥터를 이용해 복잡한 서비스의 사용자 흐름도나 시스템 아키텍처를 명확하게 도식화할 수 있다. 여기에 마커나 형광펜 같은 그리기 도구를 더하면, 특정 영역을 강조하거나 아이디어 간의 미묘한 관계를 자유롭게 표현하며 논의에 인간적인 감성과 생동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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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Jam의 진정한 힘은 이러한 기본 도구들을 특정 목적에 맞게 미리 구성해 놓은 템플릿 라이브러리에서 발현된다. 프로젝트 킥오프, 브레인스토밍, 사용자 여정 지도 제작, 디자인 스프린트, 프로젝트 회고 등 디자인 프로세스의 거의 모든 단계를 위한 전문적인 템플릿이 구비되어 있어, 팀은 절차 설계에 드는 시간을 절약하고 곧바로 본질적인 논의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위젯 기능은 FigJam의 활용성을 외부 서비스로까지 확장한다. Jira나 Asana 위젯을 통해 개발팀의 업무 현황을 보드 위에서 직접 확인하고 연동할 수 있으며, 투표나 타이머 같은 위젯을 활용하면 회의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지능형 협업을 위한 AI 엔진

최근 FigJam에 통합된 AI 기능들은 협업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더 진화시켰다. 이제 사용자는 간단한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특정 목적에 맞는 회의 템플릿, 순서도, 조직도, 간트 차트 등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이는 협업 세션을 준비하는 데 드는 막대한 시간을 절약해주며, 팀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FigJam AI의 가장 혁신적인 기능은 '정리 및 요약' 능력이다. 브레인스토밍 세션이 끝나면 보드 위에는 수십, 수백 개의 스티커 메모가 흩어져 있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이를 정리하고 핵심을 추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이제 FigJam의 AI는 클릭 한 번으로 흩어진 스티커 메모들을 의미론적 유사성에 따라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고 그룹화해준다. 더 나아가, 각 그룹의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하여 제시함으로써, 팀이 방대한 아이디어 속에서 신속하게 패턴을 발견하고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도출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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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기반의 'Jambot' 위젯은 보드 안에서 함께 일하는 창의적인 파트너 역할을 한다. 아이디어가 막혔을 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거나, 작성된 문구를 특정 대상이나 톤에 맞게 다듬어주며, 심지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간단한 코드 스니펫을 생성하기도 한다.8 또한, 프롬프트를 통해 이미지를 즉석에서 생성하거나 기존 이미지의 배경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기능은 시각 자료 준비 과정을 극적으로 단축시켜 논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FigJam으로 진행하는
5일 간의 디자인 스프린트

구글 벤처스에서 개발한 디자인 스프린트는 단 5일 만에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프로토타입을 통해 검증하는 압축적인 방법론이다. FigJam은 이 과정 전체를 위한 완벽한 디지털 환경을 제공한다.


1일차 (이해와 정의):

팀은 FigJam 보드에 모여 '우리가 어떻게 하면(How Might We)...?' 질문들을 스티커 메모로 붙이며 문제 영역을 탐색한다. 이후 사용자 여정 지도 템플릿을 활용해 고객의 고충점(pain point)을 시각화하고, FigJam의 투표 기능을 사용해 이번 스프린트에서 해결할 핵심 목표를 민주적으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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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스케치와 아이디어 발상):

각 팀원은 보드 내의 개인 공간에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스케치한다. 이후 '아트 뮤지엄' 방식으로 각자의 아이디어를 감상하며, 스탬프나 댓글을 이용해 인상 깊은 부분에 피드백을 남기는 '사일런트 크리틱(silent critique)'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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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결정과 프로토타이핑):

투표를 통해 가장 유망한 솔루션을 선택한 뒤, 팀은 FigJam의 도형과 커넥터를 사용해 해당 솔루션의 상세한 흐름을 담은 스토리보드를 함께 제작한다. 이 저수준의 스토리보드는 곧바로 Figma에서 제작될 고수준 프로토타입의 명확한 설계도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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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차 (테스트와 반복):

Figma로 제작된 프로토타입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한 후, 관찰 내용과 사용자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FigJam 보드에 기록한다.19 세션이 끝나면 팀은 AI 요약 기능을 활용해 여러 사용자로부터 공통으로 발견된 문제 패턴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다음 이터레이션(iteration) 계획을 수립한다.


AI와 FigJam이 함께
그려나갈 디자인 협업의 미래

디자인의 미래는 인간과 AI의 대결이 아닌, 협업 관계의 심화로 귀결되고 있다. 이 미래에서 FigJam과 같은 협업 플랫폼은 인간 디자이너가 AI의 막강한 능력을 지휘하고, 전략적 통찰력을 부여하며, 기술에 인간 중심의 가치를 불어넣는 핵심적인 '협업의 장'으로 발전할 것이다.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이 새로운 하이브리드 창작 프로세스를 이끄는 소통 리더십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협업 시대에 FigJam은 인간과 AI, 그리고 인간과 인간을 잇는 결정적인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한다.


궁극적으로 AI와 FigJam이 만들어갈 미래의 디자인 스튜디오는 소수의 전략적인 팀이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지휘하는 유연하고 역동적인 모습일 것이다. 이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창의적 경로를 탐색하고, 데이터를 통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검증하며, 사용자에게 더욱 개인화되고 영향력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을 넘어, 이 새로운 협업 모델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더 복잡하고 의미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FigJam 협업 방식을 학습하고 AI-UI 디자인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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