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xboard
Google Labs의 새로운 실험
Google이 크리에이티브 AI 영역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작곡을 돕는 Music AI Sandbox나 영상 제작 툴 Veo 3와 같은 도구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이제는 디자인 초기 아이디어 발상 단계를 겨냥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Google Labs가 공개한 'Mixboard'는 단순한 디지털 화이트보드를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핵심에 둔 새로운 개념의 아이데이션 도구다.
전통적으로 '무드보드' 제작은 디자이너가 기존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미지와 텍스트, 색상 견본 등을 수집하고 조합하는 '큐레이션(Curation)' 활동에 가까웠다. 영감을 얻기 위해 Pinterest나 Behance 같은 플랫폼을 탐색하고, 흩어진 자료들을 정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 하지만 Mixboard는 이러한 과정을 근본적으로 뒤집는다.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만으로 세상에 없던 이미지를 '생성(Generation)'하고, 이를 기반으로 무드보드를 구축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영감을 찾는 단계를 넘어, 영감을 직접 '만들어내는' 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유사서비스 FigJam과 Adobe Firefly Board를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Mixboard의 강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이데이션 툴의 기존 강자,
Figma FigJam
디지털 협업 툴 시장에서 Figma의 FigJam은 이미 확고한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FigJam의 본질은 전문 디자인 툴이 아니라, 디자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화이트보드'에 있다. 이는 디자이너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 등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팀원이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고 발전시키는 전사적 협업 플랫폼을 지향한다. FigJam의 핵심 경쟁력은 극도로 직관적인 사용성에 있다.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과 유사한 스티커 메모 기능, 자유롭게 생각을 연결하는 도형과 커넥터, 감정을 표현하는 스탬프와 이모티콘 등은 별도의 학습 없이도 누구나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에 회의의 흐름을 조절하는 타이머,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을 돕는 투표 기능, 그리고 다양한 목적에 맞는 템플릿과 위젯(Jambot 등)은 단순한 브레인스토밍을 넘어 구조화된 워크숍과 회의 진행까지 지원한다. 이는 자유로운 발상뿐만 아니라, 쏟아져 나온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FigJam의 철학을 보여준다.
최근 도입된 FigJam AI는 이러한 협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OpenAI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FigJam의 AI는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작업들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수많은 스티커 메모를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거나, 길어진 회의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하는 기능은 팀이 더 본질적인 논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텍스트 프롬프트로 플로우차트나 다이어그램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은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구조화하는 작업을 보조한다. 이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생성' AI라기보다는, 협업의 결과물을 다듬고 정리하는 '지능형 조수'에 가깝다.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는 FigJam에서 논의된 아이디어나 유저 플로우, 와이어프레임은 클릭 몇 번으로 Figma 파일로 옮겨져 구체적인 UI 디자인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FigJam을 단순한 '디자인 툴'을 넘어 모든 팀원을 위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툴'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있다.
콘텐츠 생성을 주도하는
Adobe Firefly Board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 강자 Adobe 역시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강력한 카드를 선보였다. 바로 'Adobe Firefly Board'다. 이 툴은 표면적으로는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무드보드를 만드는 도구지만, 그 본질은 Adobe의 강력한 생성형 AI 모델인 Firefly를 기반으로 한 '생성 우선(Generation-First)' 접근법에 있다. 사용자는 빈 캔버스 위에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는 것을 넘어,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고품질의 이미지, 비디오, 사운드 등 다양한 멀티모달 에셋을 직접 '생성'하고 조합한다.
Firefly Board의 핵심은 Adobe가 수십 년간 쌓아온 크리에이티브 기술력에 있다. 단순히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것을 넘어, '텍스트를 비디오로' 변환하거나, '사운드 효과 생성' 기능으로 영상에 맞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등 멀티모달 콘텐츠 생성이 가능하다. 이는 정적인 무드보드를 넘어, 동적인 스토리보드나 프레젠테이션 피치 자료 제작까지 포괄하는 확장성을 의미한다. 또한, Photoshop의 핵심 기술인 생성형 채우기(Generative Fill), 배경 제거, 이미지 확장 등의 정교한 편집 기능이 보드 안에 그대로 통합되어 있어, 생성된 에셋을 즉시 다듬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은 Adobe Creative Cloud라는 거대한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Firefly Board에서 구상하고 생성한 에셋들은 Photoshop, Express, Premiere Pro 등 전문 편집 툴로 원활하게 전송되어 정교한 후반 작업을 거칠 수 있다. 이는 아이디어 구상부터 최종 결과물 제작까지 끊김 없는 워크플로우를 제공하며, 사용자를 Adobe 생태계 안에 머물게 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Adobe Firefly Board는 '아이데이션 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실체는 최종 결과물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상업용 에셋 프로덕션 툴'에 가깝다.
Google Mixboard:
주요 기능 및 차별점
프롬프트 기반 보드 생성 (Prompt-to-Board)
Prompt-to-Board 기능은 단일 텍스트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AI가 전체 무드보드를 한 번에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사용자가 “여름 바닷가 분위기의 리조트 브랜딩”과 같은 문장을 입력하면, AI는 자동으로 연관된 이미지, 설명 텍스트, 색상 팔레트를 함께 구성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개별 에셋이 흩어져 있는 형태가 아니라, 하나의 아이디어가 지닌 ‘맥락’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한 사용자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템플릿을 선택하거나, 직접 이미지를 업로드하여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핵심 구동 엔진: Gemini 2.5 Flash와 '나노 바나나(Nano Banana)' 모델
Mixboard의 빠른 반응 속도와 유연한 상호작용은 Google의 최신 경량 AI 모델인 Gemini 2.5 Flash를 기반으로 한다. 이 모델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의 복합적인 요구를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미지 편집을 위해 '나노 바나나(Nano Banana)'라는 이름의 새로운 전용 모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모델은 "내 거실에서 가을 파티 분위기를 연출해줘" 또는 "이 소파의 색을 네이비블루로 바꿔줘"와 같은 자연어 명령을 통해 기존 이미지의 특정 부분을 유기적으로 수정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이는 복잡한 편집 툴을 다루는 대신, AI와 대화하듯 이미지를 수정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협업 및 생태계 관점에서의 비교
현재 Mixboard는 보드 공유 기능을 제공하지만, FigJam이 제공하는 실시간 동시 편집, 오디오 채팅, 투표, 댓글 등 성숙한 협업 기능 생태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또한, Mixboard는 아직 독립적인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어 Google의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성이 부족하다. 반면, FigJam은 Figma라는 거대한 디자인 생태계에, Firefly Board는 Adobe Creative Cloud라는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어 강력한 워크플로우 연속성과 사용자 유지 효과를 가진다.
신속한 아이디어 반복 및 확장
아이디어 발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속도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 기능은 ‘재생성(regenerate)’과 ‘이것과 유사하게(more like this)’와 같은 원클릭 옵션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즉시 새로운 변주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포스터 시안을 생성한 뒤 ‘more like this’를 누르면 색감,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가 미묘하게 달라진 대안들이 연속적으로 제시된다. 이 방식은 단순히 결과물을 무작위로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아이디어의 핵심 맥락을 유지하면서도 주변 요소들을 유연하게 변화시킨다. 따라서 사용자는 초기 발상에 집착하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시각적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Mixboard는 사용자와 대화하며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키는 '대화형 파트너'로서의 AI를, FigJam은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 처리해주는 '효율적인 조수'로서의 AI를, Firefly Board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정밀하게 구현하는 '정교한 도구'로서의 AI를 지향한다. 따라서 이들은 서로를 완전히 대체하는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각기 다른 단계를 보완하는 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디자인 프로젝트가 Figma나 Adobe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가장 원초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0단계'를 선점하려는 Google의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Google Mixboard
디자이너의 워크플로우를 바꿀까?
결론적으로, Mixboard는 기존의 정교한 디자인 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프로세스의 가장 앞단을 보강하고 가속하는 '아이디어 부스터(Idea Booster)'로 활용할 때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한다. 디자이너는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에 착수하기 전, 즉 '프로젝트 0단계'에서 Mixboard를 활용해 다양한 컨셉을 빠르게 탐색하고 팀과 시각적 합의(Visual Alignment)를 이루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더 나아가, Mixboard에서 생성한 핵심 비주얼이나 컬러 팔레트를 FigJam으로 가져와 팀 브레인스토밍의 시작점으로 삼거나, Adobe Firefly Board의 '스타일 참조' 기능의 입력 소스로 사용하여 더 정교한 에셋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기존 워크플로우와 보완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 Mixboard는 비록 아직 출시 초기 단계이지만, 디자이너에게 '생각의 속도'로 아이디어를 시각화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제공한다. 이는 아이디어 발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품고 있으며, 이 새로운 도구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활용하는 디자이너는 창의적 탐험의 지평을 넓히고 워크플로우의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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