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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Dec 06. 2019

나의 이야기가 주인공인 공간에 가다

연남동 기록상점. 나만의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작업실

지문이나 얼굴, 글씨체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야기', '스토리'다. 평범하고 태어나고 자라왔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경험이 모두 같을 수는 없고, 그렇기에 한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로도 멋진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그것을 어떠한 형태든 남기는 일은 의미가 깊다. 하지만 행동은 생각보다 어려운데, 나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낼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생겨 이번에 다녀오게 되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멋져, 기억에 많이 남았다.

연남동 기록상점. 네이버와 함께 어렵사리 찾아간 공간


브런치에는 그 때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작년 이맘 때에는 연말 파티로 'Spell your Story'(이하 스유스)라는 행사를 기획한 적이 있다. 현재는 '필로스토리(Philostory)'의 대표이신 자영쌤과 함께했던 상상유니브 '스피치&스토리 클래스'를 기념하는 행사였다. 준비 과정에서 행사 규모가 점점 커져 나중에는 '나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낼 수 있는 행사'로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Story'에 대한 철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오시던 자영쌤은 이제 대표님이 되셨고, 기록상점은 그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공간이 되었다. 나도 브런치에 내 일상을 기록하고, 브이로그를 찍는 등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기록상점은 여러 의미로 기대가 되는 공간이었다.

탐나는 굿즈들이 꽤 많았다


연남동은 홍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건물에서도 그 다름을 느낄 수 있는데, 연남동은 주택 구조의 건물이 굉장히 많고 그 건물들이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있어서 일반적인 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기록상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자주 가게되는 현대적인 상가 건물들과는 달리, 앤티크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이었다. 계단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4층의 공간에 개인 작업부터 단체 세미나까지 열 수 있는 공간들이 알맞게 구성되어 여러 쓰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방문했던 날은 기록상점의 오프닝 파티날이었다. 공간 및 굿즈 판매와 간단한 특강, 그리고 '어반플레이'와 '필로스토리'의 기록상점 소개 시간 등이 있었다.  SNS를 통해 지어지는 과정을 보고, 자영쌤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 궁금해 방문했다. 스유스 멤버들도 오랜만에 많이 모여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기억을 위한 기록은, 손으로 꾹꾹 눌러쓰는게 훨씬 좋다

2층에서는 다양한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공책과 메모장, 필기구 등은 물론, 나만의 스토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토리 툴킷'도 있었다. 물건 하나하나에 필로스토리와 자영쌤의 손길이 느껴졌고, 이 날은 구매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몇가지를 구입해 손글씨로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이 콘텐츠가 되는 마법


잘 보면 내가 쓴 글도 있다


전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기록'이라는 단어를 포커스에 둔 여러 사람들의 물건과 방문한 사람들이 그 날의 기록을 담을 수 있는 방명록과 '기록의 벽'이 있었다. 사실 기록이라는 행위는 일상에서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기를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깨달았을 것이고,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간단한 메모 하나를 쓰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기록은 굉장히 소중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개인적인 이유는 바로 기록을 하기 위해 선행되는 일이 바로 '돌아봄'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해시태그는 요즘의 기록을 위한 편리한 수단!


기록을 하는 이유는 '기억'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기억의 시간은 아주 잠시일 수도 있지만, 소중한 추억과 생각, 일상의 경우에는 평생 잊고 싶지 않기에 여러 형태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기억을 하기 위해 기록을 남기기 전, 우리는 그 생각을 다시금 하면서 어떠한 말로 기록을 할지 정한다. 과거에 대해 돌이켜봄으로써 깨달음을 얻고, 성찰을 한다. 그것이 성장의 시작이다. 기록의 형태는 굳이 글일 필요는 없다. 사진이나 영상이 될 수도 있고, 그와 관련된 특별한 물건일 수도 있다. 그것을 보면서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일테니. 그리고 나는 기록의 모든 결과물이 '콘텐츠'가 된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를 위한 다양한 경험이 펼쳐지는 공간
중세 시대에 온 것 같다


3층은 필로스토리의 다양한 행사 및 작업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규모에 따라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아늑하게 꾸며져 있다. 투박한 테이블과 의자들이 오히려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더해준다. 과한 현대적인 인테리어는 노트북을 꺼내야 할 것 같으 분위기지만, 기록상점의 3층은, 촛불을 켜놓고 편하게 말을 하고, 공책에 손으로 글을 쓸 수 있는 분위기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혼자 조용히 글을 쓰면 굉장히 잘 써질 것 같았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 기록상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꽤나 다양한 콘셉트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데, 나도 그 중 하나를 신청해놓은 상태라 연말에 한 번 더 이 공간에 방문할 예정이다.




4층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특강 등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이 날은 크리에이비트 에디터 '가은'님의 오픈 토크가 있었다. 본인이 기록을 남기는 순간과 그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글을 쓰고 영상으로 일상을 남기는 것에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도움이 되는 특강이었다. 특강 후에는 맛있는 푸드도 준비해주셔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작년 이맘 때 스유스 준비로 한창 바빴던 이 사람들...


직장인이라 자주 방문할 수 없는 게 아쉽지만, 고민이 생기거나 정말 조용히 글을 쓰고 싶을 때 방문하고 싶은 공간이 생겼다. 요즘은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시기인데 그럴수록 내가 좋아하는 일을 놓고 싶지 않다. 그 중 글쓰기는 내 인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고, 일이 바쁘더라도 글은 계속 쓰고 싶다. 기록상점이 흥했으면 좋겠고, 스토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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