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내 좀 힘들었다.
이제는 단순히 최근 몇몇 사건들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몇 년간 늘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항상 이런 것들은 자존감을 깎아먹을대로 깎아먹는다.
누군가 나에게 솔직하게 말한답시고 하는 말들, 조언, 나무람 등은 무례하고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어린 시절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몰랐던 그 말들이 몇 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고개를 내밀고 찾아온다.
그때, 친한 친구가 어느 날 술을 마시며 단점을 이야기했을 때 난 어떤 반응을 보였더라?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안하려고 하는건지
가끔 그 친구를 보면 그 말투, 얼굴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그 친구가 싫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좋아하는 쪽이니 그것도 우습다. 말에 악의가 없어서 그런가?
악의가 없어서 선악이 없는데 누군가는 계속 되짚어보게 되는 상황은 우습다.
친할수록, 가까울수록, 더욱 쉬워질 수 있다. 어떤 날 엄마가 했던 그 말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그냥 일상처럼, 먹고 자고 그러는 것들처럼 함께 하는 생각이라 이거 하나만으로 기분이 침체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매 순간 우울하지는 않다. 그 와중에도 기쁘고 슬프고 재밌고 다 하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날, 마치 최근 일주일처럼 사소하게 하나둘씩 무너져내리는 날이면 정말 지친다.
작은 일들이 마음의 구멍이 되어 물이 새기 시작한다.
최근 일주일은 마가 낀 것 처럼 하루에 한 번씩 일이 생겼다. 자존심을 깎아먹는 일도, 그냥 일상적인 일들도 있었다. 이제는 이런 상황,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용납되지 않는다. 단지 최근의 일들만으로 판단하여 '그 상황 때문에 지금 안좋구나'와 같은 태도는 심기를 거슬리게 한다. 단지 몇가지 사건때문이 아닌데, 그렇다고 위로하는 상대에게 그런 말을 할 수도 없다.
단지 하나의 사건이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하지는 않는다. 그건 단지 촉매제다. 저 멀리, 깊숙히 외면하던 생각을 바로 눈앞으로 가져오는 그런 장치와 같다.
이제는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해야한다는 생각도 든다.
점점 더 초조해진다. 늘 시달린다. 하지만 또 여기저기 말하기는 쉽지 않다. 친한 친구를 믿지 못해서, 신뢰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냥 말하고 싶지도 않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스스로가 약점처럼 느껴지고, 말을 하면서도 후회하고 결국 이 모든 과정은 나를 갉아먹는다.
며칠 전, 제대 후 오랜만에 연락온 친구가 어디서 지내고 있냐는 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부터 났다. 오늘은 좀 어뗘냐는 엄마의 말에도 그냥 눈물이 나서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다.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주는 거의 매일 울었다. 이러다 또 사소한 일상 속에서 웃고 떠드는 스스로를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보면 괴리감이 들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좋았다, 슬펐다 하는 스스로가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
'언제부터 이렇게 됬지?'
'누구의 영향이지?'
'이건 회피일까?'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하는건 힘들다.
그래서 모른척한다. 아무것도 모른척
아니면 쿨한척한다. 나는 상관없는 척
누군가 나에게 힘든 일을 토로하는게 힘들다.
물론 상대방은 나에게 위로를 바라는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단지 말할 상대가 필요해서일 수도 있다.
타인의 목적과는 별개로 그냥 그런 말을 내가 받아들여줄 수 없는 상태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시점에 온 것 같다. 점차 연락 속도는 줄어가고, 모두와 연락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의 나는 쉽게 수용할 수가 없다.
작은 순간의 행복에 기대며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지만, 이전보다 자주 지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