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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트리 Sep 30. 2024

고요한 택시 '고요한 M'을 아시나요?

2020 고요한택시 '고요한 M'이 공식 론칭 되었고, 지후트리가 '자립'이라는 수어로 외관디자인을 했다.



고요한 택시 '고요한 M'을 아시나요?


청각장애인 운전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 M. 


2020년 1월 어느 날 코엑터스라는 곳에서 연락이 왔다.

"고요한택시 외관디자인을 꼭 지후트리님의 그림으로 하고 싶습니다." 하셨다.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니 동국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했으며 삼성르노자동차(*현재는 삼성이 빠진 르노자동차)와  SK텔레콤에게 지원을 받아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던 시기라 전화통화로 미팅을 진행했었다.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져가고 있는 회사였다. 


청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비교했을 때 시야가 1.25배 정도 넓어 교통사고 위험률이 현저히 낮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감각기관이 정상 범주 안에서 기능을 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감각기관들의 기능 장애에 대해 면밀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청각장애와 시력 장애를 놓고만 봐도 타인과 교류하는 소통과 사회성의 민감도를 알 수 있는데, 보지 못하는 것보다 듣지 못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다. 외부로부터 받는 음성언어의 정보를 곧바로 들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이들은 외부 정보를 통역이나 구화, 필담, 지화 등을 통해 중간 과정을 거쳐 정보를 받기 때문에 언어의 자의성과 사회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런 사회적 관계나 기능들은 청각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써 일자리를 찾는 것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런 정보들을 이미 알고 있었던 나는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회사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전화로 1차 미팅을 하고 2개월 후 쯤  2차 미팅 겸 외관디자인을 진행하는 과정을 거쳤다. 코엑터스에서 원하는 디자인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먼저 받아보고 디자인을 하는게 좋겠다 싶어 디자인할 자동차의 외관이미지와 여러가지 자료를 받았다. '고요하다' 라는 수어로 외관을 하고 싶다 하셨다. 러프하게 고요하다 라는 수어를 그려 메일링 했다. 생각보다 와닿지 않으셨는지 지후트리가 생각하는 외관디자인의 의견도 알려주시면 같이 고려해보는게 어떻겠냐 제안하여 그것을 수락했고 스토리텔링을 이어 나갔다. 


'고립되지 않고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그런말로 하면 좋지 않을까?'

'내가 사회 초년생때 무슨 말을 자주 썼더라? '

'독립? 자립? 자취? 자유? '


사전에서 정확한 뜻을 검색해서 그 단어의 성격을 파악했다.

내 마음에 쏙 들었던 단어는 바로 ' 자립 ' 이었다. 


자립 (自立)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수어로 자립은 ' 혼자 + (스스로)일어서다 ' 


옳다거니 이거다 싶었다. 혼자를 스스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을 가지는게 

이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마치고 자립이라는 수어로 진행하면 어떻냐는 메일을 보내었고 나의 스토리텔링이 마음에 드셨는지 지후트리님의 의견을 따르겠다 하여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수어 그림 ' 자립 '


빨강 노랑 파랑의 색들은 신호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림의 왼쪽에서부터 수어는 ' 혼자 ' + '일어서다' 이다. 이렇게 디자인이 완성 되었다. 


2020년 여름쯤 론칭하여 2024년 현재까지 여전히 운행되고 있는 택시이다. 

고요한 m 이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탈 수도 있고 카카오택시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고요한 택시 내부에는 태블릿PC를 이용하여 수어를 배울 수도 있고, 기사님께 응원의 메세지나 인사를 할 수도 있다. 이 택시를 이용한 사람들의 가장 많이 꼽는 장점은 조용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여 피로도가 높은 현대인들이 택시를 이용하면서 까지도 그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여 택시 이용을 반가워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평이었다. 


여담이지만 고요한택시가 자주 보이는 구역은 용산구,종로구,강남구가 가장 높았었다. 특히 남산 소월로 길에서 고요한 택시를 제일 많이 봤었고, 남산도서관 아래로 이사온 이래로 한달에 한번은 무조건 고요한 택시를 마주치는 것 같다. 


2025년에는 고요한택시를 타고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 봐야겠다. 


택시 이용하실 일 있으시다면 올해부터 고요한택시 한번 탑승해 보시는거 어떠세요?❤️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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